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아이디어 베낄수 있지만 팀워크는 유일한것"

길벗 道伴 2013. 7. 21. 12:22

"아이디어 베낄수 있지만 팀워크는 유일한것"

공짜로 온라인쇼핑몰 만들어주는 Tictail 칼 발드크란츠 CEO
구글처럼 단순한 홈페이지, 애플 스타일 수익모델 창출
`기능` 더이상 경쟁요소 아냐 `재미` 있어야 이용자들 몰려

 

#. 2011년 5월. 25세에 불과한 한 스웨덴 청년은 누구나 손쉽게 무료로 온라인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전자상거래(e-commerce) 플랫폼 회사 창업을 꿈꾼다.

#. 2011년 11월. 이 청년은 자신의 친구들과 이커머스 플랫폼 `틱테일(Tictail)`의 초기 모델을 완성한다.

#. 2012년 5월. 스웨덴에서 도자기 가게를 운영하던 청년의 어머니는 아들이 만든 `틱테일`에서 생애 첫 온라인쇼핑몰을 연다.

 틱테일을 통해 탄생한 첫 온라인쇼핑몰이다.

#. 2013년 3월. 틱테일을 통해 개설된 온라인쇼핑몰 수가 1만개를 돌파한다.

 청년의 어머니가 매장을 연 지 10개월 만이다.

지금은 한국ㆍ스웨덴ㆍ독일ㆍ영국ㆍ프랑스ㆍ미국 등 98개국 수만 명의 사람들이 틱테일을 통해 무료로 개설한 1만5000여 개 온라인쇼핑몰에서 보트, 책, 옷, 가구 등 약 20만가지의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 스웨덴 청년은 바로 칼 발드크란츠 틱테일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27)다.

 틱테일(tictail.com)에 처음 접속하면 쉽고 간단한 초기 화면이 구글을 연상케 한다.

 발드크란츠 CEO는 구글처럼 단순한 틱테일의 초기화면 이면에 애플의 앱스토어와 유사한 창업 생태계까지 탄생시켰다.

 영국 볼더톤 캐피털, 독일 클라우스 홈멜 등 유럽 최고 벤처캐피털들이 틱테일에 투자하는 등 그들의 성공신화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스파크랩벤처스 주최로 열린 넥스트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를 만났다.

그는 "성공을 위해서는 훌륭한 아이디어보다 이를 시장 트렌드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훌륭한 팀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와의 일문일답.

-틱테일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포티파이(Spotify)의 아트 디렉터로 일했다.

전자상거래에도 워낙 관심이 많았다. 전자상거래는 디자인과 비즈니스의 완벽한 융합이라 생각했다.

 스웨덴에서 온라인쇼핑몰을 만들려면 매우 비쌌다.

온라인쇼핑몰 수도 더디게 늘어 전자상거래가 유통 업태의 하나로 자리잡기 힘들었다.

친구 2명을 꾀어 6개월간 금요일 퇴근 후 일요일까지 매주 쉴 새 없이 틱테일 초기 모델을 만들었다.

 매달 우리의 월급 절반을 털어 사업자금을 마련했다.

 틱테일의 초기 모델이 개발된 이후 6개월은 내 어머니의 온라인쇼핑몰을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어머니는 사업 수완은 좋았지만 전자상거래는 잘 몰랐다

(틱테일 홈페이지에 방문하면 발드크란츠 CEO의 어머니가 등장하는 회사 홍보동영상을 볼 수 있다.

 `우리 엄마도 만들 수 있을 만큼 쉬워요`가 주 내용이다).

-기존 전자상거래 플랫폼과의 차별점은.

▶ 사용하기가 극도로 쉽다는 점이다.

 완전히 공짜란 점은 파괴적 혁신에 가깝다. 매주 회원들에게 온라인쇼핑몰 운영에 대해 무료 교육도 한다.

전체 사용자 중 81%가 입소문을 통해 틱테일에 온라인쇼핑몰을 열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저절로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기능은 더 이상 경쟁 우위 요소가 아니다.

 틱테일과 경쟁사들은 모두 똑같은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능이라도 사용자들이 어떻게 하면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나.

▶ 틱테일은 회원들의 매출에 수수료율을 적용하거나 회원 가입비를 받지 않는다.

 우리의 목적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널리 이용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회원들에게 매출에 대한 압박이 없어야 가장 사랑받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틱테일 회원 누구든 자신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본 기능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대신 구글 광고 노출, 개인 도메인, 이메일, 할인쿠폰, 암호 보호기능, 견적 보기 등 추가기능은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해야 한다.

 사용자는 자신의 온라인쇼핑몰을 무료로 만들어보고 성장할수록 자신에게 필요한 추가기능 앱을 구입하면 된다.

틱테일의 추가 기능 앱들은 대부분 개인 개발자나 모바일 앱 전문 스타트업이 만든다.

어느 개발자가 틱테일 온라인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 기능 앱을 개발해 10유로에 내놓았다고 치자.

한 틱테일 회원이 자신의 온라인쇼핑몰에 할인쿠폰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이 앱을 구입하면 7유로(70%)는 개발자가, 3유로(30%)는 틱테일이 가져간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이 팔리면 개발자가 70%, 애플이 30%를 가져가는 것과 똑같다.

 아직은 틱테일에 앱이 많지 않다.

내 어머니의 온라인도자기몰도 매달 앱 사용료로 6유로(9000원) 정도만 낼 정도로 부담이 적다.

오는 9월부터는 누구든 틱테일 앱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다.

-창업과정에서 느낀 점은.

▶ 좋은 조직이 좋은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얼마든 모방이 가능하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결국 세상의 변화에 따라 바뀌게 된다.

즉 시장 변화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팀이 더 중요하다.

훌륭한 아이디어와 달리 훌륭한 팀은 바꿀 필요가 없다.

우리 직원 수는 공동창업자 4명을 포함해 15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작은 팀도 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스웨덴에는 이케아ㆍH&M 등 훌륭한 기업들이 많은데.

▶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문화권 사람들에겐 `얀테의 법칙(Law of Jante)`이 심리 저변에 깔려 있다.

얀테의 법칙엔 `당신의 아이디어가 그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란 의미도 담겨 있다.

이처럼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평등한 문화가 조직 내 혁신을 돕는다고 생각한다.


스웨덴은 시장도 워낙 작다.

 이 때문에 스웨덴 기업들은 창업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매진한다.

정부가 스타트업에 딱히 지원해주는 것은 없다.

[차윤탁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