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서해안 벨트(매일경제)

길벗 道伴 2007. 5. 4. 09:45
1. 인천에서 군산까지…기업ㆍ돈ㆍ사람 서해안벨트로
1998년 한보철강 당진사업장은 한 영화사 측에서 난감한 제안을 하나 받았다.

이 공장 지대를 "제3차 대전 이후 멸망한 지구 모습을 그리는 영화 세트장으로 쓰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1997년 1월 한보철강 부도 이후 이 지역 미래는 그만큼 암담하고 황량했다.

이렇듯 절망 속에 버려지다시피 했던 당진이 어느새 일자리와 돈이 넘치는 `한국 경제 희망특구`로 떠오르고 있다.

2004년 현대제철이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부터 일어난 변화다.

◆ 한국 경제 희망특구, 서해안 벨트 = 1997년 당진 인구는 11만여 명이었다.

이후 매년 2000여 명씩 줄어들던 인구가 2004년을 기점으로 다시 상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현재 인구는 13만명으로 늘었고 올해 말께는 14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순전히 기업 투자 덕분이다.

당진군은 2005년 107개 기업을 유치했고 2006년에는 105개, 올해만 해도 4월 18일 현재 51개 기업을 유치했다.

평균 3.5일마다 1개 기업이 들어 오고 있는 것이다.

민종기 당진군수는 "당진을 향한 기업 러시로 지역총생산(GR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3년 새 43%에서 30%로 떨어졌다"며 "5대 철강사 가운데 포스코 빼고 다 들어와 당진이 국내 최대 철강클러스터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전의 맥박 소리는 당진에서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인천에서 출발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남하하다 보면 곳곳에서 `희망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마치 불황과 경제침체는 딴 나라 이야기인 듯한 착각마저 든다.

인천(항만) 평택(항만) 천안(첨단산업) 아산(LCD) 당진(철강) 서산(유화) 군산(자동차) 목포(조선) 등 산업배치도 다양하다.

전남 영암군 삼호면 대불공단은 한때 실패한 산업단지로 꼽혔다.

1996년 조성된 후 2005년 말까지 분양률이 50% 미만이어서 거의 공터로 방치돼 있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분양률 100%를 기록했다.

가격도 분양가(23만원)보다 2배 이상(50만원대) 높아졌다.

인근 삽진산업단지도 100% 분양이 끝났고 프리미엄도 2배 이상 붙었다.

삽진단지에 입주한 C&중공업 류지근 이사는 "조선 경기가 좋아지면서 지난해 3월부터 입주 경쟁이 붙었다"며 "이 지역이 중국과 경쟁하는 전진기지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해안벨트 키워드, 서해안고속도로ㆍ중국 = 서해안벨트 발전 인프라스트럭처는 서해안고속도로고, 추동력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부상이다.

경부고속도로가 포항에서 창원으로 이어지는 남동해안 공업지대를 우리나라 성장엔진으로 키웠다면 서해안고속도로는 우리나라 산업축을 서해안벨트로 이동시키고 있다.

경북 구미에서 충남 아산 탕정으로 중심을 이동시킨 삼성코닝정밀유리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탕정 LCD단지 관계자는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1시간 생활권에 들었고 인천 평택 등 항만과도 가까워진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해안고속도로 통행량 변화에서도 이 지역이 활기에 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당진 대산 아산지역으로 연결되는 송악IC 교통량을 조사한 결과 2002년 하루 5771대였던 통행차량 대수가 지난해에는 8401대로 급증했다.

당진(唐津)이라는 지명은 `당나라 닭울음 소리가 들리는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그만큼 중국과 가까운 곳이라는 의미다.

서해안벨트 부상 역시 `중국과 거리`와 관련이 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우리나라 산업화가 남동해안 공업지대를 중심으로 발전한 것은 대미ㆍ대일 수출 때문이었다"며 "이제 서해안벨트가 발전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호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중국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류확대를 통해 윈윈 전략을 찾는 길밖에 없다"며 "이런 이유로 서해안을 중심으로 항만과 생산기지들이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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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1 17:59:01 입력

 

 

서해안벨트, 외국바이어 호텔없어 모텔서 숙..
2. 서해안 거점도시 인천ㆍ광주, 수입자동차 황.. 中 동부연안과 `황해 경제` 주도권 싸움
中 동부연안과 `황해 경제` 주도권 싸움

 

 

 

 

3. 中 동부연안과 `황해 경제` 주도권 싸움
◆개발열기 뜨거운 서해안벨트 (2)◆

GM대우는 지난해 8월 대한통운ㆍ한진과 함께 인천항에 GM대우 KD(Knock Down)센터를 설립했다.

