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바보야, 문제는 호감이야

길벗 道伴 2013. 7. 28. 17:59
바보야, 문제는 호감이야!
사람은 내가 두배로 만나는데 인맥은 왜 좁을까
`호감경제학` 창시자, 로히트 바르가바 조지타운大 교수
173등이 1년만에 1등된 비결은? `리더의 호감`

 

# 1912년 오후 6시. 남루한 차림의 한 남자는 초조한 기색으로 할렘가에 위치한 YMCA 야간 학교 강의실에 서 있었다.

 돼지비계로 만든 라드 판매를 잘했던 것 외에 특별한 재주가 없었던 그가 해야 하는 강의의 주제는 `대중연설`이었다.

순전히 아버지와 같은 가난한 농부가 되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선 이 남자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갔다.

# 1914년 콜로라도의 한 탄광기업은 광부들과의 극심한 갈등 끝에 여성 2명과 아이들 11명을 포함해 총 26명의 사상자를 낸 초유의 사건을 일으켰다.

주 방위군이 개입하면서 무력으로 파업을 진압한 결과였다.

 이 사건은 전 미국을 들끓게 했고 이 탄광업체와 모기업을 나락으로 빠뜨렸다.

언급된 두 사례의 주인공을 공개한다.

 첫 번째 이야기의 남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기계발 전문가인 데일 카네기,

두 번째 이야기의 기업은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기업으로 알려진 록펠러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초라한 남자와 미국을 분노로 들끓게 했던 기업은 도대체 어떻게 미국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모범사례가 된 것일까.

자신이 강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패닉상태에 빠졌던 데일 카네기의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자신이 이야기하기보다는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것이었다.

한 사람씩 일어나 자기 소개와 함께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카네기를 포함한 다른 사람과 나누는 순간 마법은 시작됐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사람들이 어느새 함께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사로 섰던 카네기는 오히려 중요한 교훈을 배워갔다.

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좋은 관계를 맺어 `호감`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는 거였다.

그는 이후 최초로 `인간관계론`이라는 강좌를 개설하고, 세계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로 등극했다.

록펠러는 연료철강회사인 CF&I를 인수한 후 경영 측면에선 승승장구했지만 노동자들은 박한 처우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분노했다.

이들의 분노는 파업으로 이어졌지만, 이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회사는 오히려 주 방위군까지 끌어들여 무력 진압했고,

그 결과 전 미국의 신문 헤드라인은 `화염에 휩싸인 천막촌 갱에서 바싹 구워진 여성과 아이들`로 도배됐다.

`러들로 대학살`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까지 얻은 록펠러는 위기에 빠졌다.

록펠러는 급히 아이비 레드베터 리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그는 `보도자료`라는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홍보 전문가로,

이미 1906년 뉴저지주에서 일어난 애틀란틱시티 열차사고를 훌륭하게 극복해낸 경험이 있었다.

 리가 사장으로 영입된 후 처음 한 일은 피해자들과 지역주민과 대화를 한 것이었다.

 부정적 여론을 감지한 그는 존 록펠러에게 `10센트짜리 동전을 주머니에 가득 넣고 다니다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라`고 주문했다.

아무것도 아닌 이 일은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냈다.

`무정한 억만장자`였던 록펠러는 주위 사람들에게 헌신하는 `다정한 할아버지`이미지를 얻게 됐다.

록펠러는 이후에도 꾸준한 기부를 하면서 자선재단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두 사례에서 일어난 반전의 핵심은 바로 `호감(Likablility)`이다.

기업이, 또 개인이 가장 간과하기 쉽지만 가장 기본인 `호감`을 이해하고,

이를 갖춘 순간 아무것도 아닌 촌부는 세계적인 구루(Guru)가 됐고, 탐욕스럽고 폭력적인 기업은 좋은 기업의 대명사가 됐다.

`호감경제학(Likeonomics)`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들고 나온 로히트 바르가바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진실성(Truth),

 연관성(Reliability),

 이타성(Unselfishness),

 단순성(Simplicity),

 타이밍(Timing), 즉 T.R.U.S.T를 통해 호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호감은 명함을 교환하는 단순 인맥쌓기로는 얻어지지 않는다"면서 "진짜 호감은 단 한 명의 명함을 받더라도,

그 사람과 대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자발적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호감`은 익숙한 개념이지만 이것이 비즈니스엔 어떻게 적용되나.

▶사람들은 호감을 `친절(Kindness)`과 동일시하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이 가져야 할 호감에는 친절과 함께 `존경(Respect)`이라는 요소가 포함돼 있다.

 기업의 리더들은 단순히 친절하기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호감의 리더`는 비전을 갖추고 직원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영감을 줘야 한다.

