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스크랩] 몽환, 무의식, 에로틱 사진작가, 랄프 깁슨(Ralph Gibson)의 초현실 사진들..

길벗 道伴 2013. 8. 21. 15:08

 

랄프 깁슨의 사진집을 넘긴다.

너무나 아름다운 그의 작품 대부분이 '외설'과 '예술' 사이에 있어서 여기에 다 소개하지 못해 안타깝다.

 
현대는 다양한 메커니즘이 발달해서 다양한 장르에서 컨템퍼러리 아트가 탄생된다.
그중에 랄프 깁슨의 사진은 초현실주의를 설명 할때 중요한 이름이다.

그의 사진의 프레임은 회화의 구도와 같다.


그러나 서로 다른 매체의 특성상 사진의 구도는 회화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역설은 우선 사진은 현실의 대상물이 가지고 있는 형태에 사진 촬영과정 중에서

다양한 선택에 의한 모습이 변하게 된다.

 

▒ 몽환, 무의식, 에로틱 사진작가,

    랄프 깁슨(Ralph Gibson) 초현실 사진들..

 

■ 랄프 깁슨(Ralph Gibson 1939-)

 

랄프 깁슨은 1939년 1월 16일 LA에서 태어났다.

1952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기타에 매료되어 뮤지션을 꿈을 키웠으나 1954년에 부모의 이혼으로

모든 학업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1956년에 미 해군에 자원입대, 운 좋게도 해군사진학교에서 1959

년까지 사진을 공부할 수 있었고, 이때 군에서 인물, 기록, 항공사진을 찍기도 했다.

 

1959년에 제대하여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1960년부터 1961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예술대학(San

Francisco Art Institute)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그러나 아카데미 사진에 매료되지 못한 그는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의 어시스턴트로 들어가 사진경력을 쌓기도 했으나, 역시 오래 버티지 못하고

프리랜서의 길을 걷게 된다.

 

1966년에 뉴욕으로 근거지로 옮긴 그는 새로운 사진의 인생을 꿈꾸는 데 처음 만난 사람이 사진가

브루스 데이빗슨(Bruce Davidson)이었으며 그의 추천으로 매그넘 준회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자신의 사진과 스타일이 맞지 않아 그만두고 이듬해인 1967년 로버트 프랭크의 어시스턴트가

되어 영화 《Me and My Brother》, 《Conversation in Vermont》를 제작한다.

 

 

랄프 깁슨은 이때부터 교제의 폭을 넓히기 시작, 다이안 아버스, 게리 위노그랜드를 만나 사진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나눈다. 점점 자신의 사진에 자신감을 가진 그는 1968년에 그의 대표작이자 유명작

시리즈에 착수한다.

 

연주자로서, 소설가로서, 디자이너로서, 사진가로서 다재다능했던 그는 사진전문 출판사를 차리기로 결심,

1969년에 루스트럼 출판사(Lustrum Press)를 설립,이후부터 자신의 책을 집중적으로 출간하기 시작한다.

 

1970년에 히트작 『The Somnambulist(몽유병)』이 출간되고, 1973년에는 세계사진이 주목했던『Deja-

Vu(旣視感)』을, 1974년에는 『Days At Sea(바다의 날들)』을, 1975년에는 『Quadrants(四分割)』을

 출간하여 세계적인 사진출판사로서 대성공을 거둔다.

 

70년대 중반부터 랄프 깁슨은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진가의 한 사람으로 자리하면서 여러 상과기금 그리고

지원금을 수혜받는데, 1973, 75, 86년까지 3번의 NEA(미연방예술기금) 기금을 받았으며,1985, 86년에는

구겐하임지원금을 받는 등 70년대 중반부터 포스트모더니즘 사진이 미 전역을 휩쓸게 되는 80년대 중반

까지 현대사진의 대표적인 사진가로서 명성을 구가한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 사진의 강력한 여파로 랄프 깁슨의 사진적 위상은 점점 메인 무대에서 사라져 가고

덩달아 루스트럼 출판사도 위기를 맞게 된다. 1976년에 처음 관계를 맺은 뉴욕 카스텔리 그래픽스 화랑

(지금 레오 카스텔리 화랑)에서의 꾸준한 전시와 유럽에서 인기리에 전시를 개최하지만 작가로서는 더

이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그가 즐겨 활용했던 출판물에 의한 사진세계를 진척시키지 못했다.

