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사에 오르면 바다가 보입니다.
터벅터벅 걸어 올라가던 지난 봄 정수사도 생각나고
불빛 하나 안 보이는 한밤중, 머리털 곤두서던 정수사도 생각나고...
늘 기억 속의 시간과 함께 다니게 됩니다.
불교용품점 창문에서 바라 본 정수사 앞 바다입니다.
창으로 보는 풍경은 액자 속 그림처럼 정제된 듯 합니다.
물이 맑은 곳이라서 그럴까요?
정수사 법당 문살의 꽃은 꽃병에 꽂혀 있습니다.
부처님은 참 좋으시겠어요.
늘 환한 꽃에 묻혀 사시잖아요.
올해 가뭄이 심했나요?
물이 쫄쫄쫄 나옵니다.
가뭄에 아니 마르는 물을 한 모금 마십니다.
특별한 기운이 흘러온다 싶어집니다.
법당엔 악귀가 못 들어갑니다.
이렇게 무서운 도깨비가 양쪽에서 지키거든요.
그런데 저 도깨비, 별로 안 무섭지요?
너무 험상궂으면 탐관오리의 강심장을 빼앗아 달고 나타날까 봐
저 정도 위엄만 갖춘 것 같군요.
소원이 뭘까요?
바위에 동전을 붙이며 소원을 빕니다.
동전이 안 떨어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군요.
동전아! 떨어지지 말아라! 얍!
함허대사 부도탑에 한 번도 못 간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바로 이녀석들 때문이었습니다.
이 넘들 때문이란 걸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부도탑 쪽으로 가는 길에 컹! 컹! 개 짖는 소리가 어찌나 우렁찬지
겁 먹고 돌아서곤 했는데
오늘 함께 간 이가 세상 모든 견공의 친구인지라
녀석들의 실체를 확인했답니다.
정수사의 확실한 수비대 맞지요.
그런데 오늘도 함허대사 부도비는 못 갔습니다.
"나 때문에 못 간 게 아니잖아요. 내 핑계대지 말라구요!"
삽사리, 진돗개 다시 한 번 짖습니다.
컹!
삼성각 뒷쪽 단청이 참 곱습니다.
진행 중인 단청 그림책이 생각나서 좀 씁쓸했습니다.
단청이 절 너무 괴롭히는군요.
편집자는 '2%를 위하여'라고 하면서 절 어지간히도 힘들게 합니다.
바람 없는 날
저 물고기는 꽤나 졸립겠습니다.
내내 조용합니다.
"하나님은 밤에 젤 필요한 해님을 왜 밤 되면 가져 가는지 모르겠어요."
그녀가 들려 준 맑은 이야기였어요.
이제 해님을 거두는 시각이 가까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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