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매경 세계지식포럼 리뷰 / 지식리더 1500명이 뽑은 스타★연사 4人

길벗 道伴 2007. 10. 23. 15:57

 

 

 

 

1.상품 필요해서? 아니 좋아서 산다



 

세계적 미래학자 롤프 옌센 드림컴퍼니 최고상상력책임자(CIO)는 지난 99년 출간돼 전 세계 10개 국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 `드림소사이어티(꿈의 사회)` 저자다.

그는 저서에서 컴퓨터로 대변되는 정보화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앞으로 소비자들이 이성보다 감성적인 이유에서 구매결정을 내리는 드림소사이어티가 도래할 것으로 예견했다. 드림소사이어티는 말 그대로 `이야기(스토리)`와 `꿈(드림)`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회다.

매경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옌센 CIO는 이처럼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부드럽고 진중하게 설명했다. 산업시대에서 정보화시대, 이어 드림소사이어티로 진입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부가 축적되고 있기 때문. 옌센은 "부의 축적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만 구입했다. 그러나 지금은 꼭 필요해서 구매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에 감정에 이끌려 구매한다"며 "많은 사람이 `필요해서` 상품을 사는 게 아니라 `좋아서` 산다는 건 혁명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옌센 CIO는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과 대담하면서 "최근 비싼 운동화만큼 품질이 좋은 저가 운동화를 개발했다는 뉴스를 봤다. 그런데 나는 그 뉴스가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며 "사람들이 퀄리티를 보고 운동화를 사나? 아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하는 스토리를 보고 구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드림소사이어티에서 매스 마케팅은 효율적이지 않다. 개인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맞춤형 마케팅이 정답이다.

옌센 CIO는 "개인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맥도널드 같은 대형 기업들도 분권화(Decentralization)를 추진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측면에서 옌센 CIO는 초우량기업이 될 수 있는 조건으로 기업분권화, 맞춤형 마케팅 등을 제시한 경영구루 톰 피터스 톰피터스컴퍼니 회장과 많이 닮아 있다. 실제로 옌센 CIO와 피터스 회장은 매경 세계지식포럼 기간 중 첫 만남을 갖고 "자신들이 강연할 때마다 서로 상대방의 저서 내용을 인용하고 있다"며 상대방을 치켜세우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옌센 CIO는 "드림소사이어티의 도래는 한국이 직면한 도전 과제"라며 "한국이 (정보화시대라는)레드오션에만 남아있으면 기업들은 한정된 소비자를 놓고 피흘리며 치열한 가격경쟁을 하게 된다. 이제는 블루오션인 드림소사이어티에서 소비자에게 경험과 감성을 팔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봉권 기자 / 성호철 기자]
 
 
 
 
2.시너지 효과? 현실세계에는 없다
◆ 세계지식포럼 리뷰 / 지식리더 1500명이 뽑은 스타★연사 4人 ◆

`작은 것이 아름답다.`

세계적 경영 구루(대가) 톰 피터스 톰피터스컴퍼니 회장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경영 화두다.

그는 덩치가 큰 대기업 체제에 인색하다. 중앙집권적인 대기업 체제로는 전 세계적인 초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저서 `초우량기업의 조건`에서 제시하는 `초우량기업`이 될 수 없다.

초우량기업이 되려면 갖춰야 할 다양한 조건이 있다. 그는 그 중에서도 기업 분권화(Decentralization)를 첫 손가락에 꼽는다. 물론 GE처럼 덩치 큰 공룡기업도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GE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업 부문별로 의사결정구조가 분권화돼 있어 실제로는 작은 기업처럼 움직인다고 그는 설명한다.

기업과 기업을 합쳐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업 인수ㆍ합병(M&A)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시너지효과라는 말은 경영학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말이지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이론이라는 주장이다. 기업 덩치가 커지면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반응에 대한 속도도 떨어져 역의 시너지효과만 창출될 뿐이란 진단이다.

뚜렷한 그의 주장만큼 강의 스타일도 열정적이다.

그는 매경 세계지식포럼기간 중 하루 6시간 이상 세 차례의 강연과 대담을 가졌다. 65세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정력적인 강연을 펼쳤다. 강연 도중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도 그는 청중과의 교감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한국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즐거워했다.

지난 17일 광진구청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오픈세션에 첫 강연자로 나선 피터스 회장은 경영학의 대가로서 또 인생의 선배로서 분명하고도 뜻깊은 메시지를 전달했고 학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쇄도하는 학생들의 질문에 피터스가 일일이 친절하게 답변을 하면서 강연시간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을 넘겨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은 "인생은 길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을 해라. 네임 밸류만 따지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찾으라"는 피터스 회장의 메시지에 큰 박수로 답했다.

아주대 산업정보시스템학과 4학년 한승헌 씨는 "강연 내내 대가의 기를 느꼈다. 특히 취업과 진로를 놓고 걱정이 적지 않았는데 삼성이나 현대, LG 같은 대기업이나 네임 밸류만 좇지 말고 자신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을 찾으라는 말에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박봉권 기자 / 심시보 기자]


 
3.촌철살인` 질문에 그린스펀도 머쓱
◆ 세계지식포럼 리뷰 / 지식리더 1500명이 뽑은 스타★연사 4人 ◆

세계지식포럼 참석자들이 뽑은 스타 연사에 주민 중국은행 부행장, 톰 피터스 톰피터스컴퍼니 회장, 롤프 옌센 드림컴퍼니 최고상상력책임자, 필립 로즈데일 세컨드라이프 창업자 등 글로벌 리더 4인방이 선정됐다.

