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머슴 리더쉽

길벗 道伴 2005. 9. 26. 11:06

[기자24시] 文의장의 '머슴' 리더십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지난 22일 중국 방문길에서 손에서 놓지 않은 책 한 권 이 눈길을 끌었다.

미국 AT&T 임원이었던 로버트 그린리프가 쓴 '리더는 머슴이다'는 경영학 서적이다 . "지도자는 맑은 정신과 이해심으로 최선을 다해 섬기는 자세를 보여야 하며, 추 종자는 앞에서 끌어주는 유능한 서번트에게만 응답할 것"이라는 지은이의 경영철학 을 담고 있다.

머슴 같은 자세로 구성원들에게 봉사하는 게 리더십이라는 것이다.

요즘 리더십은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졌다.

이른바 권위주의적 리더십의 붕괴다.

닦 달하고 명령을 내리기보다 자상한 지도자가 더 대접을 받는다.

이러다 보니 너무 혼란스러워져 전두환 전 대통령식의 '보스형 리더십'을 그리워하 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방중길 그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뭘까. 문 의장은 최근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 하며 곤두박질치는 여권의 지지율에 대한 해법을 이 책에서 찾고 싶어했는지 모른 다.

문 의장은 방중기간 돌아서지 않은 민심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7, 8월 무더위 속에서 휴가를 다 반납하고 민생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어쩌면 이럴 수 있느냐"며 "대통령을 욕하는 게 무슨 유행병과도 같다.


참 이상하다"고 했 다.

그는 이런 민심이반 현상을 '쓰나미'에 비유하면서 "쓰나미가 불 때는 납작 엎드려 있어야지 까불면 다 날아간다"며 답답해 했다.

문 의장은 치열한 당의장 경선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며칠 만에 맞은 4ㆍ30 재보선 참패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참여정부의 임기반환점을 전후해 노무현 대통령이 제기한 연정론은 오히려 당 지지 율을 까먹었고,10ㆍ26 재보선은 코앞에 닥쳤다.

'생즉사 사즉생'을 강조하는 뚝심의 문 의장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어떤 리더십 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국민을 가르치려 들지 말고 봉사하고 섬기는 '서번트 리더 십', 국민 뜻을 헤아리는 게 먼저일 것 같다.

[베이징 = 정치부 최용성 기자 choice@mk.co.kr]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5.09.25 18:14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