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오면 소금장수 아들이 장사를 망칠까 봐,
맑은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이 행여 굶기라도 할까 우려한다.
그러나 만약 소금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이 빅데이터를 접목시킨 SCM(Supply Chain Managementㆍ공급망 관리)에 능했다면 어땠을까.
우산장수 아들은 각종 기상정보에서 생성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내일 자신의 장사 구역에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비가 내릴지 미리 예측한 뒤 남은 시간을 어머니 봉양에 쓸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장사하는 거리에 설치된 CCTV가 제공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들의 우산 취향과 수요를 파악한 뒤 적절한 디자인의 우산과 예상 소비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있다.
소금장수 아들은 소셜미디어 분석을 통해 어느 아파트단지 부녀회가 비오는 날에도 김장을 감행할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각종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저염식`의 `좋아요`(호응도)를 분석해 염화나트륨 비율이 낮은 천일염으로 판매 품목을 바꿀 수도 있다.
최근 방한한 T 다스 다스굽타(T. Das Dasgupta) 언스트앤영 자문서비스 수석디렉터는 "SCM에 빅데이터를 접목시키면 재고를 줄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 효과를 넘어 정확한 수요 예측이 가능해진다"며 "기업들이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지만 아직 SCM에 빅데이터를 접목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다스굽타 수석디렉터와의 일문일답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SCM을 핵심 경쟁력으로 여기는 기업들이 많다.
삼성은 SCM을 통해 적시에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시장에서 리더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SCM은 삼성뿐 아니라 다른 기업에서도 성공을 위해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다.
기업은 경쟁우위를 위해 3가지를 갖춰야 한다.
상품 혁신과 고객과의 친밀감, 탁월한 운영이 바로 그것이다. 상품 개발 절차나 기술적인 측면, 운영 등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SCM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요소다.
-재고 비용, 공급망 등 SCM의 전통적인 개념과 정보들은 그대로다. 빅데이터를 어떻게 접목시키나. 그리고 SCM에서 빅데이터가 왜 중요하다고 보나.
▶SCM은 전통적으로 공급망이 소요하는 총비용, 재고 비용 그리고 고객 수요 대응 시 발생하는 비용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기업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전통적인 방식의 SCM을 통해 수요 예측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SCM 예측으로는 이제 큰 오차가 발생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제 공급ㆍ수요 예측을 위해 기업들이 다뤄야 할 정보가 너무 방대해졌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접목시킨 SCM은 소셜미디어와 블로그, 신용카드 거래내역과 거리의 CCTV, 날씨 등 비정형화된 정보까지 모두 분석한다.
이를 통해 예측한 공급ㆍ수요량과 실제 수치 간의 차이가 획기적으로 줄게 된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고객에게 만족감을 줄 뿐 아니라 재고를 낮춰 비용을 줄인다.
이 줄인 비용을 통해 다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빅데이터와 SCM을 접목시켜 성공한 예가 있다면.
▶빅데이터를 SCM 분야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새로운 개념이다.
아주 적은 수의 기업만이 빅데이터를 그들의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 적용하고 있을 뿐 SCM에는 활용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에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와 놀이공원을 보유한 한 회사가 있다.
이 회사 매출 중 홈비디오 판매로 얻는 비중이 매우 높았다.
영화 DVD가 출시될 때마다 해당 영화의 DVD가 얼마나 팔릴지 예측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어떤 가게에 어떤 영화를 얼마나 배치해야 할지도 잘 몰랐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접목시킨 SCM을 도입하면서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 속의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작성한 후기를 바탕으로 어떤 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는지 좀 더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점포별로 특정 DVD의 재고를 줄이면서 고객들이 좋아할 DVD는 충분히 구비해 놓을 수 있었다.
이 기업은 빅데이터를 접목한 SCM을 통해 과거 대비 3억달러(약 34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빅데이터를 SCM에 적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달라.
▶기업들은 이제 기존의 정형화된 데이터보다 더 많은 비정형화된 데이터에 시달리고 있다.
SCM에 빅데이터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마이닝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양한 부서에서 각 지사별로 어떻게 부품을 조달하는지 상관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통성ㆍ대체성ㆍ유사성 등 3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공통성은 제품별로 서로 비슷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상품1과 상품2는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95%의 부품은 같고 5%의 부품만 다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공통적인 95%에 대한 조달 비용을 낮춰 나갈 수 있다.
또한 이 부분의 재고를 조절해 비용을 다시 절감해 나갈 수 있다.
다음은 대체성이다. 파란색에 검은색 시트의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했다고 치자. 그러나 빨간색에 하얀색 시트의 차를 대체품으로 살 수도 있다. 색상은 다를 수 있지만 대체품을 통해 수요를 충족시키고 더 나아가 판매 원가까지 낮출 수 있다.
유사성도 중요하다.
특정 지역에서 A상품 대신 유사한 B상품의 매출이 높아 보인다면 상품이 서로 다르더라도 비슷한 부품을 사용해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빅데이터와 SCM의 접목으로 각광받을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일까.
▶빅데이터 사이언티스트(big data scientist)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다.
물리나 천문학 등을 전공한 이들은 구조화되지 않은 비정형적인 데이터에서 하나의 구조를 발견해내는 데 훈련이 된 사람들이다.
이미 언스트앤영 등 많은 기업들이 빅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인재를 발굴하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비즈니스 구조를 파악한 뒤 어떤 데이터를 찾아야 하는지 안다.
이들은 SCM과 빅데이터를 연결시켜 기업들이 기존에 찾지 못했던 비용절감 영역과 미래사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대신 찾아줄 것이다.
[차윤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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