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대한민국 해발높이의 기준점...인천.
길벗 道伴
2006. 2. 14. 10:02
[조선일보 오윤희 기자]
‘대한민국의 높이 기준은 인천이 잡는다.’ 무슨 말일까? 산이나 고층건물의 높이를 말할 때 흔히 ‘해발 ○○○m’라고 한다. 기준 해수면으로부터의 높이를 뜻한다. 그런데 ‘기준 해수면’은 나라마다 다르다. 백두산 높이를 우리는 2744m라고 하지만 북한은 2750m, 중국은 2749m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기준 해수면은 인천 앞바다이다. 그러나 밀물·썰물과 파도 등 그때그때 높이가 다른 바다에서 기준 수위를 정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1913~1916년 검조장(檢潮場·해수면 높낮이를 관측하던 기관)이 4년간의 해수면 높이를 꾸준히 측정해서 평균치를 얻어냈다. 이 평균 해수면으로부터 일정한 높이의 지점을 골라 수준원점(水準原點)으로 삼고, 이곳을 국토 높이 측정의 기준으로 정했다. 수준원점의 해발고도는 26.6871m다.
이 수준원점이 있는 곳이 인천시 남구 용현동 인하공업전문대학이다. 7호관 뒤편에 땅을 단단히 다진 뒤 박아놓은 대리석 기둥이 있다. 기둥 중앙에 십자(十字)로 해발고도 26.6871m 지점(수준원점)이 표시돼 있다.
수준원점은 1917년 토지조사국이 인천역 부근 길가에 세웠으나, 1963년 국립지리원(현 국토지리정보원)이 손상을 우려해 인하공전으로 옮겼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수준원점을 출발지로 릴레이 식으로 높이를 비교해 가며 국토 전역에 2㎞ 간격으로 수준점들을 설치했다. 이를 기준으로 바다가 보이지 않는 오지(奧地)에서도 높이를 잴 수 있다.
현재 수준원점의 관리는 인하공전이 맡고 있다. 측량과 지리정보시스템(GIS) 전문학과인 ‘항공지형정보시스템과’도 1992년 인하공전에 처음 생겼다. 차영호 인하공전 대외협력팀장은 “4월에 ‘원점 마라톤대회’, 5월에 ‘원점 체육대회’, 9월에는 ‘원점 축제’ 등 수준원점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매년 열고 있다”며 “인천의 자랑거리이고, 대한민국 기념물로도 손색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