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눈 때문에 배달 못하면 누구 탓? 정답은 `사장`

길벗 道伴 2013. 4. 14. 17:54
눈 때문에 배달 못하면 누구 탓? 정답은 `사장`
`사장의 일` 저자 하마구치 비즈니스뱅크 회장
책임 회피하는 사장은 변화의 필요성 못느껴, 사원도 남의탓 따라해 그런 회사엔 미래 없다
사장이 없어야 회사가 산다 Why? 그래야 직원 스스로 뛰잖아!
기사입력 2013.04.13 18:54:57 | 최종수정 2013.04.13 19: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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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신생 업체다. 이 회사에는 사장과 함께 창업한 사람 3명, 중간관리자 3명, 갓 입사한 신입사원 3명이 전부다. 그런데 가장 최근에 입사한 사원 B씨는 얼마 전 주문표에 쓰여진 20㎏을 200㎏으로 잘못 읽고 자재 주문을 넣었다. 신선식품을 필요한 양의 10배를 주문한 A씨는 `나는 죽었구나` 하고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해당 업체는 주문을 번복할 수 없다며 B씨의 눈앞에 주문한 재료를 놓고 가버렸다. 상사로부터 들을 호된 꾸지람은 그렇다 치더라도, 작은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기 때문에 B씨는 꼼짝없이 사표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상황에서 사장은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까.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3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대학가 한복판에서 자신의 식당을 소문난 맛집으로 키워낸 사장 C씨. 그동안 잠도 자지 못하고 일에만 매달렸던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감격에 젖었다. 친구들로부터 `한턱 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매출도 제법 올랐고, 정말로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C씨는 이제는 `사람답게 살자`는 생각에 아르바이트생의 숫자를 2배로 늘리고, 자신은 매출관리와 재료수급에만 몰두하기로 결정했다. C씨의 선택은 옳았을까.

책임감이라는 단어는 어느 분야에서나 광범위하게 쓰인다. 실제로 누구나 자신을 억누르는 책임감에 한번쯤은 몸부림을 쳐본 적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책임감만큼 모호한 개념도 찾기 힘들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지, `내가 모든 것을 감당하겠다`는 의지를 지닌 사람조차 어리둥절해질 때가 많다.

`일본의 창업률을 10% 올리겠다`는 목표로 수많은 기업의 컨설팅을 해온 하마구치 다카노리 일본 비즈니스뱅크 회장은 `사장`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책임감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려준다. 사장에게 책임감의 범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장의 책임은 무한대다. `눈이 내리는 것`조차 사장의 책임이다. 하마구치 회장은 `천재지변`마저도 자기의 책임으로 떠안는 극단적인 책임감만이 성공한 사장, 성공한 기업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그의 최근 저서 `사장의 일`에서 풀어낸다.

결국 사장은 `사장`이라는 자리에 있는 내내 책임감의 덫에 눌리고 또 눌려야 한다. 따라서 A사에서 책임을 질 사람은 사원 B씨가 아니라 그를 고용한 사장이다. 사장은 극단적인 책임감뿐만 아니라 책임을 질 준비도 해야 한다. 직원들이 보통 7시간 일한다면, 사장은 14시간을 일해야 한다. 점심시간조차도 사장에겐 `비즈니스`다.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그 가게의 70%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성공한 사장이 아니다. C씨처럼 성공궤도에 올랐다고 자신은 돈 관리만 한다면 미래는 어둡다.

사장에게 90점은 없다. 오로지 100점만이 있을 뿐이다. 사장은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임금을 지급하고, 본인은 가장 늦게 월급을 받아야 한다.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하고 남는 게 없다면, 자신은 임금을 포기해야 한다. 사장은 행복 전문가이며, 최고의 장사꾼이어야 한다.