 또한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을 이끌어 `존경`을 받아야 한다.

 이 존경은 결국 사람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이것은 당연히 친절함 이상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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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쌓기를 경계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인맥은 호감을 쌓는 데 필수적 요소 아닌가.

▶실질적인 인맥쌓기와 `네트워킹`을 혼동하지 말고 구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비즈니스 이벤트에 참석해 많은 명함을 수집하고 발을 넓히는 데 주력한다.

그것은 `진실된 인맥쌓기`가 아니다.

 비즈니스 이벤트에 참석해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된 대화를 적은 사람들과 하는 것이 낫다.

`대화의 질`을 향상시키고 상대방이 하는 일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겉핥기식 인맥쌓기보다 오히려 향후에도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누구나 호감을 얻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안다. 하지만 어떤 것이 진짜 호감인지는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물론 각 개인마다 생각하는, 그리고 얻고자 하는 호감의 종류와 그것을 얻는 방식이 다를 순 있겠다. 하지만 호감이란 개념은 우리 모두와 관련돼 있다. 진짜 호감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그 사람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변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진짜 호감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전설로 꼽히는 스캇 디지아마리노의 예를 보자.

그의 지점은 176개 지점 중 173등이었지만, 1년 만에 1위로 올라섰다.

 성과주의식으로 밀어붙였다면 단기적인 성과에 머물렀겠지만, 이 점포는 그가 머무른 내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왜일까?

직원들은 모두 한 소리로 "스캇 때문에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진정한 호감은 기업의 성과까지 바꿔 놓는다.

-스캇과 같은 리더가 있는 반면, 스티브 잡스와 같은 다소 `독선적인 리더`가 성공한 것은 어떻게 해석되나.

▶`스티브 잡스의 모순(Steve Jobs Paradox)`를 논하지 않고 호감도가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을 말하기는 힘들다

. 대부분의 뉴스 기사들을 보면 스티브 잡스는 친절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인격을 모독했으며, 자신의 비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인내심이 없었다.

이러한 스티브 잡스를 통해 호감에 대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호감과 친절함은 별개다.

 친절한 사람은 상대방이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봐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호감이 가는 사람은 일단 진실부터 이야기를 한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을 해본 사람들 대부분은 그가 진실을 이야기 했다고 회상한다.

그리고 잡스와 가장 가깝게 일을 했던 사람들은 그의 진실성과 잡스와 함께 찾아낸 기회들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린다.

 결국 잡스와 일을 한 사람들은 그에게 호감을 느낀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잡스를 사랑했다.

-호감의 5가지 요소인 진실성과 연결되는 것 같다. 일반적인 기업은 진실성을 통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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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경쟁사와의 관계를 이유로 때때로 솔직하지 못한 태도를 보인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진실을 공유하는 기업은 극찬을 받는다.

자포스나 포시즌즈 호텔이 대표적이다.

때론 불편한 진실을 수용하는 것도 진실성의 덕목이다.

렌터카 업체인 아비스가 13년간 적자에 허덕이면서 근근이 버텼던 1960년대 `아비스는 2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열심히 노력합니다`라는 광고캠페인을 통해 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2009년 도미노 피자가 소비자 조사에서 `골판지맛이 난다`는 혹평을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그 혹평을 한 고객들을 광고에 출연시키고

새로 출시한 피자를 맛보게 하는 `솔직한 광고`로 다시 매출을 회복한 것은 진실성의 좋은 사례다.

-관련성은 무언가에 대한 이해와 경청을 통해 `바로 지금 당장`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 하지만 관련성엔 함정이 있다.

관련성이라는 것은 막연한 것이기가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이런 문제에 관심이 있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네`라는 답변을 받기는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또 사람마다 관련성이 있는 주제는 천차만별이라 철저한 개인화 작업도 필요하다.

적극적 경청과 이해뿐만 아니라 정확하게 의미있는 것을 짚어내고, 주변 맥락을 파악하는 영리함이 필요한 이유다.

-호감의 중요한 요소인 이타성은 어쩌면 기업의 궁극적 목표인 `이윤추구`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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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그랬을지 모르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점점 더 윤리적인 기업들이 성공하고 있는 추세가 보인다.

 에티스피어 재단이 2007년부터 해마다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회사` 순위를 선정하고 있는데,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선정되고 있으며,

이들 윤리적인 회사들의 실적은 S&P 500에 오른 회사들보다도 30%나 좋았다.

대표적인 기업은 코스트코다.

이 기업은 공개적으로 제품 가격을 15% 이상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표하고, 동종업계 평균 급여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직원들에게 준다.
모든 것을 희생하며 한번 `대박`을 내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낮지만 꾸준한 수익을 내며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가격인하에 급급해 직원들의 급여를 깎는 월마트와 같은 회사와 비교된다.

