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기업 커갈수록 혁신동력 떨어진다면…
길벗 道伴
2013. 10. 12. 21:44
기업 커갈수록 혁신동력 떨어진다면…
현사업? 신사업?
양자택일이 아닌 앤드(AND) 개념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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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혁신은 진화와도 같다. 혁신에
실패한 기업은 결국 도태된다. 혁신으로 성장한 기업도 혁신 모멘텀이 둔화되는 순간 사라지고 만다. 히텐드라 파텔 IXL센터 창업자 겸
매니징디렉터(CEO)는 기업 혁신의 역사를 목격해 온 세계적인 혁신 전문가다. 한때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던 모토롤라에서 근무했던 그는
이후 혁신 전문 컨설턴트로 `혁신이 이끄는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Innovation Driven Strategy)`을 전파하고 있다. 다음은
최근 방한한 파텔 매니징디렉터와의 일문일답.
-기억에 남는 기업 혁신 컨설팅은.
▶내 첫 번째 컨설팅 고객은 멕시코의 시멘트 생산업체 세멕스(CEMEX)였다. 2000년 당시 세멕스의 멕시코 시멘트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했다. 점유율이 높아지면 독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었다. 세멕스는 점유율을 낮추는 대신 시멘트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했다. 점유율 70% 선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시장이 커지면 세멕스의 매출도 자연스레 늘기 때문이다.
시멘트 시장이 성장하려면 건설 속도가 빨라져야 했다. 건설 속도가 빨라지려면 시멘트 공급이 빠른 속도로 이뤄져야 했다. 우리는 멕시코에 2300여 매장이 있는 홈디포(Home Depot)에 시멘트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시멘트 운송이 제때 이뤄지도록 했다. 당시 GPS를 트럭에 부착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GPS는 너무 비쌌다. 우리는 대신 트럭에 다양한 색깔의 풍선을 달아 시멘트 운송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사례는 "시멘트 회사도 성공한 혁신, 당신 기업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사례로 게리 하멜 런던경영대학원 교수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등이 여러 차례 인용했다.
-당신이 주창하는 `혁신이 이끄는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이란.
▶쉽게 말하면 현재 트렌드를 통해 가시화된 미래에 초점을 맞춘 전략 수립을 뜻한다. `야망 전략(ambition strategy)`이라고도 부르는 이 전략은 당신이 얽매이는 현재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이 성장 전략은 경쟁자나 공급자, 구매력에서 좀 더 벗어나 새로운 시장과 분야에 기반을 둔다.
이 전략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내가 컨설팅을 맡았던 세계 3대 음료업체 중 한 곳을 꼽고 싶다. 이 회사는 자신들의 설탕 첨가음료가 건강상의 이유로 담배처럼 거대 소송전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들은 `음료도 건강해질 수 있다`란 혁신적인 전략을 수립했다. 탄산 등 설탕 첨가음료 제품에서 물ㆍ주스ㆍ차 등으로 주력 사업을 옮겨갔다. 이 회사는 이런 혁신을 통해 40억달러의 성장을 달성했다.
-당신이 한때 일했던 모토롤라가 혁신 동력을 잃고 구글에 인수당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모토롤라는 시장을 창출하는 특별한 기업이었다. 휴대폰이든 무선호출기든 만들기만 하면 1등을 차지했다. 당시 나는 리튬이온배터리와 콘덴서 분야에서 6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내가 근무할 당시 모토롤라의 리더들은 항상 "다음엔 뭘 만들 거지" 또는 "만약 이렇게 한다면 어떨까"라고 물었다. 그리고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멋진 아이디어다. 시제품을 보여줘"라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혁신보다는) 효율성과 품질이 강조됐다. 영업ㆍ마케팅ㆍ제조ㆍ연구개발(R&D)ㆍ인사 시스템은 정형화됐다.
-혁신적인 기업도 규모가 커지면 혁신 동력을 잃는데.
▶큰 기업들도 민첩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로 혁신의 중요성이 경영진에 의해 강조되어야 한다. 둘째, 혁신을 찾아낼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로 직원들의 일과가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특화되도록 훈련돼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규모 팀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기업은 항상 현재의 핵심 사업을 유지해야 할지, 신사업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는데.
▶현 사업과 신사업 둘을 양자택일이 아닌 `앤드(AND)`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신성장동력의 씨앗을 이 성장동력이 가시화되기 한참 전에 심어야 한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현 핵심사업을 총괄하고, CEO가 중장기 전략을 짜는 식으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최근 각광받는 직책이 바로 CIO(최고혁신책임자)다. 그들은 소규모 팀을 이끌고 회사의 미래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휴대전화사업부 인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경쟁에 관한 MS의 능력을 절대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MS가 현재 모든 부문에서 뒤처질지 몰라도 그들은 항상 뛰어난 인내심과 자금력, 오랜 경쟁을 통해 결국 시장 지배자 자리에 등극하곤 했다. 커뮤니케이션 기기는 결국 모토롤라를 인수한 구글과 MS 간의 양자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또한 꾸준히 더 나은 칩셋을 만들어내거나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IXL센터는…
서울사무소를 포함해 전 세계 9개 지사를 운영 중인 글로벌 혁신 전문 컨설팅 업체다. 아서디리틀ㆍ모니터그룹의 혁신 컨설팅 부문 컨설턴트들과 미국 헐트국제경영대학원 교수들이 함께 설립했다. 3Mㆍ알리바바ㆍ시스코ㆍGEㆍP&GㆍIBMㆍ펩시ㆍ화이자와 현대자동차ㆍ포스코ㆍLG유플러스 등 국내외 기업들이 주 고객이다.