이처럼 `극단적 사장론`을 펼친 하마구치 회장을 매일경제 MBA팀이 최근 이메일로 단독 인터뷰했다. 그가 쓴 `사장의 일`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장황한 설명보다, 단순하고 짧은, 직설적인 메시지로 사장들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마구치 회장은 "성공한 사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책임감이고, 그렇게 해서 성공했다고 해도 자만하는 순간 2년 내 몰락한다"며 경고했다. 다음은 하마구치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눈이 내리는 것도 사장의 책임`이라고 했다.

▶일어나는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야 한다는 의미다. 극단적으로 보일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자기 책임이라고 하지 않는 사장은 변화할 필요를 못 느낀다. 회사의 실적이 나쁜 이유를 경기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변명할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경기를 탓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회사는 변하지 않는다. 이런 회사는 결국 쇠퇴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책임을 지지 않고 다른 사람, 외부 요인을 탓한다면 회사는 변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사회에 적응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는 사장은 아예 사장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장이나 임원들은 책임을 부하 직원에게 전가하곤 한다.

▶그런 회사는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주어진 일을 만족스럽게 하지도 못하고, 남 탓만 하는 조직이나 사람에게 나의 중요한 일을 맡기고 싶을까. 그렇지 않은 게 당연하다. 결국 이런 회사는 속도 차이는 있겠지만, 도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사원은 리더를 흉내내기 마련이다. 어려운 일은 흉내내기가 쉽지 않지만, 간단한 일은 바로 흉내 낸다. 사장이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고 해보자. 사원들도 결국 그 사장을 흉내내 남의 탓을 하게 된다. 그러면 회사 전체가 남의 탓을 하는 집단으로 변해버리게 된다. 그런 회사에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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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순간은 내가 성공했다고 느끼는 순간`이라는 메시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내 이름, 우리 회사가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순간이 위기라는 의미다. 유명해지고, 성공했다고 느끼는 순간 사장은 자신을 과신하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독선적으로 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게 되고, 결국엔 배우지 않고, 행동하려 하지 않게 된다. 그런 회사는 아무리 보유한 경영자원이 훌륭하다고 해도 2년 내에 잘못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목격한 사례에 따르면 이런 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성공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가져야 할 사장의 마인드는 어떤 것인가?

▶먼저 사장에게 90점이란 점수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 90점은 그냥 보면 나쁘지 않은 점수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90점은 의미 없는 점수다. 고객에게 회사는 꼭 100점이어야 한다. 회사의 성공을 재단하는 데 있어서 `90점`만큼 위험한 것도 없는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100-1=99`라는 공식은 비즈니스에서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기업에서 `100-1=0`이 될 수도 있다. 1점에 무시무시한 위력이 있는 것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작은 디테일과 사소해 보이는 것을 놓치면 안된다.

또 회사는 사장의 소유물일 수도 있지만 모든 직원의 공유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장에게 의사결정권이 집중돼 있다고 해서 사장이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사장이 회사를 소유물로만 생각하면 중장기적으로 파국을 맞기가 쉽다. 회사는 모두의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사장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본에선 오래전부터 회사는 사회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식을 공유해왔다. 비록 고도 경제성장을 거치고 서구화되면서 그러한 의식이 일순간 사라진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생각이 부활하는 중이다.

-항상 약자, 즉 `을`의 마인드로 접근하라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던 우수한 인재들이 정작 자기 사업을 시작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자신이 `약자`임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나온 `초보사장`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잘못 파악하고 자신이 대접받는 위치에 있다고 착각한다. 자신이 몸담았던 대기업의 전략, 즉 강자의 입장에서 경영하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당신이 뛰어난 능력을 갖춘 `강자`라고 해도 당신이 새롭게 시작한 회사는 `약자`다. 최대한 몸을 낮추고 약자의 입장에서 시작해야 성공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뼈저리게 느끼는 책임감, 그리고 사장으로서 항상 가져야 할 위기의식 외에 사장이 항상 마음에 두어야 하는 내용이 있다면.

