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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景福宮 을 지켜라! `동물 파수꾼`

길벗 道伴 2013. 6. 23. 21:22

 

 

 기사의 0번째 이미지 景福宮 을 지켜라! `동물 파수꾼`
근정전·교태전만 보셨나요? 880개 돌 조각상 찾아보세요
火氣와 재앙 막는 수호신 우주 섭리와 시공간 표현
청룡·백호·주작·현무 등 四神과 十二支神 조형물 동서남북서 근정전 지켜

 

 

 

아름다운 건축물에 가려 놓치기 십상이지만 석조 조형물도 뛰어난 조형미를 뽐낸다. 국보 제223호 근정전에만 56마리의 동물상이 있고, 경복궁 전체에 880개가 넘는 석조조형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박상선 기자>

`조선의 법궁` 경복궁은 임진왜란이 발발하던 1592년 소실된 이래 무려 300년 가까이 폐허로 방치된다. 숙종대를 비롯해 수차례 재건립이 시도됐지만 천문학적 비용에 성사되지 못했다. 경복궁은 땅에 떨어진 왕실 권위를 높이려는 대원군에 의해 1867년 다시 세워진다. 비록 건물은 모두 사라졌지만 창건 당시 조각됐던 각종 석조 조형물은 세월의 무게에도 건재했다. 대원군은 이들 조형물을 하나하나 건져내 재건공사에 다시 활용했다.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석조 조형물들은 경복궁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문화재청이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해 2011년부터 `경복궁 석조조형물 학술연구 및 보존관리방안 연구` 용역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수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모두 880개가 넘는 돌조각상을 확인했다. 3개년에 걸친 연구 결과물은 오는 9월 공개될 예정이다.

전통 석조미술 전문가인 소재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57)과 경복궁을 찾았다. 경복궁에선 전설의 것부터 현존의 것까지 수많은 동물상과 마주친다. 화기(火氣)와 재앙을 물리칠 목적으로 세워진 것들이다. 위압적인 모습을 해야 정상인데 하나같이 순박하고 익살스럽다. 우리 조상의 해학과 여유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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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동물상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위로부터 근정전 서수, 원숭이,경회루 불가사리, 근정전 말,주작의 순.

광화문 입구에서 가장 먼저 해치상이 일행을 맞는다. 해치는 서수(瑞獸)를 대표하는 동물. 해치상은 원래 광화문에서 80m 떨어진 육조거리에 위치해 하마비 역할도 했다. 대원군이 당대 최고의 석공 이세욱을 시켜 만들게 했다고 전해진다.

정교함이나 보전상태를 볼 때 국보급 문화재로 손색이 없지만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다. 현재로도 관리가 잘되고 있어서란다. 문화재청은 그러나 머지않은 장래에 해치의 보물 지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광화문 해치는 모두 두 쌍. 성문 앞에 대형 해치 한 쌍이, 성곽 위에 또 한 쌍이 있다.

매표소가 있는 흥례문에서 근정문으로 가려면 영제교를 건너야 한다. 영제교는 평범하면서도 주변과 조화되는 자연스러움이 매력. 다리 난간은 일자형인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중앙부가 위로 휘어졌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나무로 다리를 만들었다. 소재구 소장은 "비록 돌다리지만 옛 기억을 못버려 나무다리의 문양을 영제교에도 새겼다"고 했다. 물길을 따라 스며드는 사귀를 막는 뿔 달린 서수 네 마리가 주변에 조각돼 있다. `경복궁유람기`는 이를 천록이라고 적었다.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하고 그중 한 마리는 혓바닥까지 날름 내밀고 있다.

국보 223호 근정전의 미를 말하면서 석조조형물을 빼놓을 수 없다. 근정전 마당, 즉 조정에 깔려 있는 박석은 거칠게 마감해 인공미를 최소화했다는 찬사를 받는다. 전각을 받치는 2층 기단의 월대도 기교를 가미하지 않아 질리지 않는다. 월대 계단과 돌난간 기둥에는 총 56마리의 동물이 조각돼 있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四神)과 십이지신(十二支神)이 동서남북에서 근정전을 지킨다. 소 소장은 "공간과 시간을 동시에 구현해 우주의 속성을 드러냈다"고 했다.