■ He is…
히텐드라 파텔 IXL센터 창업자 겸 매니징디렉터(CEO)는 세계적인 혁신전문가로 꼽힌다. 미국 헐트국제경영대학원 혁신성장프로그램 학과장도 맡고 있다. 모토롤라, 아서디리틀, 모니터그룹에서 근무했다. 미 노스웨스턴대 켈로그스쿨에서 MBA를, 미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이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기억에 남는 기업 혁신 컨설팅은.
▶내 첫 번째 컨설팅 고객은 멕시코의 시멘트 생산업체 세멕스(CEMEX)였다. 2000년 당시 세멕스의 멕시코 시멘트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했다. 점유율이 높아지면 독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었다. 세멕스는 점유율을 낮추는 대신 시멘트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했다. 점유율 70% 선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시장이 커지면 세멕스의 매출도 자연스레 늘기 때문이다.
시멘트 시장이 성장하려면 건설 속도가 빨라져야 했다. 건설 속도가 빨라지려면 시멘트 공급이 빠른 속도로 이뤄져야 했다. 우리는 멕시코에 2300여 매장이 있는 홈디포(Home Depot)에 시멘트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시멘트 운송이 제때 이뤄지도록 했다. 당시 GPS를 트럭에 부착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GPS는 너무 비쌌다. 우리는 대신 트럭에 다양한 색깔의 풍선을 달아 시멘트 운송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사례는 "시멘트 회사도 성공한 혁신, 당신 기업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사례로 게리 하멜 런던경영대학원 교수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등이 여러 차례 인용했다.
-당신이 주창하는 `혁신이 이끄는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이란.
▶쉽게 말하면 현재 트렌드를 통해 가시화된 미래에 초점을 맞춘 전략 수립을 뜻한다. `야망 전략(ambition strategy)`이라고도 부르는 이 전략은 당신이 얽매이는 현재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이 성장 전략은 경쟁자나 공급자, 구매력에서 좀 더 벗어나 새로운 시장과 분야에 기반을 둔다.
이 전략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내가 컨설팅을 맡았던 세계 3대 음료업체 중 한 곳을 꼽고 싶다. 이 회사는 자신들의 설탕 첨가음료가 건강상의 이유로 담배처럼 거대 소송전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들은 `음료도 건강해질 수 있다`란 혁신적인 전략을 수립했다. 탄산 등 설탕 첨가음료 제품에서 물ㆍ주스ㆍ차 등으로 주력 사업을 옮겨갔다. 이 회사는 이런 혁신을 통해 40억달러의 성장을 달성했다.
-당신이 한때 일했던 모토롤라가 혁신 동력을 잃고 구글에 인수당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모토롤라는 시장을 창출하는 특별한 기업이었다. 휴대폰이든 무선호출기든 만들기만 하면 1등을 차지했다. 당시 나는 리튬이온배터리와 콘덴서 분야에서 6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내가 근무할 당시 모토롤라의 리더들은 항상 "다음엔 뭘 만들 거지" 또는 "만약 이렇게 한다면 어떨까"라고 물었다. 그리고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멋진 아이디어다. 시제품을 보여줘"라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혁신보다는) 효율성과 품질이 강조됐다. 영업ㆍ마케팅ㆍ제조ㆍ연구개발(R&D)ㆍ인사 시스템은 정형화됐다.
-혁신적인 기업도 규모가 커지면 혁신 동력을 잃는데.
▶큰 기업들도 민첩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로 혁신의 중요성이 경영진에 의해 강조되어야 한다. 둘째, 혁신을 찾아낼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로 직원들의 일과가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특화되도록 훈련돼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규모 팀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기업은 항상 현재의 핵심 사업을 유지해야 할지, 신사업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는데.
▶현 사업과 신사업 둘을 양자택일이 아닌 `앤드(AND)`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신성장동력의 씨앗을 이 성장동력이 가시화되기 한참 전에 심어야 한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현 핵심사업을 총괄하고, CEO가 중장기 전략을 짜는 식으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최근 각광받는 직책이 바로 CIO(최고혁신책임자)다. 그들은 소규모 팀을 이끌고 회사의 미래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휴대전화사업부 인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경쟁에 관한 MS의 능력을 절대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MS가 현재 모든 부문에서 뒤처질지 몰라도 그들은 항상 뛰어난 인내심과 자금력, 오랜 경쟁을 통해 결국 시장 지배자 자리에 등극하곤 했다. 커뮤니케이션 기기는 결국 모토롤라를 인수한 구글과 MS 간의 양자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또한 꾸준히 더 나은 칩셋을 만들어내거나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IXL센터는…
서울사무소를 포함해 전 세계 9개 지사를 운영 중인 글로벌 혁신 전문 컨설팅 업체다. 아서디리틀ㆍ모니터그룹의 혁신 컨설팅 부문 컨설턴트들과 미국 헐트국제경영대학원 교수들이 함께 설립했다. 3Mㆍ알리바바ㆍ시스코ㆍGEㆍP&GㆍIBMㆍ펩시ㆍ화이자와 현대자동차ㆍ포스코ㆍLG유플러스 등 국내외 기업들이 주 고객이다.
■ He is…
히텐드라 파텔 IXL센터 창업자 겸 매니징디렉터(CEO)는 세계적인 혁신전문가로 꼽힌다. 미국 헐트국제경영대학원 혁신성장프로그램 학과장도 맡고 있다. 모토롤라, 아서디리틀, 모니터그룹에서 근무했다. 미 노스웨스턴대 켈로그스쿨에서 MBA를, 미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이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