KD 방식은 완성차 형태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 부품을 분류 포장한 후 컨테이너에 담아 수출하고 해외에서 조립 생산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는 관세를 줄이고 국내 기술과 중국 인도 등의 저렴한 노동력을 결합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GM대우는 이를 통해 지난해 11만6000대분에 육박하는 물량을 수출했고, 올해는 40만대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서해안벨트와 중국 연안, 경쟁ㆍ협력 관계 = 서정호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KD센터는 중국과 한국의 경제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 중에서 기술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은 중국의 한 지역에서 만들어 와서 이곳에서 포장만 하고 다시 보내는 등 앞으로 이런 방식의 상호교류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한ㆍ중 교류가 늘면서 서해안벨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토탈 대산공장은 지금 증설공사가 한창이다.

5500억원을 투자해 전체 생산능력 450만t 가운데 300만t을 파라자일렌(PX), 스티렌모노머(SM),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다분히 중국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변신 작업이다.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자체 생산체제를 갖춰가고 있지만 그들의 생산성과 기술력이 우리 수준을 따라 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산공장에서 중국 산둥성까지 거리는 서울~부산보다 가까운 400㎞"라며 "중국을 내수시장처럼 공략하고 있다"고설명했다.

◆ 환황해 경제권 대두 = 김문수 경기지사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서해안 지역과 중국의 환발해만 지역을 하나의 지역경제 단위로 묶는 `5+5 지역경제협의체` 창설을 공식 제안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 지사는 "경기 서울 인천 충남 전북 등 서해안 5개 시도와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랴오닝성, 산둥성 등 중국의 환발해권 5개 지방정부를 묶어 환발해만 지역과 서해안 지역 사이에 긴밀하고 유기적인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가 서해안벨트의 협력 대상으로 환발해만 지역을 지목한 것은 중국의 경제 중심축 역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 개발은 1980년대 중국 광둥성 선전을 시작으로 연안을 따라 북상해 90년대 상하이를 거쳐 2000년대에는 산둥성의 칭다오, 톈진과 랴오닝성의 다롄까지 확대됐다.

또 선전은 서해안벨트와 거리가 너무 멀고, 상하이는 물류 중심으로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환발해만 지역은 거리가 가까울 뿐 아니라 제조업과 물류가 결합한 복합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 요소가 훨씬 많다.

국내 기업의 중국투자만 봐도 이런 사실은 드러난다.

2004년까지 이뤄진 국내 기업의 중국투자를 보면 91.6%가 중국 연안지역에 집중됐고, 이 중 산둥성 35.2%, 랴오닝성 11.6%, 톈진 11.2%, 베이징 9.1%였다.

사실상 국내 기업의 대중국 투자 70% 이상이 환발해만 지역에 집중된 것이다.

◆ 관광ㆍ서비스 분야에서 우위 점해야 = 물류ㆍ제조업 분야뿐 아니다.

서해안 관광지도 중국을 겨냥해서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인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일대다.

충남도는 이곳을 대중국 관광 허브로 키울 계획을 추진중이다.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늘어나는 해외 관광객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민간사업 시행자로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외국 부동산투자회사인 에머슨퍼시픽과 삼성생명보험, 모건스탠리 등 국내외 3개 업체가 참여해 구성된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은 올해부터 2014년까지 7408억원(외자 3334억원)을 투자해 이 일대를 △힐튼리조트ㆍ스파 △베니스파크 △워터파크 △대중 골프장 등을 갖춘 종합 해양 관광지로 개발한다.

충남도는 또 태안군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를 연결하는 해운항로 개설도 추진중이다.

직항 해로가 개설되면 직선거리로 315㎞에 불과해 현재 중국 최단거리 노선인 인천~웨이하이간 440㎞에 비해 100㎞ 이상 단축된다.

태안군 관계자는 "관광ㆍ레저 기업도시 건설 등으로 새로운 관광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은 "서해안벨트 전략을 세울 때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과 맞붙어 이기겠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며 "제조업 중에서도 중국에 앞서는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산업을 배치하고, 의료ㆍ교육ㆍ금융 등 서비스 업종에서 중국의 수요를 채워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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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3 07:15:01 입력

 

 

 

 

 

 

 

 

 

 

 

 

 

 

 

 

 

 

 

 

 

 

 

4. 서해안벨트, 외국바이어 호텔없어 모텔서 숙박
◆개발열기 뜨거운 서해안벨트 / (3) 나는 투자 기는 인프라◆

지난달 27일부터 충남 당진군 송악면 신성 미소지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1100가구가 넘는 대단위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미입주 가구 하나 없이 전 가구가 입주하고 있다.

미분양ㆍ미입주 물량이 쌓이고 있는 다른 지역과는 구별되는 모습이다.

