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R&D 사업화 이렇게 성공했다 ①

길벗 道伴 2013. 11. 4. 17:51

◆ 매경ㆍ산업기술평가원 공동기획 / R&D 사업화 이렇게 성공했다 ① ◆

이경국 티브이로직 대표가 주력 제품인 스튜디오 모니터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방송 디스플레이 제작업체 티브이로직은 디지털 전환 수요를 예측해 R&D 활동을 펼쳐 세계 시장 점유율 15%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실물경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은 절대적이다. 2011년 세계 아홉 번째로 무역수지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후 2년 연속 1조달러 굳히기에 성공했다. 무역 8강 입지도 다졌다. 하지만 산업 경쟁력에 선행하는 기술개발(R&D) 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국가 기술을 측정하는 기술무역수지(원천기술 판매 로열티 대비 국외 지급 로열티)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로 처졌다. 자동차, 정보통신 등 주력 산업 몸집은 커졌지만 돈을 벌기 위한 연구가 죽어버리며 R&D 질이 급속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풀뿌리 연구를 담당해야 할 중소기업 R&D 기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에 매일경제는 토종 R&D로 `돈 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알짜기업 DNA를 살펴보는 연속 기획을 통해 국내 R&D 사업화 업그레이드 방안을 모색한다.

지난 25일 방송용 디스플레이 제작업체 티브이로직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본사. 2300㎡ 규모 아파트형 공장에 40여 명 R&D 인력들이 패널 검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디지털단지에 입주해 있는 여느 중소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산업단지 한편에 조그맣게 자리잡은 티브이로직은 방송장비 업계 `저격수`로 통한다. 토종 R&D로 세계 시장을 독식했던 글로벌 업체 소니 아성을 5년여 만에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세계 방송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티브이로직 점유율은 15%로 소니(25%)와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최고급 모델인 레퍼런스 모니터(다른 방송모니터 색상 기준이 되는 장비) 점유율은 40%로 소니(60%)를 바짝 추격 중이다.

연매출 300억원짜리 중기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올라선 비결이 뭘까. 표면적으로는 국가 R&D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티브이로직은 2009년 당시 소니만 갖고 있던 레퍼런스 모니터 기술 개발에 나섰다. 정부 지원금 5억4000만원을 종잣돈 삼아 18개월간 매달린 끝에 실제 색상을 가장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는 방송용 반도체칩 개발에 성공했다. 카메라 뷰파인더 모니터로도 대박을 쳤다.

이경국 티브이로직 대표는 "국내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방송 카메라도 디지털화했지만 뷰파인더가 너무 작아 일선에서 불만이 많았다"며 "실제 사용자인 카메라맨들을 위한 전용 모니터를 만들자는 데 생각이 미쳤다"고 말했다. 현재 티브이로직 매출 25%가 이 뷰파인더에서 나온다.

이 대표는 돈 되는 R&D 성공 비결로 세 가지 원칙을 꼽았다.

첫째, 이미 수요가 있는 시장에서 아이디어를 찾으라는 것이다. 둘째, 뭔가 다르게 만들라는 주문이다. 그는 "시장이 크면 클수록 남들이 안하는 니치마켓(틈새시장)에 R&D 역량을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셋째, 이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통해 개발 리스크를 낮추라는 것이다. 향후 티브이로직은 고부가가치 오디오 시장에서 금맥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방송 시장은 디지털화와 맞물리며 급격히 변했지만 오디오 시장은 CD플레이어 이후 30여 년간 변화가 없다"며 "CD를 대체하는 스마트뮤직서버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