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CEO 심리학

길벗 道伴 2013. 3. 10. 21:27
[Editor`s letter] 불안을 일상으로 포용하는 법
   
 

이번 MBA섹션 키워드는 `불안`입니다. B5면을 펼치면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감정이 불안이라는 내용의 `CEO 심리학` 칼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불안이 싫은 이유는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승진 인사를 앞둔 회사원들은 승진에서 누락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을까 불안해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불안을 떨쳐내기 위해 `단절`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거절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싫어서 사랑을 고백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와 단절됩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남들에게 조롱받는 불안감이 싫어서 아이디어를 내지 않습니다.
아이디어와의 `단절`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단절은 인간을 불행에 빠뜨리고 기업을 실패로 몰아갑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없으며 새로운 아이디어에서 촉발될 혁신이 중단되니까요.

커버스토리에서 소개한 브리네 브라운 박사는 불안을 포용하라고 조언합니다. 마음이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상황으로 뛰어드는 용기를 내라고 말합니다. 그래야만 기업은 혁신을, 개인은 행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김인수 팀장

 

 

   
조직내 최대의 적 '불안'을 지배하는 법


176158 기사의  이미지
대니얼 엘즈버그라는 유명한 학자가 자신의 이름보다도 더 유명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상황은 이렇다. 단지에 90개의 공이 담겨 있는데 여기에는 30개의 빨간 공이 있으며 나머지 60개는 까만 공이거나 노란 공이다. 그런데 까만 공과 노란 공의 비율은 모른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다. 먼저 공의 색깔을 말한 뒤 눈을 감고 자신이 단지에서 뽑은 공이 그 색깔과 일치하면 돈을 받는 것이다. 빨간 공(A)과 까만 공(B) 중 어느 것으로 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빨간 공이라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보자 이번에는 `빨간 공 혹은 노란 공(C)`과 `까만 공 혹은 노란 공(D)`이다.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까만 공 혹은 노란 공`이 나오면 당첨이 되는 쪽으로 선택을 한다. 재미있는 것은 한 사람에게 이 두 게임을 연속적으로 물어봐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이는 매우 우스운 일이다. 왜냐하면 첫 번째 게임에서 까만 공이 아닌 30개의 빨간 공에 걸겠다는 것은 자동적으로 까만 공이 30개보다 적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노란 공이 30개보다 많다는 가정과 연결된다. 따라서 빨간 공 더하기 노란 공은 60개가 넘으며 이는 `까만 공 혹은 노란 공(즉, 60개)`보다 더 선호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A와 D를 선택하더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여기에는 불안과 불확실함에 대한 기피라는 인간의 근본적 속성이 자리잡고 있다.

꽤 많은 리더들이나 CEO가 보다 효율적이고 빠른 통솔을 위해 조직 내의 불안감을 조성한다. 조직원 간의 경쟁유도, 업무수행 미진자에 대한 처벌, 근무 평가체계 강화 등 방법은 다양하다. 물론 이러한 방법들은 적절한 긴장감 유발을 통해 근무기강 혹은 현실안주에서의 탈피 등에 일부 긍정적인 효과를 지닌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을 통해 불안감이 조직 안에 만연하면 그 결과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곤 한다. 따라서 불안이 지니는 영향력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안이라고 이야기한다. 불안은 예견되거나 현재 경험하고 있는 고통을 극대화하는 증폭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치열한 전투 후 응급치료를 받고 후송 대기 중인 병사들은 25% 정도만이 진통제를 요구하지만 비슷한 정도의 상처를 입은 일반 병원의 수술환자들은 80%가 넘는 비율로 진통제를 요구한다. 후송될 것이라는 안도감이 물리적으로는 비슷한 고통이라도 덜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이렇듯 어떤 일을 하거나 경험하기 이전에 조성된 불안의 정도는 그것과 무관한 것이라 할지라도 엄청난 힘을 현재 이 순간에 발휘한다.

그런데 기업이든 국가든 조직이라면 발전과 미래를 위해 불확실함을 감수하고 모험적인 시도를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도태되면 끝장`이라든가 `더 이상 밀리면 큰일난다`라는 식의 불안감이 필요 이상으로 조성될 경우 조직원들은 결코 모험을 시도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진취적인 가치관이 필요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불확실한 모험을 수반하는 일을 해야 할 경우 리더나 CEO는 사전에 조직에 만연되어 있는 불안이 무엇인가를 찾아내 잘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불안은 무조건 나쁜 것인가? 그렇지 않다.
불확실함이 제거된 상황에서는 오히려 일을 촉진시킬 수 있는 힘이 된다. 모호함과 불확실함의 반대가 무엇인가? 바로 분명하고 구체적인 것이다. 따라서 불안은 이렇게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일을 할 때 더 궁합이 맞는다.

[김경일 아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