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쌈지농부

길벗 道伴 2013. 7. 21. 11:33

쌈지농부 "농사도 재밌는 놀이" 흙 만지는 생태유치원으로 80억 매출

`농업도 디자인시대` 쌈지패션 노하우 살려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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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컨설팅업체 `쌈지농부`가 운영하는 파주 농업유치원 농장에서 원생들이 작물 교육을 받고 있다. 쌈지농부는 `유치원`에 `농업`을 더한 발상의 전환으로 연 8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저건 시금치꽃이고 이건 호박이에요. 상추밭 옆에 새 모종을 심어볼까요?"

지난 5월 찾은 경기도 파주 법흥리 소재 농업종합컨설팅업체 `쌈지농부`. 최신식 통유리 유치원 건물 옆에 264㎡ 규모 텃밭이

 붙어 있는 게 이채롭다.

이곳에 유치원 아이들 30여 명이 도란도란 앉아 교사와 함께 흙을 만지며 놀고 있다.

 노련하게 모종을 움켜잡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지 않다.

쌈지농부는 2010년에 `유치원`에 `농업`을 더한 발상의 전환으로 시작했다.

놀이교육 위주인 유치원 교육 프로그램에 농업을 추가한 것이다.

아이들이 경작한 작물은 유치원 급식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쌈지농부는 잠실 개포 등 서울은 물론 광주 인천 등 전국 대도시에 모두 11곳의 지점을 냈다.

도심 유치원은 옥상 텃밭 등을 이용해 농업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파주의 경우 유치원 텃밭 외에도 법흥리 인근에 3306㎡ 대규모 어린이 체험 농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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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용 대표

 

쌈지농부는 주력사업인 유치원ㆍ교육 부문이 중심이 돼 지난해 전체 사업장 매출을 80억원이나 올렸다.

 파주 현지에서 만난 천재용 쌈지농부 대표(35)는 "유기농 환경 범위에서 어떤 사업을 할지 고민하다가 농사와 놀이를 융합시키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말은 간단하지만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천 대표는 토종 패션업체 `쌈지`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한때 600명이 넘는 직원들을 거느렸지만 2009년 사업이 부도 위기를 맞으며 파주 야인이 됐다.

이때 아버지 천호균 전 쌈지 대표와 함께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텃밭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사업 전환점을 맞았다.

천재용 대표는 "취미로 짓던 농사에 맛이 들기 시작했다"며 "본업이 패션업체 디자이너다 보니 인근 농부들이 키운 작물을 보기 좋게 포장ㆍ유통하는 유기농 식품회사를 설립하며 사업 디딤돌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파주 인근 농가 60곳과 공급 계약을 맺고 시리얼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아기자기한 포장 제품을 공략했던 게 주효했다.

여기서 블루오션인 유치원 사업 구상 힌트를 얻었다.

천 대표는 "유기농이 농업 트렌드라고 하는데 정작 소비시장은 별로 없다"며 "중장기적으로 주력 고객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농사와 교육을 융합한 유치원 사업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흙냄새를 맡아본 아이들은 자연을 알게 되고 가진 것을 나눌 줄도 알게 된다"며 "오랜 시간 정성을 쏟아야 비로소 뭔가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입소문이 퍼지자 주요 농업기관, 지방자치단체 등도 잇따라 디자인컨설팅을 의뢰하고 있다.

천 대표는 "교육 사업 이외에 작가공방, 디자인컨설팅 등 농업 관련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 = 김정환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