▶사소한 것일지 모르지만, 직원의 월급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마인드부터 버려야 한다. 보통 사장들은 직원들에게 주는 월급을 아까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모두 직원의 월급을 인건비, 비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원의 월급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다. 회계상으로 `급여` 항목이 손익계산서에 있긴 하지만, 세무회계와 전략적 회계를 나눠서 생각하면 월급을 목적으로 생각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의 월급은 밀리면 안된다. 사장은 가장 마지막으로 월급을 받아야 한다. 다 나눠주고, 남은 것만이 사장의 몫이다. 더 많이 받고 싶다면 모두에게 주고도 넘치도록 벌면 된다.

-책에서 보면 사장은 하루에 14시간을 일해야 한다고 했다. 왜인가.

▶사람들은 일의 `질`을 우선시하지만 그만큼 일의 `양`도 중요하다. 질이란 것은 양에서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스포츠의 경우 몸에 익지 않았을 때는 철저히 양적으로 연습을 하고, 또 하게 된다. 양을 늘려가는 동안 좋은 질도 생겨나게 된다. 14시간은 일반 근무시간의 2배다. 사장은 일반 근무자보다 2배 더 일해서 양적인 부분을 채워 질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란체스터는 자신의 전략론에서 다른 사람보다 2배의 인풋(input)이 있어야 4배의 아웃풋(output)이 나온다고 말한 바 있다.

-경영의 세 가지 능력으로 상품력과 영업력, 관리력을 들면서 경영력은 이 세 가지의 곱으로, 한 가지만 갖추지 못해도 경영력은 0이라는데 왜인가.

▶보통 상품력과 영업력, 관리력을 `더한 것`이 경영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곱한 것`이다. 즉, 하나만 0이 돼도 전체가 0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장은 이 세 가지 모두에 장악력을 가져야 한다. 또 상품력과 영업력을 곱하면 그것이 바로 판매다.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장의 영업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상품력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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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나?

▶회사를 창업하고 나서 초반기에는 관리력 강화를 위해 `간접 부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생산ㆍ개발, 판매 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느라 관리 부문을 소홀히 하면 초반 성장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매출을 키우는 만큼 이를 관리하는 인원도 어느 정도 가져가고, 회사의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회사가 어느 정도 커진 후에는 계속 간접부문의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오히려 15% 이하로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이 같은 경영력과 관리력은 리더십과도 연결되는데, 사장의 리더십 중 가장 바람직한 리더십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조용한 리더십(Silent Leadership)`이다. 가능하면 사장이 사원들을 컨트롤하려는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사장에게도 좋지 않고, 사원에게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내 인터뷰 기사를 읽는 독자분들 역시 누군가의 조종을 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자립형 의식`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고, 결과를 내는 조직이야말로 오늘날 팀이 지향해야 할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장은 `조용한 리더십`을 통해 사원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신이 추천한 `사원들에게 자주 글을 쓰는 것`은 `자립형 리더`를 키우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나?

▶사장이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사원들을 `자립형 의식`을 가진 리더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도전해 성공한 사람뿐만 아니라 실패한 사원에게도 칭찬하는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 실수한 사원에게도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성과가 나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하는 직원에게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지금처럼만 열심히 해줘`라고 메일을 써보라. 중요한 건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말보단 글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책에서 `사장 없는 날`을 한 달에 하루 정도 만들라고 했는데, 이 역시 자립적인 사원을 키우기 위한 것인가.

▶그런 점도 있다. 사장 없는 날을 통해 사원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사장 없는 날`에 사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날 회사로 출근을 하지 않더라도, 노는 것이 아니라 3년 후에 살아남을 이유를 만들 수 있도록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날은 눈앞의 일이 아니라 내일의 일, 미래를 만드는 일을 하는 날이다. 그날만큼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사장은 미래의 일을 맡는 것이 이상적이다.

-자립적 사원을 키우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지 않냐는 질문은 사실 사장들에겐 `아픈` 질문이다.

