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순식간에 기존시장 대체…파괴적 빅뱅을 대비하라

길벗 道伴 2013. 11. 5. 09:33

창조경영] 순식간에 기존시장 대체…파괴적 빅뱅을 대비하라
기사입력 2013.11.01 13:50:29

◆ 박남규 교수의 창조경영 ◆

1995년 크리스텐슨은 성숙시장에서 저가인 대체 상품이 등장해 기존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놓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현상을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기업들이 미처 대응할 시간적 여유 없이 불과 몇 주 사이에 기존 시장이 대체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전기자동차,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은 불과 수년 만에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무서운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이런 현상을 `파괴적 빅뱅(Big Bang Disruption)`이라고 한다.

파괴적 빅뱅이란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기술이나 신제품이 등장해 기존 기업들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을 정도로 매우 빠른 시간 내에 급속도로 성장ㆍ확산돼 기존 시장을 완전히 파괴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전통적인 GPS 방식 내비게이션 제품을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이 순식간에 대체하는 것 역시 파괴적 빅뱅 현상이다.

파괴적 빅뱅이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과거처럼 단일 기업이 특정 제품을 구성하는 모든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사슬 분화에 따라서 여러 독립된 부품들과 해당 부품들을 결합하는 모듈화가 빠른 속도로 진화했다.

예를 들어 4~5개 부품 모듈들을 결합하면 휴대폰, 모니터, TV와 같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바로 이런 현상들 때문에 전통적인 제조업 발전 역사와는 전혀 다르게 특정 신제품이 출현하는 속도, 해당 신제품 생산량이 증가하는 속도, 그리고 특정 제품이 확산되는 속도가 과거와는 달리 혁신적으로 빨라진다.

둘째, 개별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많아지거나 부품기업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 예를 들어 특정 신제품이 출현하면 초기에는 해당 신제품에 필요한 부품 전문기업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1975년 PC산업 출범 이래 진행된 가치사슬 분화 현상은 특정 부품을 생산하는 부품 전문기업 숫자를 절대적으로 증가시켰다. 해당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 규모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 시장은 이제 막 새로운 제품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 숫자는 이미 완성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 숫자보다 많은 상태다.

셋째, 소프트웨어 혹은 OS 분야 전문인력이 매우 급속하게 증가했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의 인적자원 가치가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해당 분야에 종사하려는 전문가와 신규 인력 숫자 역시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전문인력들은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시장에 제품으로 출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