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박남규 교수의 창조경영

길벗 道伴 2013. 10. 12. 21:56
*. 쿨소재에서 발열원단 착안…유니클로의 뜨거운 역발상

◆ 박남규 교수의 창조경영 ◆

 

무더위가 극심한 여름은 노출의 계절이다. 더위를 이기려는 사람들이 옷을 벗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이트칼라들은 불행히도 이런 자유가 없다. 그래서 대부분 시원한 쿨 소재 양복을 사고 싶어한다. 패션업계에서 쿨기능을 갖춘 원단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벌써 20년이 넘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쿨소재와 반대되는 핫소재를 개발한 것은 불과 10년밖에 되지 않았다. 여름에 시원한 소재를 생각한다면 겨울에는 당연히 발열원단을 생각하는 것이 매우 간단한 상식인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발열원단을 생각한 것은 이미 글로벌 기업이 되어버린, 일본 유니클로다. 2003년에 처음으로 출시하여 현재까지 1억장 이상을 판매하면서 패션산업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

패션기업들은 디자인이 강한 반면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력이 약하다. 이런 약점 때문에 유니클로는 세계적인 신소재 기업 도레이를 파트너로 선정하였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현시켜줄 전문 기술력을 확보하는 방안이었다.

유니클로가 개발한 발열원단은 3세대에 걸쳐서 진화하였다. 2003년에 출시한 1세대 히트테크 원단은 면을 마카로니 모양의 섬유구조로 구성하여 내부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채워진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서 열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그리고 폴리에스터 원단을 결합하여 수분흡수 및 신속 건조 기능도 추가하였다.

 

2006년에 출시한 2세대 히트테크 원단은 사람의 머리카락보다 10배 이상 가늘게 만든 레이온과 초미세 아크릴릭 원단을 활용하여, 원사 내부에 만드는 공간을 더욱 정교하게 설계하여 발열 및 보온 기능을 강화하였다. 사실상 본원적인 히트테크 원단이 만들어진 시점이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2012년 유니클로는 3세대 히트테크 원단을 출시하였다. 2세대 초미세 원단구조를 더욱 진화시켜 보온기능을 개선시킨 것은 물론, 수분 흡수 및 배출 기능을 강화하고, 악취를 제거하는 기능까지 추가하였다.

유니클로가 만든 히트테크의 원단 구조와 기능을 보고 있으면 마치 최첨단 전자제품을 경험하는 착각이 든다. 다른 기업들이 더 좋은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경쟁을 하였다면 유니클로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차별화된 원단을 개발하는 경쟁을 하였다. 일본에서 의류산업은 80년대 이후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분류되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업종전환을 하거나 해외 이전을 추진하였지만 유니클로의 단순한 발상 전환은 유니클로를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 패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12년을 기준으로 유니클로는 일본에서 3%밖에 성장하지 못했지만, 해외시장에서 전년 대비 64% 성장하였다. 전 세계가 불황 및 소비침체와 싸우던 바로 그 시기에 유니클로는 2012년 1년 동안 무려 111개의 해외 매장을 신설하였다.

지금 현재 2300여 개의 매장과 연간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유니클로는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한국 기업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 "혁신기술이 순식간에 시장을 바꾼다"
매경 패션CEO포럼, 박남규 서울대 교수 강연
기사입력 2013.10.10 17:20:56 | 최종수정 2013.10.10 19:16:26

 

매경미디어센터 12층에서 10일 열린 `제21회 매경 패션CEO포럼`에 참석한 이승범 두산타워 대표, 김진형 남영비비안 대표, 박재현 매일경제 논설주간,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원대연 패션협회 회장, 한정애 토토키드 대표, 김대환 슈페리어 대표(앞줄 오른쪽부터) 등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움직이는 컴퓨터, 입을 수 있는 컴퓨터죠. 제조ㆍ유통 일괄형 의류(SPA)의 등장 이후 패션계 흐름이 바뀌었던 것처럼 전기차가 산업계의 흐름을 바꿀 겁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21회 매경 패션CEO포럼`에서는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인한 세계경제변화`를 주제로 경영 혁신에 대해 강연했다. 매일경제신문과 한국패션협회가 공동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김진형 남영비비안 대표, 이승범 두산타워 대표, 강희태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 조재훈 평안L&C 부회장 등 국내 패션ㆍ유통기업 최고경영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강연에서 박남규 교수는 "기존 시장에서는 신기술이 출현한다고 시장이 바로 형성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초기 특정 시점에 도달하면 시장이 폭발적인 혁신상태에 돌입한다"고 주장했다. 타자기 시장이 형성되는 데 39년이 걸렸지만, 전자계산기가 시장에 자리 잡는 데는 12년이 걸렸고, 스마트폰은 퍼스널컴퓨터보다 3배 더 빠르게 진화한 사례도 있다.

박 교수는 "전기차 시장 확대가 요원해 보여도 지난 9월 노르웨이에서 전기차 테슬라가 가장 많이 팔리는 등 이미 혁신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경쟁전략 시작은 `시장 이해`      미래변화 예측후 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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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창조경영 칼럼을 매주 토요일마다 기고하여 이제 30회를 훌쩍 넘겼다. 그런데 요즘 필자가 독자들로부터 부쩍 자주 받는 질문이 하나 생겼다. 창조경영 칼럼의 내용은 참 좋은데 어떻게 하면 창조적 경쟁전략을 찾을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 달라는 주문이다.

물론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하지만 방법만 알려준다고 해서 모두가 창조경영을 활용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만약 밀림에서 토끼가 여우를 잡아 먹을 수 있다고 한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대부분 사람들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토끼가 여우를 잡아먹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너무나 쉽다. 토끼가 사전에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해서 여우를 배고픈 호랑이에게로 유인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호랑이는 이왕이면 토끼보다 여우를 잡아먹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창조적 경쟁전략을 만들기 위해서는 네 가지 준비 단계를 철저히 거쳐야 한다. 가장 먼저 현재 사업부의 시장 경쟁구조를 다른 경쟁자들보다 훨씬 치밀하고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한다. 기존 경쟁구조를 얼마나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나 창의적인 경쟁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현재 경쟁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 경쟁구조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서 경쟁자보다 잘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 변화를 남들보다 먼저 예측하면 사전에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고 이런 준비를 통해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내가 사용하려는 특정 전략의 정확한 타이밍을 찾아내는 것이다. 경쟁자보다 정확한 예측을 할수록 보다 효과적인 타이밍을 찾을 수 있다. 동일한 전략을 사용하더라도 어떤 시장 상황과 타이밍에서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해당 전략의 성과는 현저히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가장 작은 투입으로 가장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전략을 디자인해야 한다. 마치 토끼가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듯하면서 사실은 여우를 배고픈 호랑이 앞으로 유인하는 것과 같은 전략을 구성해야 한다. 불가능한 목표와 불가능한 상황 아래에서 가장 창조적인 경쟁전략을 찾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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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창조적 경쟁전략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경쟁구조를 경쟁자보다 깊이 분석해 의미 있는 미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고 보다 좋은 예측을 기반으로 정확한 타이밍을 찾아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을 디자인해야 한다.

이렇게 쉬워 보이는 창조경영을 우리는 왜 어렵게 느끼는 것일까. 많은 경영자들이 시장 경쟁 구조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경쟁자가 하고 있는 같은 일이나 혹은 같은 전략을 좀 더 빨리, 혹은 좀 더 좋게 실행하는 것이 경쟁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창조경영이 아닌 모방경영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박남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