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우물"밖" 개구리

길벗 道伴 2013. 4. 2. 15:47


764689 기사의  이미지
해외에 나가게 되면 시간을 내어 꼭 찾아가 보는 곳이 있다. 바로 그 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이다. 그중에서도 공학에 관련된 곳이라면 더 관심을 두고 살펴본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학은 미국 실리콘밸리 주변의 대학들이다. 그 대학들은 미국 내에 있지만, 그 안에는 세계가 있었다. 전 세계에서 우수한 인재가 몰려들어 배움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얻고, 이런 의식의 확장을 사회 각 분야로 이어가며 글로벌 산업을 이끄는 거대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한국에도 훌륭한 대학은 많다.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교수들과 학생들의 높은 열정, 마음가짐은 결코 미국 대학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 미국과 다른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 배움의 터전에는 나와 대한민국만 있다는 점이다. 즉 한국의 대학 안에는 세계가 없다.

지식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이지만 이런 노력의 결실을 세계 최초, 세계 표준을 만들어내겠다는 세계화 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계 인구 70억명 중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수는 5000만이다. 세계 시장의 0.8%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금껏 우리는 이 0.8% 안에서만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그것 또한 누군가 이뤄놓은 성과를 좇아가면서 만든 성과였기에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낼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남의 기술을 따라가고 그것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성장을 이룬 성과로, 지금 우리는 세계 1등임을 말할 수 있는가.

하지만 이제 우리 앞에 있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은 1%의 대한민국을 벗어난 99%의 세계를 향해야만 한다. 개선이 아닌 혁신과 창조로 세계 시장을 이끌겠다는 새로운 글로벌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세계화의 핵심은 지난날이나 현재나 미래나 `사람`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국가가 아닌 세계를 중심으로 품어 안는 의식의 전환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를 무대로 꿈을 꾸며 교류하고 도전할 때 비로소 세상을 바꾸는 창조와 혁신의 문화, 융합과 공생 발전이란 키워드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절대 좁은 대롱 구멍의 하늘을 바라보며 그것을 세상의 전부인 양 살아선 안 된다. 우물 밖으로 뛰어나온 개구리만이 결국 진짜 하늘을 볼 수 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ㆍ벤처기업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