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소비자마케팅? `쇼퍼`를 타깃하라
아직도 소비자마케팅? `쇼퍼`를 타깃하라
`쇼퍼마케팅` 차별화한 마르쿠스 스탤버그 페노메나그룹 회장
마케팅이라는 단어 자체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주체인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오랜 트렌드가 바뀌는 중이다.
소비자의 마음도, 트렌드도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는 지나치게 범위가 넓은 타깃인 `소비자`보다는 `쇼퍼(Shopper)`로 그 소비자를 특정짓는 `쇼퍼마케팅(Shopper Marketing)`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새로운 영역에서 인사이트를 주고 있는 미국 페노메나그룹의 마르쿠스 스탤버그 회장과 인터뷰했다.
스탤버그 회장이 여러 명의 전문가와 함께 쓴 `쇼퍼마케팅`이라는 책은 박진한 HS애드 국장이 번역해 한국에도 출간됐다.
-`쇼퍼마케팅`이라는 개념을 들고가기 전 기존의 `소비자`와 `쇼퍼`가 어떻게 다른지 명쾌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겠다.
▶일단 우리가 뭉뚱그려 `소비자`라고 하는 개념은 사실 소비자, 쇼퍼, 구매자, 고객이라는 4개로 세분화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가장 많이 쓰는 개념인 소비자는 이미 구입한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반면 쇼퍼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을 칭한다.
그리고 이런 쇼퍼 중 최종적으로 제품을 구입한 사람이 구매자(Buyer)다.
마지막으로 고객(Customer)은 리테일러와 브랜드, 그리고 개인 사이 거래의 맥락에서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쇼퍼마케팅은 기존의 소비자마케팅이나 브랜드마케팅과 어떻게 다른가.
▶쇼퍼마케팅은 구매의사가 있는 쇼퍼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기법인 만큼, 쇼핑 경험, 구매과정, 최종 구매결정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모든 과정에 가치를 더해 쇼퍼들이 최대한 많은 제품을 사도록 이끄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마케팅을 위해선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쇼퍼마케팅은 매장에 고객이 얼마나 오는지(Store traffic), 고객이 한 번 매장을 방문할 때 얼마나 구매하는지(Basket size),
고객이 어떤 제품을 고르는지(Production Selection)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브랜드마케팅보다 훨씬 더 결과가 뚜렷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마케터들은 쇼퍼마케팅을 단순히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과의 소통도구로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쇼퍼마케팅은 소비자마케팅의 일부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마케팅 방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쇼퍼마케팅의 타깃은 소비자가 아니라 쇼퍼라는 점이다.
-사람이 쇼퍼라는 단계에 머무르는 기간은 상당히 짧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케팅에도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그렇다. 소비자는 매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쇼퍼`가 된다.
소비자가 쇼퍼로 변신한 후부터는 소비자마케팅이 아니라 쇼퍼마케팅이 힘을 얻게 된다.
쇼퍼마케팅은 쇼퍼의 `즉각적 행동`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쳐야 하고, 한 번 매장을 방문할 때 되도록 많은 구매를 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월마트와 같은 리테일러들이 주로 사용한다.

▶어떤 사람이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방문한 순간 바로 쇼퍼가 된다.
리테일러나 기업 입장에선 한 명의 쇼퍼를 확보한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상품 진열대를 보는 사람들을 매장으로 이끄는 것과 온라인 광고를 보고 흥미를 일으켜 해당 광고를 눌러 특정 사이트로 오게 하는 것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온라인의 쇼퍼마케팅도 오프라인처럼 어떻게 해당 사이트로 이끌어 `쇼퍼`를 확보할지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일단 끌어들인 `쇼퍼`들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쇼퍼마케팅의 핵심 같은데.
▶일단 `쇼핑심리상태`를 파악해 구매할 의사가 애초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고 나서 이들로 하여금 최종적으로 구매를 할 수 있게 하는 무기를 확보해야 한다.
이것은 전략과 데이터를 모두 가지고 있을 때 보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쇼퍼가 특정 물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 물건에 대한 가격할인행사를 하거나 프로모션을 펼치는 것이
구매로의 연결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런 정보가 없다면 소위 `눈길을 끄는 구성`이나 `친절한 서비스`와 같은 막연한 것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고
이 경우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오히려 쇼퍼마케팅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
아마존의 경우 이미 소비자들이 과거에 구매한 물품에 대한 정보와 쇼핑 취향 등을 파악하고 있고, 이에 맞게 추천목록을 제공하거나 화면 구성을 바꿀 수 있다. 이런 쇼핑은 쇼퍼들이나 리테일러들 모두에게 가치 있는 경험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쇼퍼마케팅은 초기 단계라 적용 대상과 범위도 아직까진 한정적이다.
하지만 쇼퍼마케팅은 기존의 소비자마케팅과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를 뒷받침해주고 연결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시장`과 `쇼퍼시장`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매장 밖에서의 소비자와 매장 안에서의 쇼퍼는 같은 사람일지라도 생각이 다르고, 다른 행동을 보인다.
쇼퍼마케팅은 매장 안에 있는 소비자들을 짧은 시간 안에 공략하는 마케팅이지만, 매장 밖에서의 쇼퍼마케팅은 결국 소비자마케팅에 기반을 둘 수밖에 없다.
둘을 현명하게 잘 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