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선행기업 사례 통해 본 스마트워크의 효과적인 정착
필자 : 박형철 머서코리아 대표 / HR Insight 701 호
지난 호에서 언급된 머서의 심층조사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워크(Smart Work)를 도입한 주요 기업의 도입 특성간 차이가
나타난다.
특히 이들 차이는 주로 이전 글에 자세히 논의된 HR 측면의 도입 전 검토결과나 도입 후 HR에 의해 관찰되어 제기된 주요 장애요인과 그 해소방안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를 면밀히 관찰해 보면 스마트워크 도입으로 인해 주로 어떤 문제가 인사 및 조직문화 영역에서 발생하는지 예측해 볼 수 있다.
선진기업의 도입 배경 및 적용의 차이
첫 째, 스마트워크의 도입배경 및 근거의 차이가 존재한다.
즉, 구성원에게 왜 자사에 스마트워크가 필요한지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근본이 되는 전달 메시지에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우선 국가적으로 스마트워크는 에너지 절약, 약자배려,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주요 당면 사회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실천과제임으로 구성원, 조직 및 사회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강조하는 경우다.
주로 공공기관에서 많이 나타나는 유형인데 민간기업에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민간기업의 경우 조직 내 다양성(Diversity) 배려 및 강화, 특정 집단의 효용 및 조직의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대부분 여성 인력의 증가와 같은 구성원 자체의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그 배경인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이 조직 내 다양성 확보를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 형성의 가장 중요한 동인 중 하나라 여기고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음을 고려할 때, 향후 국내기업이 스마트워크의 도입을 위해 구성원에게 커뮤니케이션하며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그 취지로 가장 무리 없이 활용할 수 있는 핵심 메시지가 다양성에 대한 배려와 강화라 판단된다.
따라서 최고경영진과 인사부서는 스마트워크 도입 이전 각종 성공사례 발굴을 통해 조직내 다양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구성원의 공감을 얻는데 주력해야 한다.
둘째, 적용대상 및 적용방법의 차이다.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조직이 있는 반면 회사가 정한 일부 직무군이나 집단에 한해 적용하는 회사, 그리고 구성원의 자율적 판단 하에 신청을 한 구성원에 한해 적용하는 회사 등으로 구분된다.
적용대상이 구성원 모두인 경우 대부분의 적용방법은 구성원이라면 반드시 행해야 하는 의무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구성원의 자율적 판단에 의해 일부 직무 또는 집단에 대해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경우 또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구성원의 자율적 판단 하에 선택하게 하는 경우 회사와 구성원간 일정한 규칙 하에 협의하여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회사의 경우 타 회사에 비해 그 도입시기가 빠르고 오랜 기간 동안 적용대상을 확대해 온 경험을 가진 조직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스마트워크가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라는 공감없이는 모두에게 적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구성원이 효과를 본 성공사례를 축적해 왔고 이를 내부적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유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인사부서는 면밀한 직무특성과 업무성과창출 유형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일단 실험적으로(Pilot Test), 영업, 중간관리자, 기혼여성 등 일부 특수 집단에 적용을 실시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그 유형을 다양화 해 구성원의 자율적 선택에 의해 여러 프로그램 중 구성원 개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게 하는 단계로 스마트워크의 적용 단계를 조절해 나가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효과적인 접근방식이라 판단된다.
접근방식의 차이
셋 째, '무엇을 Smart 하게 바꿀 것인가?’
즉 '무엇을 유연하게(flexible) 할 것인가?’에 대한 접근방식의 차이가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재택근무나 스마트워크센터를 활용한 장소의 유연화에 집중하는 반면, 또 일부는 일하는 시간의 탄력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이 부분에 있어 인사적인 관점의 통찰력과 검토가 매우 중요한데 조직과 구성원 관점 모두 성과를 유지 또는 향상시키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그러면서도 구성원의 만족도와 효용이 올라갈 수 있는 자율성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팀워크가 중시되고 상사의 면밀한 관리 감독이 필수적인 경우라면 장소와 시간 모두에서 유연성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다만 개개인의 전문성이 업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내부보고 보다 영업이나 고객관리와 같은 사외활동이 많은 경우라면 장소의 유연성 확대가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기혼여성과 같이 육아와 가사로 인해 시간상의 탄력성을 큰 보상의 요인으로 간주하는 구성원에게는 시간의 탄력성 강화가 유효할 수 있다.
