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또는 위기 극복을 위해 아껴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당연한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비중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더욱 심한 한파에 대비해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매고 있다.
`아껴야 잘산다`는 말처럼 비용절감을 위기 극복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진리로 내려오는 말이 진실이 아닌 경우도 있다.
특히 기업이 경쟁우위를 갖는 것이 필수적인 초경쟁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거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비용을 절감하여 아끼는 것보다 과감한 투자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독특한 제품을 통한 차별화 우위 전략과 낮은 비용을 통한 비용 우위 전략은 양립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싱가포르항공은 이 두 전략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타사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갖췄다. 싱가포르항공의 주요 성공 요인은 비용 절감이 아닌 과감한 투자에 있었다.
싱가포르항공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 우위를 갖추기 위해 다음의 3가지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첫째는 제품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싱가포르항공의 평균 비행기 연령은 74개월로 항공업계 평균 비행기 연령 160개월에 비해 최신 기종 비중이 높다.
그러나 새로운 항공기에 대한 투자로 소요되는 비용이 많아도 싱가포르항공의 연간 총비용은 경쟁사보다 적게 든다.
새로운 항공기들은 오래된 항공기에 비해 연비가 높고 고장률이 낮아 수리 유지비나 관리비, 연료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총비용 중 수리 유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메리칸항공이 4.8%, 유나이티드 항공이 5.9%인 데 비해 싱가포르항공은 4% 수준이다.
일일비행 시간 역시 항공업계 평균 11.3시간에 비해 싱가포르항공은 13시간으로 더 길다.
항공기에 대한 많은 투자에도 총비용은 적게 드는 역설의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새로운 기종의 항공기들은 오래된 항공기들에 비해 정시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고 결항하는 경우도 적었다. 또한 쾌적한 환경으로 인해 고객 만족도까지 향상시켰다.
고객 만족도 향상은 이용고객 수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싱가포르항공의 매출총액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총비용은 절감하면서 총매출액이 증가하다 보니 싱가포르항공의 순이익 증가는 당연했다.
다음은 사람에 대한 투자다.
싱가포르항공은 `서비스는 결국 사람`이란 생각으로 직원 교육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경쟁 우위를 갖췄다.
싱가포르항공은 직원 교육에 연간 7000만달러의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다.
이로 인해 신입사원 연수 기간은 업계 평균의 2배인 4개월,
재직사원의 재교육도 연간 110시간에 달하게 됐다.
재교육 내용도 에티켓이나 와인, 문화 차이를 고려한 응대법 등 다양하고
필수적인 사항으로 이뤄졌다.
수익성에 따라 급여의 50%까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전략을 통해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향상시켰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낮은 임금에도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비결이 됐다.
우수 인력은 결국 고객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져 고객 이탈을 막고 고객 충성도를 향상시켜 기업의 성과를 극대화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마지막은 서비스에 대한 투자다.
싱가포르항공은 고효율의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업계 최초로 주문형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했다.
기내식 예약 서비스, 허니문 서비스 등 고객이 생각지 못한 감동을 주는 와우(WOW) 서비스를 제공했다. 와우 서비스 제공을 위한 투자 비용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효과는 매우 훌륭했다.
과감한 투자로 싱가포르항공의 ㎞당 유효좌석 비용은 4.6센트로 미국 항공사의 7~8센트, 유럽 항공사의 8~16센트보다 압도적으로 낮아 결국 비용 우위까지 갖추게 됐다.
싱가포르항공은 이처럼 세 가지 분야의 과감한 투자로 비용절감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수확을 거뒀다.

특히 환경처럼 공공재이면서 투자에 비해 가시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분명치 않은 부분에는 비용을 들이는 데 더 인색하다.
그러나 자연주의 화장품 `더바디샵`을 창업한 아니타 로딕은 `환경과 이윤이 서로를 희생시키는 트레이드 오프(Trade off)의 관계가 아닌 조화를 이루며 함께 추구할 수 있는 것`이란 신념을 갖고 있었다.
보디숍은 환경에 투자하는 프로그램인 CT(Community Trade)를 운영했다.
이는 `원조가 아닌 교류`란 가치를 내걸고 오지의 원주민 부락에서 나는 천연연료를 합당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구매해줌으로써 주민의 경제적 기반마련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원료 생산부터 제품 사용 후 버려지는 용기 처리까지 자원 낭비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환경에 대한 투자가 과연 더바디샵의 비용을 증가시켰을까.
그렇지 않다.
오늘날 소비자 3명 중 2명이 제품을 구매하기 전 기업의 윤리성을 먼저 고려한다고 한다.
환경과 이윤의 공존을 위한 더바디샵의 노력과 투자는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더바디샵의 수익성 증가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처럼 우리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전략이 성공할 수도 있음을 확인했다.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비용 절감보다는 과감한 투자가 강력한 경쟁우위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비용 절감이라는 미명하에 움츠러들기보단 제대로 투자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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