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의 神` 되고 싶나…고객에게 아낌없이 `가치` 줘라
`영업의 神` 되고 싶나…고객에게 아낌없이 `가치` 줘라
세계적 베스트셀러 `The GO - GIVER` 저자 밥 버그 대표
고객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좋은관계 유지에 집중하라…단골이 나도모르게 늘어난다
조 지라드(Joe Girardㆍ85)는 영업 분야에 있어 가히 신으로 불릴 만하다.
미국 쉐보레 자동차 영업사원이던 그는 1963년부터 1978년까지 16년간 총 1만3001대의 신차를 팔았다. 일일 평균 6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던 그는 하루 만에 자동차 18대를 팔아 치우기도 했다.
가장 많이 팔았던 해에는 연간 1425대의 자동차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판매왕의 연간 실적이 336대였던 점과 비교해보면 조 지라드의 기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지라드가 자신의 영업비결을 담아 펴낸 책들은 전 세계 자동차 영업사원들이 꼭 읽어야 할 바이블로 통했다. 이제 거의 모든 영업사원들이 1970년대 지라드처럼 명함에 자신의 사진을 넣는다.
지라드의 영업비결 중 하나는 매년 13번씩 기념일마다 단순히 `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I like you)`라고 적힌 1만3000장의 편지를 자신의 고객 또는 잠재고객들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요즘 영업사원들은 이메일을 통해 고객의 생일에 고객의 이름을 담은 편지를 보낸다. 조 지라드는 새로운 고객을 소개주켜 주는 기존 고객들(키맨ㆍkey man)에게 건당 25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또한 고객들의 자동차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고객들이 신차의 향기를 맡도록 유도했다. 인센티브와 향기 마케팅은 이미 다양한 영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조 지라드의 영업비결이 대부분 공개됐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그를 모방하는 영업사원들과 조 지라드 간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물론 조 지라드의 영업 기술은 그 누구보다도 화려했다. 그러나 생일인 고객에게 매장에서 즉석으로 꽃을 준비하거나 고객 아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등 그가 주려고 했던 가치는 더 위대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고-기버(The GO-GIVERㆍ아낌없이 주는 사람이란 뜻)`의 저자이자 영업ㆍ동기 부여 컨설턴트인 밥 버그 버그커뮤니케이션스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린 영업사원은 자신의 목표 달성보다 고객에 대한 관심을 더 중시 여겼던 `고-기버`형 인재"라며 "반면 고객을 물건이 팔리는 통로로만 치부하는 고-테이커(go-takerㆍ가져가려는 사람)형 영업사원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음은 밥 버그 대표와의 일문일답.

▶25년 전 라디오ㆍTV 광고 판매로 영업 인생을 시작했다. 당시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해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성공적인 영업비결이란 점을 빨리 깨달았다. 질문을 통해 고객들이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영업의 핵심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성공적인 영업을 할 수 없다.
-당신이 생각하는 영업이란.
▶영업의 핵심은 누군가가 원하고 필요로 하며 열망하는 것을 찾아주고 이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영업 코치로 꼽히는 고(故) 지그 지글러(Zig Ziglarㆍ1926~2012년)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도록 충분히 도와주기만 하면 당신은 자신의 삶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쥘 수 있다"고.
난 이 한 문장에 영업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 영업이다. 따라서 영업에서 중심이 돼야 하는 것은 상품이나 서비스, 영업사원이 아닌 바로 고객이다. 고객에게 어떻게 하면 가치를 더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당신이 말하는 `고-기버`란 무엇인가.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무엇인가.
▶`고-기버`는 다른 사람에게 가치를 주는 데 집중한다. 반면 `고-테이커`는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한다.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관심을 주는지가 영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애덤 그랜트 미국 와튼경영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저서 `기브 앤드 테이크`에서 호주 자산관리사들의 성공 요인에 대한 연구를 실었다.
물론 그들의 전문성과 능력도 중요했지만 이는 성공요인이 아니었다. 평균 성적을 낸 자산관리사와 훌륭한 자산관리사의 차이는 고객에게 얼마나 관심을 줬는지였다. 이는 다시 표현하자면 고-기버형 인재들이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뜻이다. 이는 내가 영업을 하면서도 느꼈던 점이다.
반면 고-테이커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팔겠다는 생각에 집착한다. 고객을 판매 `대상`으로만 여긴다. 고-기버는 고객을, `고-테이커`는 자기 자신을 중시 여긴다는 점에서 가치관이 다르다.
보통 사람들은 `고-테이커`가 영업사원으로 더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완전히 틀린 생각이다. 수많은 연구와 내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봤을 때 다른 사람을 섬기고 주려는 자들이 더 큰돈을 번다.

▶이익을 지속적으로 내며 성공한 거의 모든 세일즈맨이 `고-기버`형인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고객한테서 무언가를 가져가려고만 하는 `고-테이커`는 영업 비즈니스 세계에 오래 발을 붙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테이커가 성공하는 예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반짝하는 게 대부분이다.