분기별 수익에 집착하지 않고 `절제된 방침`으로 경영을 하는 것의 가치가 널리 퍼져 나가고 있다고 본다.

-단순성은 호감을 얻기 위한 일종의 방법론적인 것처럼 보인다. 단순해야 전달이 잘돼 호감을 얻기 쉽다는 메시지인가.

▶비슷하다. TED 강연은 한 번에 한 명씩만, 18분 내에 강연해야 한다는 단순한 규칙을 두고 있다.

여기에 동영상 팟캐스트를 통해 무료로 강의를 온라인에 공개한다는 단순한 방식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마치 구글이 텍스트박스와 검색버튼만을 고집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단순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떤 주제를 잘 알게 되면 실제로는 단순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도, 본인은 단순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또 단순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노련한 기술보단 `집중`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를 간과한다.

-호감을 얻는 기업이라고 해도 어떤 기업은 폭발적인 반응을, 어떤 기업은 중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사람이 똑같이 `좋다`고 평가한 식당 2곳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한 식당에 대해선 블로그에 포스팅을 남겼고, 다른 식당은 그냥 넘어갔다.

이는 `호감 갭(Likablility Gap)` 때문이다.

한 사람을 움직여 자발적으로 행동하게끔 하는 수준까지 호감의 정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내가 말하는 호감의 핵심이다.

사람들은 이런 호감을 갖고 있는 기업의 제품을 더 많이 구입하고, 전파한다.

-과거에 비해 호감 요소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것을 봤다.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20년간 마케팅 설문조사를 보면 고객들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것인지를 선택할 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는 주위 사람들의 추천, 즉 구전 효과라는 것이 밝혀졌다.

기업이 고객들에게 호감을 얻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요즘과 같이 구전의 속도가 빠른 시대엔 호감 요소가 더욱 빠르고 넓게 퍼져 나갈 가능성이 크다.

또 이런 호감은 기업 입장에선 좀 더 인간적 측면의 이야기를 통해 쌓을 수 있는데, 소셜네트워크는 이에 적격이다.

고객은 겉에서 못보던 기업의 인간적인 측면, 따뜻한 면을 볼 때 그 기업과 좀 더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르가바 교수가 꼽은 호감경제학 성공사례
현대카드…금융·라이프스타일 환상 결합
쿠어스맥주…`가장 차가운 맥주` 감성마케팅


로히트 바르가바 조지타운대 교수는 실제 사례를 통해 호감경제학의 위력을 설파한다.

그가 매일경제 독자들을 위해 호감경제학의 성공사례를 제시했다.

◆ 리츠칼튼호텔=이 회사는 고객관계에 있어 투자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기업으로 평가된다.

리츠칼튼은 오래전부터 모든 직원들에게 고객들의 만족을 위해 윗선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도 2000달러까지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과거 록펠러가 10센트짜리 동전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얻은 것처럼, 리츠칼튼은 당장은 많아 보이는 2000달러로 고객들이 다시 호텔을 이용하게 하는 더 큰 가치의 진짜 호감을 얻고 있다.

리츠칼튼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는 동종업계 최고로 평가된다.

◆ 현대카드=현대카드는 금융과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이질적인 두 가지를 합쳤고,

브랜딩과 마케팅처럼 비슷해보이는 것들을 구분해 고객들에게 좀 더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적합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었다.

결국 이는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원하는 가치를 주는 것을 최우선순위에 둔 것인데,

 이처럼 새로운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더 깊은 충성도를 확보하게 됐다. 호감경제학의 좋은 사례다.

◆ 쿠어스맥주=`획기적인 신상품`이라고 하는 제품 대다수는 기존 제품과 다를 바 없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도 둘의 차이점을 잘 모른다.

때문에 `작은 변화`가 핵심이다.

맥주회사 쿠어스라이트는 `가장 차가운 맥주`임을 강조했다.

 집이나 술집에서 쿠어스맥주는 다른 맥주들과 같은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기 때문에 `더 차가운 맥주`라고 하는 게 이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텔링과 패키징, 감성마케팅을 통해 쿠어스맥주는 고객들에게 `가장 차가운 맥주`라고 인식되며 호감을 줬다.

■ He is…

로히트 바르가바 교수는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오길비의 소셜미디어전략팀 창립 멤버이자 조지타운대학교의 글로벌 마케팅 분야 교수다.

컨설팅, 강의, 저술 활동 외에도 TEDx나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월드 커뮤니케이션즈 포럼 등에서 활동 중이다.

개인의 성공, 마케팅 전략, 창의적 생각, 의사소통 등이 주된 연구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