십이지신 중 용과, 개, 돼지는 빠졌다. 그 이유는 문헌으로 전해지지 않는다. 개, 돼지는 천시받아 제외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사신과 십이지신의 빈자리는 서수가 채우고 있다. 월대 각 귀퉁이에는 사자가족이 자리하고 있는데 암수를 구별하기 위해 암컷에는 새끼를 붙여 놓은 게 기발하다.

국보 제224호 경회루에서도 사신, 서수 등 다양한 동물 조각들을 만날 수 있다. 경회루로 건너가는 돌다리 위 동물이 눈길을 잡아끈다. 분명 코끼리인데 불을 먹는 불가사리란다. 누각을 떠받치고 있는 돌기둥은 삼국시대부터 발달한 흘림기법으로 다듬어졌다. 기록에 의하면 성종 6년(1475년) 경회루를 개축하면서 돌기둥에 용과 꽃을 조각했다. `용재총화`는 유구국 사신이 돌기둥을 보면서 감탄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1867년 재건하면서 공기를 줄이기 위해 사각형ㆍ원형으로 만들었지만 단순하면서도 날씬한 모양이 장쾌하다. 기둥은 모두 48개다. 둘레에 사각기둥 24개가 서 있는데 4계절 24절기를 의미한다. 1997년 경회루 연못 준설 과정에서 청동룡이 발견됐다. 원래 두 마리를 넣었다. 길이 146.5㎝, 무게 66.5㎏이었다. 용은 고궁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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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침전인 자경전을 지키는 서수.

근정전과 경회루에는 서수들이 여럿 있지만 자경전에는 서수가 한 마리만 있다. 주인을 지키는 개처럼 댓돌 앞에 버티고 앉아 전방을 뚫어져라 주시하고 있다.

자경전 북쪽의 풍기대(보물 847호)는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측정하기 위해 설치됐다. 팔각기둥에 돋을새김한 구름 무늬가 유려하다. 차고 맑은 물의 근원이란 뜻의 `열상진원`이란 글씨가 쓰인 향원지 북편의 우물은 소박하지만 반듯한 정돈이 고급스럽다. 물길을 두 번 꺾어 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기술은 포석정에서 유래했다.



■ 해·산·구름·거북·불로초…`대비 침전` 자경전 후원엔 십장생 굴뚝

교태전과 자경전 일원은 여인들의 공간이었던 만큼 정원과 담장의 각종 장식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왕비 처소였던 교태전의 후원인 아미산에는 6각형 굴뚝 4개가 서 있다. 굴뚝 벽에는 당초문, 학, 박쥐, 봉황, 소나무, 매화, 국화, 불로초, 바위, 새, 사슴 등 단아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다양한 무늬가 부조돼 있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아미산 굴뚝은 보물 제811호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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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 대비 침전인 자경전에는 장방형의 십장생 굴뚝(사진)이 있다. 보물 810호인 이 굴뚝은 가로 302㎝, 세로 88㎝의 직사각형 공간에 해, 산, 구름, 돌, 소나무, 거북, 사슴, 불로초, 학 등 십장생의 조형전을 배치했다. 그 주변으로 용문전, 학문전, 당초문, 박쥐문을 새겼다. 자경전 꽃담 무늬도 다양하다. 담장 위를 수놓은 매화, 복숭아, 모란, 석류, 꽃과 나비, 국화, 대나무, 귀갑(거북) 등의 그림은 찬찬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어처구니`로도 불리는 잡상을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묘미.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 삼장법사, 저팔계, 사오정 등 주요 인물과 토속신, 불교신들의 상을 홀수로 추녀 지붕(귀마루)에 올리는 것이 특징. 귀마루의 길이에 따라 숫자가 달라진다. 경회루 잡상이 11개로 제일 많다.
출처 : 연호(硏豪)의 성(城)
글쓴이 : 유동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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