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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에 스마트소재 입히면 4D프린팅"

길벗 道伴 2013. 10. 21. 13:42

"3D프린팅에 스마트소재 입히면 4D프린팅"
4D프린팅 개념 창시자 스카일러 티비츠 MIT 자가조립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3.10.18 13:45:51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8월 `3D 프린팅` 기술 관련 정책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대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벌써 3D를 뛰어넘은 `4D 프린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한 달 뒤인 지난 9월. 미육군연구소는 MIT, 하버드대, 피츠버그대 등 4D 프린팅 기술을 연구하는 대학교에 85만5000달러(약 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3D 프린팅의 기본 원리는 이렇다. 우선 캐드(CAD) 등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은 제품을 디자인한다. 이 디자인을 액체ㆍ고체 형태의 플라스틱ㆍ고무 등 다양한 재료를 넣은 3D 프린터에 전송한다. 3D 프린터는 한 층씩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1시간에서 약 하루 만에 3차원 제품을 제작해낸다.

이처럼 3D 프린팅 기술도 따라가기 벅찬 현실 속에서 등장한 4D 프린팅은 대체 무엇일까. 최근 매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제14회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스카일러 티비츠(Skylar Tibbitsㆍ28) MIT 자가조립연구소(Self-Assembly Lab) 소장은 지난 16일 기자와 만나 "4D 프린팅의 상업화가 예상보다 매우 이른 시일 안에 도래할 것"이라며 "미 육군뿐 아니라 미 항공우주국(NASA)과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관심을 갖고 4D 프린팅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4D 프린팅이 대체 무엇이냐.

▶간단히 말하면 스마트 소재(Smart Material)를 활용한 3D 프린팅 기술이다. 스마트 소재는 형상기억물질처럼 열이나 물처럼 특정 외부 조건 아래에서 모습이 변하는 소재를 뜻한다. 3D 프린터를 활용해 어떤 제품의 부품들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이후 우리는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부품을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4D 프린팅은 다르다. 3D 프린터로 뽑아낸 스마트 소재의 제품이 특정 조건에 놓이면 스스로 모습이 변하게 된다. 즉 전통적인 제조과정에서 필수적이었던 조립 과정이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든다면.

▶스포츠 의류를 생각해보자. 스포츠 운동화든 각종 용품이든 모두 변하지 않는 불변의 상태다. 그러나 만약 이 제품들이 더위와 추위 등 외부 환경에 맞게 변할 수 있다면 어떨까. 자동차 산업에서 타이어를 보자. 우리는 비나 눈, 지표면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타이어를 써야 한다. 4D 프린팅 기술로 조건별로 스스로 변형되는 타이어를 만들 수 있다. 비행기의 날개나 선박의 형태는 항상 저항과 효율성의 문제에 부닥친다. 만약 이것들이 특정 조건별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면 더 쉽게 운항이 가능할 것이다.

스카일러 티비츠 MIT 자가조립연구소 소장이 4D 프린팅 기술을 통해 만든 자가조립 물질. 이 물질을 물에 넣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티비츠 소장이 연구 중인 대학 ‘MIT’ 로고 모양으로 스스로 변한다. [사진 제공=스트라타시스ㆍMIT]
-그렇다면 전통적인 제조방식을 통해 스마트 소재 제품을 만들면 되지 않나. 왜 굳이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야 되나.

▶물론 3D 프린팅 기술 없이도 스마트 소재 제품들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 소재와 3D 프린팅 기술을 결합한 4D 프린팅을 활용하면 이 소재들을 더 쉽게 다룰 수 있고 스스로 조립이 되는 제품까지 만들 수 있다. 형상기억합금 니티놀(nitinol)로 내 앞에 놓여 있는 컵을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니티놀은 비싸기도 하지만, 막대기 모양 등 이미 정해진 모습으로 구입을 한 뒤 이를 컵 모양으로 다시 가공해야 한다. 반면 4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니티놀을 3D 프린터에 집어넣으면 니티놀로 만들어진 컵을 바로 얻을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부품들을 직접 조립하는 게 오히려 편하지 않을까.

▶3D 프린팅 기술은 이미 여러 제조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주요 문제점들도 안고 있다. 3D 프린터가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 크기의 한계는 내 앞에 있는 이 작은 탁자 수준이다. 그리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아마 이 테이블을 3D 프린터로 만들어내는 데 하루도 더 걸릴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형편없다는 것이다. 반면 4D 프린팅은 플라스틱처럼 단순한 소재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특정 환경에서 스스로 조립하고 변할 수 있는 똑똑한 소재의 제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미 육군이 4D 프린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아마도 스텔스 폭격기에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4D 프린팅으로 비행기 표면을 만들었다고 치자. 이 표면이 특정 조건에서 모습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레이더에 폭격기가 아닌 다른 모양으로 비칠 수도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우주상에서 이 기술의 활용방안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기업이나 연구기관들도 이 흥미로운 기술에 뛰어들고 있다.

-4D 프린팅 기술이 언제쯤 상용화될까.

▶적용 분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만약 장난감이나 작은 규모의 제품이라면 이른 시일 안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4D 프린팅은 기존의 제조과정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이다. 함께 작업 중인 오토데스크(Autodeskㆍ3D 설계 소프트웨어 1위 업체)는 4D 프린팅을 통해 만들어질 제품의 변환 과정을 미리 예측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미 개발 중이다.

■ He is…

스카일러 티비츠 MIT 자가조립연구소 소장은 세계 1위 3D 프린터 업체인 스트라타시스(Stratasys)와 `4D 프린팅(4D printing)`이란 단어와 개념을 세계 최초로 고안해낸 사람이다. 그는 지난 4월 TED 강연을 통해 4D 프린팅 기술을 대중들에게 소개했다. 4D 프린팅에 뛰어들기 전까지 건축가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