이는 현대제철의 한보철강 인수를 계기로 살아나고 있는 당진 경제 때문이다.

이 단지는 현대제철, 당진항, 송악IC와 가까워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입주자들에게는 요즘 고민이 하나 생겼다.

아이들 학교 문제 때문이다.

단지와 가까운 곳에 학교가 없고 좀 떨어진 학교에 보내려 하자니 대형 트럭 통행량이 많은 도로를 지나가야 한다.

당진군 교육청에는 이곳에 학교를 신설해 달라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 교육ㆍ문화 인프라 확충 시급 = 서해안벨트를 중심으로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인프라 투자는 지체되고 있어 `서해안벨트 질주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주말 할인마트에 가려면 차를 타고 30분 거리인 서산까지 가야 해요. 시간이 더 걸려도 다양한 선택 폭이 있는 천안으로 가기도 하죠."(당진군 주부 이선화 씨)

"배가 아파 지역 병원에 갔더니 맹장염이라며 마취 의사가 있는 곳으로 가라고 해서 서울까지 급히 후송됐어요. 그런데 서울 병원에선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하네요."(현대제철 한 임직원)

3.5일에 1개꼴로 기업들이 들어오고 있지만 병원이나 쇼핑센터 등 생활에 필요한 시설들이 들어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족이 함께 내려오는 경우보다 가족은 서울에 남겨 두고 혼자 내려오는 국내판 `기러기 아빠`들이 많다.

이곳에서는 이들을 `당진총각` `서산총각` `대산총각`이라고 부른다.

가장 큰 고민이 교육 문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녀가 중학교에 다닐 나이가 되면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는 부모가 많다"고 말했다.

대산단지 입주업체 임직원들은 대부분 대산읍에서 차로 20분 이상 떨어진 서산에 거주한다.

역시 자녀 교육환경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 주거단지 건설시 자체적으로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를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다.

당진ㆍ대산 지역은 또 호황에 힘입어 러브호텔, 모텔은 난립하고 있지만 호텔급 숙박시설은 전무한 상태다.

삼성토탈은 대산 단지로 외국 손님이 오면 30분 거리인 서산시에 있는 모텔로 안내한다.

당진 소재 철강회사들은 서해대교 인근 송악면에 소재한 러브호텔에 해외 바이어들의 숙소를 잡아 주고 있다.

◆ 교통ㆍ물류 인프라도 포화상태 = 지난해 말 개항한 대산항 국가부두는 이용 실적이 극히 저조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주변 도로 인프라스트럭처가 열악한 것이 주요 이유로 지적된다.

현지 철강업체 관계자는 "대산항을 이용해 화물을 수출하려다 38번 국도가 골목길 수준으로 좁아 대형 화물차가 운행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에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보면 철강 단지를 지나서는 국도가 2차선으로 바뀐다"며 "최근 통행량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10년째 좁은 지방도로를 달리다 보니 교통사고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대산석유화학단지 입주 업체들은 기존 민자부두에서 처리가 어려운 고체류 수출에 애로를 겪고 있다.

입주 업체 관계자는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은 포장해서 컨테이너로 수출해야 한다"며 "대산항을 이용하면 물류비를 훨씬 줄일 수 있지만 관련 시설이 돼 있지 않아 부산, 인천, 평택항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해안벨트 부상의 촉매제가 됐던 서해안고속도로도 늘어나는 교통량으로 포화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 지역통합적 관리 필요 = 송악IC에서 나와 38번 국도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주민 무시하는 OO제강은 물러나라`는 수십 장의 플래카드다.

당진군 송악면에 투자 중인 이 철강업체가 사원아파트 200가구를 송악면이 아닌 인근 송산면에 짓겠다고 하자 시작된 송악면 주민들의 집단 반발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각각 주택건설 사업계획 변경 신청과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당진군에 냈지만 지난달 말 최종 반려됐다.

송악면 주민의 반발을 이기지 못해 내린 결정이었다.

당진과 서산, 천안과 아산 등 이 지역은 거의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돼 가고 있지만 뿌리 깊은 `소지역주의`가 체계적인 투자를 막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제철 직원들은 당진군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말조심을 한다.

한 직원은 "무의식적으로 `평택항`이라고 부르면 군청 직원의 표정이 바뀐다"며 "반드시 `당진ㆍ평택항`이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ㆍ아산역을 놓고 한 번 격돌했던 천안시와 아산시 지역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천안시, 아산시 모두 언젠가는 두 지역이 하나의 행정단위로 통일돼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서로 협력해서 큰 그림을 그려 나가기보다는 통합 후 주도권에 더 큰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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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3 16:47:00 입력

 

 

 5. 15년 지난 화원관광단지 달랑 골프장 하나뿐
◆개발열기 뜨거운 서해안벨트 (4) / 장밋빛 계획만 난무◆

"이 동네가 관광특구가 돼서 천지개벽을 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게 환갑 전이여. 근디 벌써 일흔이 넘었는디도 천지개벽은 무슨…. 이제 겨우 골프장 공사 시작한 게 전부여."