또한 보안이나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장소의 유연성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타 구성원과의 협력이나 팀 활동이 많지 않고 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성과물을 창출하는 구성원, 그리고 주로 시차가 다른 해외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등 주요 고객의 근무시간대가 특수한 경우도 시간의 탄력성 확대가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도입목표의 차이다.
스마트워크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영국의 통신사 브리티시텔레콤 (BT)의 경우 내부혁신과 비용절감을 위해 추진한 자사의 스마트워크 경험을 'Work Anywhere’라는 통합 ICT 기반 원격업무 솔루션으로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했는데, 결과적으로 2000년 초반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사양산업인 유선통신사업의 비중을 11%로 낮추고, IT 솔루션 사업 비중을 50%이상으로 높이며 종합 IT 솔루션 업체로 탈바꿈했다.
또한 이를 통해 국가마다 규제 장벽이 높던 통신 산업이 주를 이루던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해외시장 개척이 가능해져 현재 매출의 약 40%를 해외에서 올리며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 일부 IT 기업의 경우, 스마트워크 도입을 통한 비용절감 및 내부혁신은 물론, 내부 경험을 축적하여 이를 자사의 신규사업화 하려는 목표가 뚜렷이 발견된다.
최근 스마트워크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국내 기업도 대부분 ICT 사업을 이미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특히 통신 인프라와 유휴부동산을 확보하고 있어 이의 용처 확대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인사부서는 스마트워크의 도입 및 정착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례 분석과 검토를 통해 내부관리용 정보와 의사결정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신규 사업의 개발 및 추진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부서로서의 확대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자기사업화 목적 하에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는 기업은 우선 인사부서의 역량을 확충할 필요가 크다.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은 구성원에게 다양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편, 즉 총보상 관점에서 중요한 비금전적 보상의 하나로 유연근무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경우 유연근무제 도입이 노사관계나 고용조건 등에 더 밀접한 문제로 언급되고 있는 상황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사부서는 구성원이 금전적인 급여 외 어떤 부분을 일의 대가로 기대하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모두 보상의 형태로 묶어 총보상 개념과 구조를 확립하고 구성원의 선택폭을 넓힘으로써 그들의 니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방향으로 전환하는데 스마트워크를 총보상의 일환으로 정의하고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인 계기와 방법이 될 수 있다.
실행과정에서 부딪히는 중간관리자의 저항
도 입 전 주요 인사상 이슈에 대해 충분히 사전검토를 하지 않으면 주지하였다시피 정착 및 실행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힌다.
지난 호에 언급된 머서의 심층조사에서 선행 도입 기업이 겪은 주요 장애요인, 그리고 이에 따라 부각된 해결방안의 개발이 필요한 주요 이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중간관리자의 저항과 우려가 도입 이후 일정기간 눈에 띄는 효과를 보기 전까지는 계속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이 팀제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팀제의 핵심은 바로 팀장, 즉 중간관리자이다.
이들은 이미 조직내 네트워크와 전문성 등을 어느 정도 확보한 상황이고 육아와 가사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중년 남성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은 경영진으로부터의 지시나 명령을 신속히 파악하고, 비록 스마트워크 제도 하에 있다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 경영진 앞에 보여지는 상황과 계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이 경영진의 지시를 팀원과 공유하고 그 실행상황을 확인하려 할 때 대면성이 낮음으로 인해 느끼는 불안감과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이들 중간관리자 대다수가 원격으로 일하는 업무 방식에 익숙하지 않아 팀원들이 원격으로 제때 보고를 하고 결과물을 보내온다 하더라도 이를 검토한 후 제때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실 제 미국의 한 대표적인 PC 제조 및 유통업체의 경우 스마트워크의 본격적인 도입 이후 팀 내 일부 구성원에 과중한 업무가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며 과중한 업무를 행하는 구성원의 피로와 불만이 증가함은 물론 업무를 부여 받지 못한 직원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증가하면서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고 한다.