▶직원이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사장의 책임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잘 살펴보면 사장이 마음 한 편으로 자립적인 팀의 구축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사장님, 이것 좀 처리해주세요`라는 직원들의 부탁을 들으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려는 마음이 지나쳐 자기 혼자 잘하려고 하고, 누군가가 `치고 올라올 것`을 두려워한다. 이는 회사를 구조화하고, 팀워크를 증진시키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다. 자신이 없어도 회사가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성공한 사장을 `행복한 사장`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성공한 사장 중 불행한 사람들이 많은 것에 대한 생각은?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장은 회사의 성공이 곧 행복이라고 믿고, 회사 일에만 집중한다. 그렇게 되면 일과 삶의 균형이 흐트러지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가정과 자신의 개인생활을 소홀히 하게 된다. 회사는 성공했지만, 다른 것은 황량한 초원처럼 피폐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의 성공=행복`은 아니다. 진정한 성공은 여러 요소가 균형을 이룰 때 이뤄진다. 사업에 집중해라. 하지만 성공은 균형을 이룰 때 찾아온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 He is…

하마구치 다카노리하마구치 다카노리는 1968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요코하마국립대학을 거쳐 뉴욕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후 회계사무소와 컨설팅 회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일본의 창업률을 10% 높이겠다며 29세에 비즈니스뱅크(현 아이디어뱅크)를 설립해 기업지원 서비스 제공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주최하는 경영자 공부 모임은 시작한 지 1년반 만에 2000명이 넘는 경영인들이 참가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사장의 일`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회사` `마음에 날개를 달아주는 법` `싸우지 않는 경영` `일이야말로 나의 편`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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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MBA 포럼] 부하직원 행복을 관리하는 자, 승진할지니…
기사입력 2013.04.05 13:59:47 | 최종수정 2013.04.08 10: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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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MBA 포럼 첫 강의가 지난 3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구닥다리 이론이 아니라 최신 경영 트렌드를 따라잡는 경영자 과정을 표방한 `더 MBA 포럼(The MBA forum)`이 지난 3일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매일경제신문과 매경닷컴 주최로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첫 포럼에서는 기업체 최고경영자 등 임원급 간부와 변호사 등이 참석해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인수 매일경제신문 기업경영팀장 등의 열띤 강의를 들었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말하는 `행복경영`

이날 구자영 부회장 강의 주제는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발전한다는 것. 이런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구 부회장은 "부서원들이 얼마나 행복하냐를 기준으로 임원 승진ㆍ평가ㆍ퇴임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구 회장 강의 내용 요약이다.

5년 전 내가 SK이노베이션에 처음 왔을 때였다. 구성원들이 너무 지쳐 있었다. 야근이 다반사였다. 지친 얼굴을 보니까, `이래서 어떻게 창의성이 나오겠느냐` 싶었다. 사람은 여유가 있어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오후 6시 정시 퇴근부터 실천했다. 야근으로 악명 높았던 기업문화본부 본부장을 불렀다. "당신부터 6시에 퇴근하라. 6시까지 마치지 못하는 일이라면 하지 말라"고 말했다. 물론 나도 6시에 퇴근했다.

업무량도 대폭 줄였다. 예를 들어 SK에서 최고경영자(CEO) 주관으로 이익개선회의가 열린다. 한 달에 한 번 열라는 게 회사 규정이었다. 그런데 관련 사업부서는 죽을 맛이었다. 일주일씩 야근을 하곤 했다. 그래서 50년간 지켜오던 규정을 바꿔 석 달에 한 번으로 횟수를 줄였다. 구성원들 행복과 회사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라면 깨뜨리지 못할 규정은 없다.

SK이노베이션에서는 직원 행복이 임원 승진ㆍ퇴임ㆍ평가 등에 기준이 된다.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도 직원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발표하게 했다.

행복경영이라는 기업문화를 만들려면 리더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리더십이 변하지 않으면 회사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더들 중에는 몸에 밴 습관이 있어 잘 변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 앞에서는 "알았다"며 실천하는 척하지만 뒤돌아서서 엉뚱한 짓을 한다. `당신이 CEO라지만 1~2년 있으면 회사를 떠날 텐데…`라고 생각하고는 변하지 않는다.