지난 4일 전남 해남군 화원면에서 만난 70대 할아버지는 "J프로젝트 등으로 땅값이 많이 오르지 않았느냐"고 묻자 "나 죽은 뒤에나 될랑가 몰러"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인천에서 시작된 개발 열기가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남하해 평택 당진 군산 등을 거쳐 국토의 남단 영암ㆍ해남 지역까지 장밋빛 청사진을 뿌려 놓고 있지만 아직 `부푼 꿈`에 그칠 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관광개발공사가 추진중인 전남 해남군 화원관광단지. 92년 계획이 수립된 이 프로젝트는 1조688억원을 투자해 골프장, 마리나리조트, 호텔 등 숙박시설, 휴양문화시설 등을 건설해 서남해안의 거점 해양복합관광단지로 조성할 예정이지만 15년이 흐른 현재 진행중인 사업은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이 전부다.

이 밖에 정부가 내놓은 이른바 `S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서남해안개발계획`, 전남도가 추진중인 `J프로젝트` 등 개발계획이 난무하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속도를 내고 있는 사업이 없다.

전남 목포에 있는 엘지부동산 박병순 대표는 "처음 개발계획에 들떴던 지역 민심도 이제는 차갑게 식은 단계"라며 "개발계획 탓에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여 이중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부진한 외부 자본 유치 성과 = 전남 지역 개발 프로젝트 중 그나마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무안기업도시다.

특히 무안군은 중국 내 6대 민영기업인 중국광하집단과 중칭시 국영기업인 중칭시지산집단 등과 투자 협정까지 맺었다.

무안군과 중국 측은 총사업비 1조5400억원을 투자해 무안기업도시 내에 한ㆍ중 국제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 측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한ㆍ중국제산업단지 투자를 공식 승인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참여하겠다는 기업이 아직 나서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고재혁 무안군 기업유치담당 계장은 "당초에는 중국 자본만 유치하면 국내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나서서 컨소시엄 구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으나 중국 측은 이미 준비를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이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 몇몇 국내 기업과 접촉을벌여 5월 말께 컨소시엄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영암ㆍ해남의 간척지 3000만평에 대규모 관광레저도시를 개발한다는 J프로젝트 역시 외부 자본의 투자가 없어 활기를 잃어 가고 있다.

전남도는 애초에 지난해 말까지 사업 추진체인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일단 올 상반기로 연기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SPC 설립을 위해서는 전체 개발비 6조원 중 10%에 해당하는 600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해야 하나 현재는 3500억원만 확보한 상태다.

특히 이 중 전남도 출자분 1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2500억원은 투자 의향만 받아 둔 상태다.

일부 업체의 경우 "투자금을 실제 납입한 것이 아니어서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투자 의사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J프로젝트 대상 지역 3000만평 가운데 500만평에 대해 독자 개발을 추진중인 전국경제인연합회도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구난방 개발 계획 = 이처럼 서남해안 지역에 집중된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구체적인 투자 유치 계획 없이 개발계획만 백화점식으로 쏟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강신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기업 등 다양한 사업 주체들이 각개약진식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하다 보니 중복되는 예가 많다"며 "선택과 집중에 의한 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역민들 가운데 영암ㆍ해남의 J프로젝트와 신안 지역의 해양레저 거점, 화원관광단지가 어떻게 다른지,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관광서비스가 제공되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막연하게 골프장 몇 개 들어서고, 요트장, 해상호텔이 세워지는 수준에서 계획이 잡혀 있는 것이다.

J프로젝트의 경우 3000만평의 용지를 몇 개 블록으로 나누는 블록형 개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남도의 `J프로젝트 중간용역 개발계획`에 따르면 영암군 삼호읍과 해남군 산이면에 맞닿아 있는 영암호 수변에는 F1(포뮬러 원) 경주장을 비롯해 전경련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카지노콤플렉스ㆍ해양스포츠타운ㆍ골프 커뮤니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해남군 산이면 금호호 제1방조제를 중심으로 한 전남개발공사 컨소시엄 개발 단지에는 마리나ㆍ카지노호텔ㆍ테마파크 등이, 금호호 수변을 따라 골프장과 항공레저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블록별로 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분산시키는 것보다는 전략시설을 한 군데에 배치해 관광객 집중효과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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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8 17:21:0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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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엔 사흘에 한개꼴로 기업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