나는 자주 이야기한다. 누군가 매우 성공하고 지속가능한 사업을 하면서 고객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있다면 `고-기버`일 거라고 말이다. 미국 샌안토니오시에서 웨딩드레스숍인 `더 브라이들 살롱(The Bridal Salon)`을 운영 중인 에이미 웰스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웨딩드레스를 파는 일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예비신부들이 원하는 것을 짚어 그들에게 행복과 만족도를 주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이 매장에 들어서는 신부들은 누구든 진정으로 환영받는 느낌을 받는다. 에이미 웰스는 `고-테이커`처럼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판매하려 하지 않고 고객들의 마음이 편해지도록 한다. 이후 자신은 물건을 파는 사람이 아닌 고객이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구매 경험`을 주는 사람이란 걸 알린다. 에이미 웰스가 주는 분위기와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그의 성공비결이다. 여기서 웨딩드레스는 영업에 있어 맥거핀(Macgufinㆍ영화 초반에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다 사라지는 일종의 장치)일 뿐이다. 웰스는 웨딩드레스를 파는 것보다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것을 더 우선시하려고 노력한다.
-경기가 안 좋을 때 고-기버형 영업방식이 통하겠느냐. `주는` 방식의 영업을 펼치고 싶어도 성과를 독촉하는 영업 조직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
▶고-기버형 영업사원들이 자신의 영업철학과 상충되는 곳에서 일을 한다면 과연 그곳에서 계속 일을 해야 할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고-기버형 영업사원들은 고-기버형 마인드를 갖춘 회사에서 일하면 된다. 대표적인 고-기버형 기업인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은 40년간 이익을 냈다. 그들은 이익 창출에 집중하기보다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고 결국 동종업계에서 유일하게 지속적인 이익을 내는 회사가 됐다. 기억하라. 이익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이익과 멀어진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사실 완벽하게 들어맞는 말이다. 자유시장 체제에서 사람들이 비즈니스 관계를 맺는 이유는 상대방이 내게 가치를 주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당신의 상품을 사는 이유는 상품이 좋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주는 경험과 가치가 좋기 때문이다. 판매 인센티브도 결국 고-기버형 직원들이 독차지하게 된다.
-영업조직을 고-테이커형에서 고-기버형으로 바꾸려면.
▶고객이 준 만큼 돌려주겠단 식의 고-테이커형 영업 마인드가 결코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고-기버형 조직 문화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고객을 도와주는 방식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내성적인 사람도 좋은 세일즈맨이 될 수 있나.
▶물론이다. 수다스러운 사람보다 내성적인 사람이 좋은 세일즈맨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내성적인 사람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질문을 하고 그들에게 집중한다. 수다스러운 사람은 일방적으로 제품에 대한 얘기만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놀라지만 사실이다. 좋은 영업사원은 더 많이 질문하고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최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인터넷 영업 때문에 보험ㆍ여행 등 영업사원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는데.
▶인터넷 등으로 저가로만 경쟁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저가는 결국 상품의 가치를 생필품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이렇게 해선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힘들다. 영업사원들은 자신과 비즈니스를 하면 고객들에게 추가적인 가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알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고객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강연을 다닌다. 그러나 절대 인터넷으로 더 싼 비행기표를 사지 않는다. 대신 돈을 더 주고서라도 나의 전담 여행사 직원을 통해 표를 산다. 왜냐하면 그는 내 삶을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는 날 친구처럼 대해주고 인터넷이 하지 못하는 세세한 것까지 챙겨준다. 내가 원하는 좌석을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비행기 좌석도 업그레이드시켜 주기 위해 노력한다. 긴급 상황에 대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여행에서 돌아오면 환영 메시지를 보내준다. 나는 이 직원을 내 고객에게도 소개시켜 주고 있다.
-소수의 고객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다수의 고객이라도 단기적으로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한가.
▶상품과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소수의 고객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많은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관계의 질이다. 고객의 수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고객의 수가 늘어난다. 결론적으로 영업을 할 땐 좋은 관계 형성과 고객의 수 둘 다 필요하다. 그러나 좋은 관계 형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선 진심 어린 관심을 보여야 한다. 고객이 무슨 일을 하는지, 그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그리고 자신이 고객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고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묻고 대답하면 고객의 마음을 열고 신뢰를 기반으로 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전설적인 세일즈맨들이 영업의 원칙은 인생의 원칙에도 적용된다는데.
▶그렇다. 보편적인 원칙은 결국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영업을 하든 삶을 살아가든 어떤 상황에서라도 내가 아닌 남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 He is…
다수의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영업ㆍ리더십ㆍ커뮤니케이션ㆍ동기부여 컨설턴트다. 25년 전 라디오ㆍTV 광고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태양열 온수기 등을 팔아 성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