이런 이들에게 선택은 두 가지다. 회사를 떠나든지 아니면 결국 스스로 변하든지 해야 한다. 회사를 떠난 사람 중에도 유능한 사람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을 내보내는 게 정말 괴로웠다. 그러나 이런 강수를 두지 않으면 기업문화가 변하지 않는다.

행복 창출을 위해서는 `도창긍`, 즉 `도전적이고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원래 (공기업이던)대한석유공사에서 출발했다. 관료적이고 보수적 문화였다. 동맥경화증에 걸린 전형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을 과감히 탈피하려면 도전이 중요했다. 그래서 SK이노베이션에서는 도전하고 실패한 사람을 띄워 주려고 한다. 최대 실적을 낸 사람과 도전에 실패한 사람 보너스에 차이가 별로 없는 것도 그래서다.

다만 도전이 무모해서는 안 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창의력은 사람들 의견을 경청하는 데서 나온다. 따라서 창의력에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소통이 없으면 벽이 생기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공감대가 없으면 창의적이지 않게 된다.

긍정적인 기업 문화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기 의견을 얘기할 수 있게 된다. 바보 같은 아이디어에도 핀잔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 알래스카에서 기름이 유출된 적이 있었다. 대책 회의에서 한 직원이 바다 표범을 알래스카에 풀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바다표범이 기름을 먹으면 기름 유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책임자가 한국 사람이었다면 "헛소리 말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책임자는 이 아이디어에 핀잔을 주지 않았다. 대신 `기름을 먹는다`는 개념에 주목했다. 그래서 원유를 먹으면 유용한 물질로 바꿔 배출하는 생명체를 생각해냈다.

김인수 매일경제 기업경영팀장,
잡스로 본 `운의 경영학`…"작은 베팅이 행운 창조"


◆ 손실만 보던 스티브 잡스, 대박 비결은?

김인수 팀장은 이날 `행운의 경영학`이라는 강의에서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어떻게 작은 베팅을 통해 행운을 창조했는지 설명했다.

잡스는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났으나 1995년 애플로 금의환향한다.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PIXAR)에서 거둔 대단한 성공 덕분이었다.

그러나 그 성공은 잡스의 전략이나 기획 덕분이 아니었다. 몇 차례 작은 베팅을 통해 붙잡은 행운 덕분이었다. 당초 잡스에게 픽사는 하드웨어 컴퓨터 회사였다. 애니메이션은 그래픽 컴퓨터를 팔기 위한 마케팅 수단에 불과했다. 잡스가 픽사에 투자한 5000만 달러 대부분은 하드웨어에 투입했으나 손실만 보았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 1986년 존 레시터가 감독해 제작한 2분여 짜리 단편영화 `룩소 주니어`는 아카데미 영화제 후보에 올랐다. 하드웨어 부문에서 계속된 손실 속에서도 잡스는 존 레시터 제안을 받아들여 1986년 5분짜리 단편영화 `틴 토이`를 제작했다. 틴 토이는 아카데미 영화제 단편영화상을 받는다.

틴 토이에 주목한 디즈니가 레시터를 스카우트하려 했지만 레시터는 이를 거부한다. 과거 디즈니에서 상사와 빚은 불화를 견디지 못해 픽사로 옮긴 경험이 있던 레시터는 디즈니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결국 디즈니는 픽사와 동업해 레시터에게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를 맡긴다. 토이 스토리는 엄청난 대성공을 거두고 픽사는 이를 바탕으로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친다. 덕분에 잡스는 돈 방석에 앉았다.

김 팀장은 "스티브 잡스가 주력인 하드웨어 분야 외에 가외 사업으로 애니메이션 부문을 유지했다는 점, 하드웨어 부문에서 입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룩소 주니어, 틴 토이 등 작은 베팅을 계속했다는 점 등 때문에 당초 기대하지 않았던 애니메이션에서 대박이라는 행운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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