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도끼로 바늘 만든 스토리텔링의 파워

길벗 道伴 2013. 7. 21. 11:50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외국 상품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중국 제품은 품질을 앞세운 광고로 시장을 파고드는 반면 외국제품은 품질보다는 이미지에 영향를 더 받는다.

통상 중국인을 감동시키는 외국제품 이미지를 보면 명품으로 인정받는 상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입으로 구전되는 이른바 ‘스토리 텔링’ 상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외국기업 가운데 질레트 면도기의 사례를 분석해 보자.

 

물론 지금은 P&G(프록터앤갬블)사에 흡수됐지만 여전히 질레트 상표의 면도기는 중국인들 머릿속에 깊이 각인돼 있다.

질레트의 창업 스토리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모푸주어전(磨.斧作針,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이라는 고사성어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당나라를 대표하는 시인이었던 이백(李白)은 서역에서 장사하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보냈다.

 젊은 시절 도교에 심취했던 이백은 공부보다는 쓰촨지역의 산을 떠돌기를 좋아했다. 이러던 이백이 어느날 산에서 내려오다가 냇가에서 바위에 도끼를 갈고 있는 한 노파를 만난다.

모습이 너무나 황당해 “할머니,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하고 이백이 묻자 돌아온 대답은

 “바늘을 만들려고 도끼를 갈고 있다”는 말이었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도끼가 바늘로 변한다”는 말에 이백은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두보와 쌍벽을 이루는 대시인으로 변신하는 계기를 만든다.

이 할머니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이백도 당연히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를 가지고 계속 노력하면 마침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이 고사성어는 바로 중국인들의 인내와 역사를 같이한다.

 

질레트는 미국에서도 생활이 어려웠던 북부 위스콘신주 출신이다.

 유년기를 가난하게 보내면서 학교를 다니다 말다 하기를 반복하다가 14살 어린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장사의 길에 들어선다.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일용 잡화를 파는 일이었는데 여러 아이템 가운데 그의 심금을 울린 마지막 상품이 면도기였다.

 아버지를 따라 물건 만들기를 즐기던 그는 휴대가 편한 T자형 면도기를 개발한다.

 이 면도기를 들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지만 1년간 팔린 물건은 겨우 53개 였다.

못보던 물건을 잘 안 쓰는 미국인들에 실망하지 않고 2년후 안전면도기를 개발하는 의지를 보인다.

 상품의 기능과 품질에만 신경을 쓰던 그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판매술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마침 1차 대전이 일어나고 신문에 실린 병사들의 사진을 본 그는 일생 일대의 판촉기회를 잡는다.

 오랜 장사 경험에서 판매 전략에 성공하는 것이 사업 성패의 열쇠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던 그는 전장인 유럽으로 떠난다.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면도기를 만들고 있지만 생산업체가 많으면 돈을 벌 수 없는 노릇이고 결국은 마음을 잡는 장사를 해야 성공 한다는 진리를 터득한 직후였다.

 

전쟁터에 나간 장병들에게 면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나중에 이들이 광고를 해줄 것이라고 믿은 그는 당시 수백만 개의 면도기와 수천만개의 면도날을 전선에 공급한다.

공짜는 아니었지만 가격을 아주 저렴하게 책정해서 모든 사병들도 쉽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전쟁 후 집으로 돌아간 수십만 병사들은 그때 쓰던 질레트 면도기를 잊을 수 없었다.

 이들이 질레트 면도기를 찾으면서 자연스레 광고가 됐고 바로 판매로 연결되면서 질레트 상표는 유럽에도 유명한 글로벌 상품이 됐다.

 

질레트면도기회사는 미국의 구멍가게에서 일약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한 셈이다.

질레트는 그후에도 자신의 장점인 면도기 기술을 위주로 사업을 벌인다.

소비수준이 올라가면서 면도용 청결제나 미발제 지한제 등 등 면도기와 주변 위생용품으로 상품을 다양화했지만 면도와 관련된 사업으로 전문화 전략을 편 것이다.

 글로벌 기업답게 질레트는 해외에 30여개 면도기 공장도 세운다.

 전문화된 제품으로 소비자 만족시키는 제 주력한 질레트의 사례는 중국 사람들로 하여금 사업 성공 모델을 제공한 것이나 다름 없다.

 

결국 인내와 의지로 면도날회사를 만들어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운 것처럼 중국인의 인내를 활용하면 언제든지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이해한다.

 특히 구멍가게인 개체호에서 사업을 시작해 대부호가 된 성공스토리에 중국인들은 깊은 감동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문학자료제공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