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웨어러블` 시대의 도래…모바일을 입어라

길벗 道伴 2013. 6. 16. 23:33

 [Trend] `웨어러블` 시대의 도래…모바일을 입어라

사람들 시선·양손 자유롭게 만들어 `편리` "CCTV 구글 글래스" 사생활 침해는 논란
강영훈 SK플래닛 M&C부문 그룹장

 

모바일을 넘어 `웨어러블(wearable)`의 트렌드가 보이기 시작한다. 인터넷과 PC를 사람들 주머니와 핸드백 속에 넣고 다니는 모바일 혁명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제는 그것들을 몸에 착용하고 다니는 웨어러블 시대가 눈앞에 펼쳐지려 하고 있는 것.안경, 시계, 밴드, 의류 등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컴퓨팅 기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무르익었다. 웨어러블의 대표 격인 `구글 글래스`에 대한 검색량 그래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2년 후에는 스마트폰 인구의 약 15%가 웨어러블 기기를 구매할 것이라는 자료도 보인다.

2054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주인공이 투명 디스플레이를 앞에 두고 양손에 검은 글러브를 착용한 상태에서 손과 팔을 현란하게 움직여 마우스처럼 쓰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얼마 안 있으면 이는 실제로 가능해진다.

`MYO`라고 하는 생체 컨트롤러를 통해 팔 근육의 신호와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해 마치 손과 팔을 컨트롤 기기처럼 쓰는 것이다. 이 웨어러블 기기는 149달러로 가격이 정해졌으며 2만5000개에 대해 사전주문을 받아 2014년 초에 일괄 배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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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역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의 또 한 번의 혁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100여 명의 디자이너, 마케터, 개발자들로 구성된 전담팀을 투입해 일명 `아이워치`를 출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도 웨어러블 기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거나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구글 글래스`만큼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관심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없다. 2012년 처음 공개된 구글 글래스는 안경 곳곳에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배터리, GPS 등이 내장돼 있다. 아직 개발 단계인 구글 글래스의 실제 성능에 대해 논하기보다는, 이것이 웨어러블 시대에 더욱 가속화될 현대 사회의 여러 사회적인 문제와 마케팅 관점까지 전면으로 끌어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구글의 창립자 세르게이 브린은 올해 초 TED 영상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폰을 내려다보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사람들과 정보를 접하는 방법이 아니다"고 구글 글래스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시선을 `내리깔지` 않더라도 정보 확인이 가능한 것이 바로 얼굴 위의 안경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오히려 단절과 소외감을 느끼게 만드는 이러한 스마트폰 이용 행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사람 간에 보다 바람직한 소통 방식과 자유로운 활동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개발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여기에도 반론이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내려다보는 것`이나 구글 글래스의 작은 화면을 보기 위해 비스듬히 `올려다보는 것`이나 모두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고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매한가지라는 얘기다.

또 구글 글래스는 웨어러블 기기가 가져올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구실을 하고 있다.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사람들은 매우 자연스럽게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시야에 들어온 것들이 고스란히 동영상으로 녹화되거나 사진으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사람들은 심각한 경계의 시선을 보낸다.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곧 기록이 될 수 있음을 두고 어떤 사람은 `새로운 형태의 CCTV 감시 체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논란 가운데에도 페이스북, 트위터, 타임스, CNN, Elle 등이 웨어러블 시대의 콘텐츠 마케팅을 첨단에서 실험하고 준비하기 위한 목적에서 `글래스웨어(Glassware)`라고 불리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글글래스 안으로 속속 들어가기 시작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구글글래스를 통해 포착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눈높이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에 바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CNN과 같은 미디어는 하루에 18개의 뉴스 속보 헤드라인을 보여준다. 원하면 본문 기사를 읽어볼 수도 있고 음성으로 변환해서 걸으면서 들을 수도 있으며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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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시대에는 두 손을 자유롭게 쓰는 가운데 여러 유용한 생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마케팅 관점에서 중요한 대목이 될 것이다. 바로 눈앞에 화면을 띄워 놓고 그 방법대로 새로운 요리를 만들 수 있고, 길가에 쓰러진 환자를 응급 처치할 수 있으며, 처음 가는 길도 그냥 시선을 쫓아가면 될 것이다. 그러다가 길가에서 발견한 포스터에 시선을 맞춰 스캔하면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체험할 수도 있고, 마트에서 집어든 신제품을 스캔하면 영양 성분이나 프로모션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구글 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가 미래 통신 트렌드를 화려하게 예고했지만 현실에서는 초라한 `영상통화`와 같은 길을 걷게 될지, 아니면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인상적인 장면을 현실의 흔한 풍경으로 바꾸어 놓을지는 지금 단언하기 힘들다. 다만 웨어러블 시대의 기술은 사람들의 시선과 양손을 자유롭게 만들어 놓음으로써 보다 `사람을 향한 기술`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강영훈 SK플래닛 M&C부문 그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