특히 주민 부행장은 `올해의 세계지식포럼 연사`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뛰어난 영어 실력에 예리한 시각으로 참석자들을 사로잡았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주민 중국은행 부행장이 제8회 세계지식포럼 스타 중의 스타로 부상했다. 참석자들이 뽑은 `올해의 세계지식포럼 연사`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주민 부행장은 유창한 영어실력, `촌철살인`의 질문과 답변으로 청중의 시선을 한순간에 사로잡았다.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인 지난 17일 `개막 총회 CEO 원탁회의`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주민 부행장은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하며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중국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 구체적인 경제지표를 제시하며 `중국 경제 낙관론`을 주장했다.

`개막 총회 CEO 원탁회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중국 원인론이 대두되자 주민 부행장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고도 성장세의 중국이 원자재를 블랙홀처럼 사들이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그는 "원자재 가격 상승은 중국 때문이 아니라 글로벌 잉여 자본이 원자재 시장에 몰린 데 따른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주민 부행장은 96년 중국은행에 합류하기 이전 미국 워싱턴DC 소재 세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약했다. 또 존스홉킨스대학과 푸단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그는 `개막 총회 CEO 원탁회의`에 이어 `아시아 시대 금융거물이 되려면` 세션에서도 맹활약한 후 18일 `앨런 그린스펀과의 대화`와 `달러와 아시아 통화의 미래` 세션에도 참여했다.

무엇보다 `앨런 그린스펀과의 대화`에서 주민 부행장은 스타로 부각됐다.

이 세션은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위성 생중계로 연결시킨 상태에서 세계지식포럼 행사장에서 손성원 LA한미은행장의 사회로,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과 주민 부행장이 세계 경제에 대해 토론을 펼치는 방식이었다.

주민 부행장은 그린스펀 전 의장에게 "현재 세계 경제에 거품이 많다고 하는데 이는 그린스펀 전 의장 재임시절의 풍부한 유동성 정책 때문이 아니냐"고 질문해 그린스펀 의장을 다소 당혹스럽게 했다.

한편 주민 부행장은 `개막 총회 CEO 원탁회의`에서 전 세계 부의 창조가 금융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권가치 비중이 지난 15년 동안 70%에서 150%로, 주식가치는 30%에서 120%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파생금융상품도 크게 늘어 세계 GDP의 8배에 이르렀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4.가상세계는 무한한 창조의 놀이터
◆ 세계지식포럼 리뷰 / 지식리더 1500명이 뽑은 스타★연사 4人 ◆

187㎝의 훤칠한 키, 방금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다 나타난 듯한 외모로 한눈에 세계지식포럼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사람이 있다.

3차원(3D) 가상현실 사이트인 `세컨드라이프`를 만든 필립 로즈데일 린든랩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사실 3년 전 한국 PC방을 돌아다니며 `인터넷 왕국`을 바닥부터 훑어본 경험이 있다.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유저(User)들이 산재한 한국 시장부터 알아야 했다.

세컨드라이프는 싸이월드 등 일반적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부의 창출`이란 측면에서 차별화된다. 사용자들은 아이템 구매자인 동시에 판매자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카시 네퓨스`란 아이디를 가진 여성은 세컨드라이프에서 자신이 그래픽한 드레스를 수천 달러를 받고 판다. 한 중국인 여성은 아예 세컨드라이프에서 부동산 개발업자로 나섰다.

로즈데일 CEO는 지난 17일 세계지식포럼 특별강연에서 "세컨드라이프에서라면 어느 나라에 살든, 실제로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상관없다"며 "누구나 동등한 조건에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참여`와 `자유`는 세컨드라이프의 키워드다.

세컨드라이프의 또 다른 장점은 `협업`이다. 상대방이 현실세계에서 어떤 직업을 가졌든, 돈이 많든 적든 가상현실에선 중요치 않다.

로즈데일 CEO는 "가상세계는 무한한 캔버스이자 창조의 놀이터"라며 "사용자들은 린든랩이 제공한 플랫폼을 사용해 서로 협력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고속인터넷 발전으로 한국인들은 어디서나 웹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지만 한글을 모르는 나에겐 무의미하다"며 "하지만 세컨드라이프에선 같은 사이트 안에 있는 누구에게나 즉석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3D 화면을 보면 웹보다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웹2.0 개념의 기존 인터넷 사이트보다 가상현실이 웹3.0에 몇 발짝 더 가까이 접근했다는 얘기다. 그는 방한 중 세컨드라이프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하는 기쁨도 누렸다. "가상세계의 매력은 `무어의 법칙`에 따라 증가할 것이다. 머지않아 3차원 가상현실이 월드와이드웹(www)보다 더 보편화된다"는 말을 남기고 로즈데일 CEO는 한국을 떠났다.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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