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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10개만 생기면 그게 곧 통일

길벗 道伴 2013. 5. 28. 09:02

개성공단 10개만 생기면 그게 곧 통일

등록 : 2013.05.26 20:22 수정 : 2013.05.26 20:22

 

북한에 대한 불편한 진실
윤대규 지음/한울·1만4000원

국제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투자은행 골드먼삭스가 얼마 전, 2050년엔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해 화제가 됐다. 골드먼삭스는 당연히 그때의 한국을 분단국이 아니라 남북통일국가로 상정했다.

지금 유추해 보더라도 통일 한반도는 양·질 모두 전혀 다른 차원의 국가로 바뀔 것이다. 우선 8000만에 가까운 인구와 시장 토대 위에 펼쳐지는 생산·소비는 지금과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남북이 연결되면 그것은 곧 1300㎞에 달하는 중국 동북3성과 한반도 국경의 경제적 개방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또 중국 및 러시아 극동지역이 한반도와 광대한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가 동아시아 경제권역의 중심 지위를 확보할 경우 지역안정의 추, 경제·문화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과 북한대학원 원장을 역임한 윤대규 경남대 서울부총장의 <북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바로 그런 비전을 염두에 둔 남북문제 해법을 제시한다. 윤 교수가 보기에 북의 붕괴를 전제로 한 흡수통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미·중·일·러 등 주변 대국들이 한반도의 정세 급변을 바라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특히 중국이 북의 붕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피폐해지긴 했지만 북 자체의 생존력도 결코 약하지 않다.

지은이는 북핵과 남북교류를 분리 추진하면서 정치적 통합을 서두르지 말고 실현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통합해 가자고 제안한다.

먼저, 북 체제를 인정하고 내정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체제경쟁에서 이긴 자신감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자세를 펼칠 것을 주문한다. 남쪽이 먼저 북쪽의 방송과 출판물을 전면 개방해서 누구나 북한 매체들을 접할 수 있게 하고, 북쪽으로 가는 여행을 허용하라고 촉구한다. 그리고 개인 차원의 대북 경제활동, 사업을 폭넓게 허용하고, 정부 차원에서 개성~신의주, 서울~평양 고속도로를 무상으로 건설해 주고, 대신 예컨대, 서울을 겨냥하고 있는 북의 장사정포들을 사정거리 바깥으로 후퇴하게 하는 빅딜을 하라고 권한다. 그야말로 개성공단 10개만 만들면 그게 곧 통일일 수 있다는 발상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국가연합 단계로 가면 그게 사실상 통일이며, 그렇게 될 경우 골드먼삭스의 예언은 실현되고 한반도는 역사상 전례없던 새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윤 교수는 내다본다.

그는 정치가가 아니라 이런 장기 비전을 지닌 진정한 정치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