길벗 道伴 2008. 7. 31. 20:24



 꽃다지  

십자화과(十字花科)에 속하는 2년생초.
식물 전체에 
별처럼 생긴 털이 나 있다. 
줄기는 
곧게 서며 키는 20㎝ 정도이고 
줄기 밑에서 많은 가지가 나온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무리져서 방석처럼 넓게 퍼지며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어긋난다. 
꽃은 
노란색이며 4~6월에 줄기 끝에 모여 피고, 
꽃잎과 꽃받침잎은 각각 4장씩이다. 
열매는 
길고 편평한 타원형으로 익는다. 
꽃다지는 
양지 쪽에서 잘 자라며, 
이른봄에 
줄기와 잎을 따서 물에 끓여 떫은 맛을 없앤 다음 
나물이나 국거리로 이용한다.


 꽃다지 / 도종환

바람 한 줄기에도 살이 떨리는
이 하늘 아래 오직 나 혼자 뿐이라고
내가 이 세상에 나왔을 때
나는 생각했습니다.
처음 돋는 풀 한 포기보다
소중히 여겨지지 않고
민들레만큼도 화려하지 못하며
나는 흙바람 속에 조용히
내 몸을 접어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당신을 안 뒤부터는
지나가는 당신의 그림자에
몸을 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했고
건넛산 언덕에 살구꽃들이 
당신을 향해 피는 것까지도 즐거워했습니다.
내 마음은 이제 열을 지어
보여주지 않는 당신 가까이 왔습니다.
당신이 결코 마르지 않는
샘물로 흘러오리라 믿으며
다만 내가 당신의 무엇이
될까만을 생각했습니다.
나는 아직도 당신에게는
이름 없는 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너무도 가까이 계심을
고마워하는 당신으로 인해
피어 있는 꽃입니다.


 채마밭 꽃다지 / 주미화

채마밭에 키 재기하며
아우성치는 꽃다지
새끼 품은 어미처럼 왠지
버거워 보이는 것 같기도
버거워 보이는 것 같기도 하지 뭐예요
바로 그 옆 자리에는
아장아장 꽃잔디
소란스레 깔깔 거리고
꽃다지는 한들한들 곁눈질
하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 끄덕이고 있더라구요
하늘하늘 몽글몽글
봄 볕 따스하게 미소 짓고요
어느새 채마밭에서는
그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이고
글쎄 나는 한참이나
눈이 따가웠지 뭐여요


 꽃다지 / 정진명

음달엔 게눈이 드문드문 남아있고
아침저녁 바람은 아직 얼음빛인데
더 이상 겨울이 아님을 일깨워주는
작은 너의 이름 꽃다지
동장군이 겨우내 짓밟고 다니던
난폭한 발자국 틈서리에 용케 배겨있다
맨 먼저 꽃을 피워 잠든 자를 깨우는
작은 너의 이름 꽃다지
사나운 지칭개도 대궁을 내밀기 전
마악 돋는 나싱갱이를 이끌고
양지녘에 봄의 깃발을 촘촘히 꽂는
작은 너의 이름 꽃다지.


 꽃다지 / 이경란

새봄 열리면
언 땅 헤집고 올라와
장미 되련다.
로제트형으로
팔부터 내밀어 보지만
멀리 보고파서
더 멀리 보고파서
배추도 아닌 것이
무도 아닌 것이
장미가 되지 못한 한으로
긴 장다리
노랗게 쭉쭉 올라왔다.
십자 모양 꽃 피울 제
나물 캐는 아가씨
울렁이는 가슴을 꽃 대궁 뒤로 숨겼다 


 꽃다지꽃 / ???

꽃에서 꽃으로 가는
완행열차
나른한 봄날 기적을 울리며
도착하고 있다
연초록 보드란 외투를 걸친
쬐그마한 계집애
샛노랗게 웃고 있는
앙증맞은 몸뚱아리
누가 천불나게 기다린다고
누가 저를 못 본다고
포한할까 봐
숨막히게 달려와서
얼음 녹아 흐르는
투명한 물소리에,
겨우내내 염장했던
그리움 죄다 녹여,
산득산득 풀어 놓지만
애먼 것만 잡는 건 아닌지
나무들은 아직도 생각이 깊어
움쩍 않고
홀로 울고 있는 초등학교
풍금소리 가득 싣고
바글바글 �고 있는 첫사랑,
꽃다지. 















▲꽃다지/몽~~회사근처에서(2008/03/27/목)
*위의 사진중 하얀색꽃은 냉이꽃임(냉이사진 2장 있슴)

♬ Heaven / Ronan Hardi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