그 주된 이유는 팀원에 의해 수행한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팀장이나 상사가 이를 비대면적인 방법으로 제때에 잘못된 점이나 보완방향을 지시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자연히 지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제대로 해 오는 팀원에게 많은 이메일 업무 지시를 내렸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스마트워크의 효과적인 정착을 위한 방법
이 에 스마트워크의 효과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스마트워크를 적용하더라도 생산성이나 업무효과의 감소가 발생하지 않을 구성원 계층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스마트워크 하에서 중간관리자나 팀장의 원활한 조직관리를 위해 이들의 리더십개발 방향의 전환도 요구되는데 미국의 주요 하이테크(High-Tech) 기업에서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원격리더십(Remote Leadership)’에 대한 강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원격리더십이란, 전지구적 개방형협력(Open Innovation)이나 집단지성을 통한 혁신(Collaborative Innovation)이 강조되는 경영환경에서 구성원과 지속적인 대면접촉 없이도 구성원의 성과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육성하는데 필요한 리더십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검색엔진 개발 업체인 모질라(Mozilla) 사의 경우 주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팀장이 팀원을 일년 내내 한번도 보지 못하고 진행하는 경우가 허다한데도 업무 완결이나 성과창출에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이 회사 구성원들은 이미 입사 이전부터 다양한 개방형 제품개발 조직에서 프리랜서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한 실시간 협업 스타일에 오랜 기간 노출됨으로써 비록 보지 않더라도 업무에 필요한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행하는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비록 얼굴은 못 보지만 주요 내-외부 팀원들의 이미지, 별명 또는 아바타 등을 통해서 가상 정체성(Virtual Identity)을 구축하여 서로간의 몰입도를 높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김새, 인종, 국적, 학력 등과 같은 요인에 의해 편견을 가지게 되는 일반적인 현상도 많이 사라져 다시 조직 내 다양성이 증가하는 긍정적 선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도 신입사원 단계에서부터 타 국가 또는 타 지역 팀과의 가상교류방식(전화회의, 공동인터넷프로젝트사이트, 이메일 등)으로 3~6개월 간 특정업무를 수행케 하는 액션러닝 방식의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일찍부터 원격리더십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선행기업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주요 HR 관점의 시사점은 스마트워크 도입 시점에서 개별 조직의 개인성과관리체계, 특히 목표관리방식(MBO)의 정착여부가 도입 후 정착 및 성공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인사에서 가장 흔히 도입하나 실질적인 운영이 가장 어려운 영역을 국내 인사담당자들에게 꼽으라면 항상 빠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내 정치, 대인관계, 상사와의 관계가 평가에서 중시되고 오랜 근무시간과 모든 모임에 빠지지 않는 성실함으로 승부하는 풍토에서 사실 스마트워크의 도입 후 성공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연초에 수립한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가를 중시하는 풍토가 정착되어 있다면 사실 대면접촉의 감소와 여러 사내 정치로부터의 소외를 불리한 요인으로 간주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스마트워크의 도입을 통해 비용절감의 효과가 뚜렷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일수록 평가에서 MBO 방식을 운영하는 방법에 대한 친밀도와 경험을 신속히 쌓아나가야 한다. 여기에는 명확히 업무에 연관되는 산출물과 결과 위주의 목표설정, 목표의 진척도 관리, 목표 달성도를 평가하고 이에 근거해 개인역량보완계획을 수립하고, 다시 차년도 목표를 수립하는 일련의 지식과 노하우 및 경험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팀 조직 체계의 정착 여부이다.
진정한 팀은 팀원 각각이 맡은 바 영역에 전문성을 보유하여 업무에 대해 고유의 책임과 역할을 가지며 유기적으로 타 팀원과 협력하며 공통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소규모 그룹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의 팀 조직이 활성화 되어 있다면, 사실 스마트워크를 도입한다고 해도 구성원이 겪게 되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매우 적다. 오히려 더 커진 권한과 일하는 방식, 시간 및 장소의 자율성으로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국내 기업에 일반적인 대부대과형(大部大科型) 팀제, 즉 무늬만 팀제인 경우 성급한 스마트워크 도입은 여전히 전문성이 부족한 팀원의 육성을 더디게 하고 나아가 회의와 대면협의에 익숙한 의사결정 방식으로부터의 변화 정도가 급격하여 자칫 단기적인 성과하락으로 직결되며 스마트워크 정착을 오히려 더디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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