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직원 채용의 5대 기준…스킬 중심으로 뽑으면 안된다
길벗 道伴
2013. 9. 24. 14:11
헛웃음만 나왔다. 솔직히 기가 막혔다. 신입사원을 뽑는데 기준이 스킬(skill)이라는 기사를 읽고서였다. "바이어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계약 조건을 만들어 봐라." “당신은 판매자, 옆 사람은 구매자라고 생각하고 서로 가격을 흥정해 봐라." 등이 면접 질문이란다. 생산성을 높여야 글로벌 경쟁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스킬 중심으로 사람을 채용하는 풍조라고 한다.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단언컨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글로벌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사람을 채용할 때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기는 말이 있다. 비자(Visa) 설립자인 디 혹(Dee Hock)이 했던 말이다. 오래 전에 한 말이지만, 그 가치는 절대 녹슬지 않았다. "사람을 채용하고 승진시킬 때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사람됨(integrity)이다. 두 번째는 동기부여(motivation), 세 번째는 역량(capacity), 네 번째는 이해력(understanding), 다섯 번째는 지식(knowledge)이다. 경험(experience)은 마지막이며 가장 덜 중요하다."
스킬은 지식 또는 경험의 범주에 속한다. 채용, 승진의 기준으로 가장 덜 중요한 것이다. 왜 그럴까? 디 혹은 그 답도 제시했다. "사람됨이 없는 동기 부여는 위험하다. 동기 부여가 없는 역량은 쓸모가 없다. 역량이 없는 이해력은 한계가 있다. 이해가 없는 지식은 의미가 없다. 지식이 없는 경험은 맹목이다."
특히 디 혹은 경험에 대해 한 마디 더했다. "다른 모든 요건을 갖춘 사람이라면 경험은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스킬도 마찬가지다. 사람됨과 동기부여, 역량 등을 갖춘 사람이라면 단기간에 익힐 수가 있다. 그런데도 스킬을 중심으로 직원, 특히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하니 헛웃음만 나오는 것이다. 어차피 신입사원의 경험과 지식은 제한돼 있을 수 밖에 없다. 기업은 사람됨, 동기부여, 역량 등의 조건을 갖춘 사람을 신입으로 뽑아 가르치면 된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당장 써 먹기 위해 스킬을 중심으로 사람을 뽑는다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커다란 손해를 볼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됨은 떨어지지만, 승진과 성공의 열망에 불타는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디 혹이 말했듯이 사람됨이 없는 동기 부여는 위험하다. 이런 사람들은 무모한 투자, 동료의 공 가로채기 등으로 조직에 큰 해악을 미친다. 직장내 악질은 대부분 이런 유형이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기적이다. 당장 기업이 써먹을 수 있는 스킬을 가르치라고 대학에 요구한다. 대학 졸업생들을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며 불만이 대단하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사람됨, 동기부여, 역량, 이해력 등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대학 4년은 벅차다. 사람됨을 배우려면 철학과 윤리를 고민해야 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려면 전공 공부 외에도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배워야 한다. 역량을 키우려면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런데도 스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학과 신입직원을 탓할 것인가?
만약 기업이 대학에 `신입 직원 후보자들의 사람됨이 떨어지고 세상에 대한 이해력과 기본적인 역량이 떨어진다`고 비판한다면 필자는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사실이 그렇다면 대학은 비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스킬이 부족하다고 기업이 대학과 신입직원을 탓한다면 이기심의 발로일 뿐이다. 기업은 사람됨, 동기부여, 역량 등의 요건을 고루 갖춘 인재가 자사의 문을 두드린다면 두 손을 들고 감사하며 환영해야 한다. 이런 인재들에게 스킬 정도는 단기간에 익힐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인수 기자]
글로벌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사람을 채용할 때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기는 말이 있다. 비자(Visa) 설립자인 디 혹(Dee Hock)이 했던 말이다. 오래 전에 한 말이지만, 그 가치는 절대 녹슬지 않았다. "사람을 채용하고 승진시킬 때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사람됨(integrity)이다. 두 번째는 동기부여(motivation), 세 번째는 역량(capacity), 네 번째는 이해력(understanding), 다섯 번째는 지식(knowledge)이다. 경험(experience)은 마지막이며 가장 덜 중요하다."
스킬은 지식 또는 경험의 범주에 속한다. 채용, 승진의 기준으로 가장 덜 중요한 것이다. 왜 그럴까? 디 혹은 그 답도 제시했다. "사람됨이 없는 동기 부여는 위험하다. 동기 부여가 없는 역량은 쓸모가 없다. 역량이 없는 이해력은 한계가 있다. 이해가 없는 지식은 의미가 없다. 지식이 없는 경험은 맹목이다."
특히 디 혹은 경험에 대해 한 마디 더했다. "다른 모든 요건을 갖춘 사람이라면 경험은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스킬도 마찬가지다. 사람됨과 동기부여, 역량 등을 갖춘 사람이라면 단기간에 익힐 수가 있다. 그런데도 스킬을 중심으로 직원, 특히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하니 헛웃음만 나오는 것이다. 어차피 신입사원의 경험과 지식은 제한돼 있을 수 밖에 없다. 기업은 사람됨, 동기부여, 역량 등의 조건을 갖춘 사람을 신입으로 뽑아 가르치면 된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당장 써 먹기 위해 스킬을 중심으로 사람을 뽑는다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커다란 손해를 볼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됨은 떨어지지만, 승진과 성공의 열망에 불타는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디 혹이 말했듯이 사람됨이 없는 동기 부여는 위험하다. 이런 사람들은 무모한 투자, 동료의 공 가로채기 등으로 조직에 큰 해악을 미친다. 직장내 악질은 대부분 이런 유형이다.
|
||
올해 4월 삼성 신입사원 채용 직무적성검사를 마치고 나오는 구직자들(사진=연합뉴스) | ||
만약 기업이 대학에 `신입 직원 후보자들의 사람됨이 떨어지고 세상에 대한 이해력과 기본적인 역량이 떨어진다`고 비판한다면 필자는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사실이 그렇다면 대학은 비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스킬이 부족하다고 기업이 대학과 신입직원을 탓한다면 이기심의 발로일 뿐이다. 기업은 사람됨, 동기부여, 역량 등의 요건을 고루 갖춘 인재가 자사의 문을 두드린다면 두 손을 들고 감사하며 환영해야 한다. 이런 인재들에게 스킬 정도는 단기간에 익힐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