1986년에 《아파추어(Aperture)》가 『Tropism(굴신, 조건반사)』을 출간한 것이 마지막

대표사진집이 되었다.      

 

랄프 깁슨 Ralph Gibson

(1939∼, 미국 )

 

랄프깁슨은 70년대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사진의 경향을 보여주는 미국의 사진가 이다.

그의 사진이 이러한 경향을 뛸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의 사진의 프레임 구성의 독특함에서

기인한다.

 

사진의 프레임은 회화의 구도와 같다. 그러나 서로 다른 매체의 특성상 사진의 구도는 회화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역설은 우선 사진은 현실의 대상물이 가지고 있는 형태에 사진 촬영과정 중에서

다양한 선택에 의한 모습이 변하게 된다.

 

그러나 회화는 현실에 없는 모습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사진의 프레이밍과 회화의 구도는 다르다.

그러나 사진은 근본적으로 시각의 구성 법칙을 회화에서 배워왔다.

 

 

사진은 파인더 창을 통해서 본 현실을 작가가 기록한다. 그 순간 바로 그곳에 있었던 장면을 촬영한다.

그런데 왜 하필 네모난 틀 안에 대상을 집어넣을까? 파인더에 보이는 대상을 마치 창문의 틀을 통해서

보게 되는 상황으로 만드는 이 기묘한 촬영 행위의 체험은 우리가 대상을 현실에서 관찰하는 일반적인

심리 상태와는 다른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엿보기 상태의 성적인 도착상태와 같은 심리를 유발한다.

(그런데 구멍과 같은 원형으로 보는 심리와 네모난 창과 같은 곳에서 보는 심리는 다를 것이다.)

 

사진이 발명되기 전에도 인간은 카메라 옵스큐라와 카메라 루시다 같은 화가들의 드로잉 기구로 대상을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계산해서 관찰하곤 했다. 이 기구는 투시도법으로 원근법 화면을 구성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였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의 대상들이 인간의 시선에 의해서 관찰되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인간이라는

주체와 관찰되는 대상으로 분리되는 이분법적인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때 선택된 현실의 대상은

의미 있는 그림이 된다. 적어도 그 당시에는 대상을 어떻게 하면 인간의 육안에 비쳐진 모습에 맞게

수학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묘사할 것인가가 중요했다. 그것이 바로 잘 그린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림은 늘 현실의 모습을 유사하게 묘사 할 뿐이지 근본적으로 똑같을 수 는 없다. 그러니까

그림은 현실과는 다른 또 하나의 현실인 것이다. 19세기 사진의 발명은 결국 그림대한 인간의 욕구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었다.

 

 

화가들이 사용한 평평한 화면은 물론 직사각형의 형태였다. 그러나 그림은 처음부터 규획 되어진 네모난

틀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원시동굴벽화부터, 고대 신전이나 무덤의 벽화는 그리고 중세 교회의 천장

벽화는 일정한 경계가 없거나 평면의 바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그림이라는 독립된 형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단지 건축의 일부로서의 그림일 뿐 이였다.

그러던 것이 르네상스 초기에 이테리에서 오늘날과 같은 켄퍼스가 만들어지고 그 위에 칠할 수 있는

오일 물감이 네덜난드 지방에서 얀반 아이크 형제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비로써 회화가 건축과 분리

되는 독립된 그림이라는 형태를 가지게된 것이다. 그림은 이제 가지고 다닐 수도 있고, 벽에

이리저리 옮겨 달수도 있는 모습이 되었다.

 

그림이 그림 그 자체로 보여지기 위한 모습은 주변과의 치밀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액자의

화려한 장식이라든지 화면의 사각경계 면을 의식한 구도라든가, 주변과는 확실히 분리되는 화면 구성을

위한 시선의 유도를 위한 배경과 형상의 분리 그리고 명암 처리등 그 중에서 중심화법은 화면의 주변에

시선을 덜 가게 함으로서 그림과 그것이 놓여진 주변 환경과의 분리를 확실히 할 수 있었다.

특히 투시도법의 원근화법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르네상스의 시각 체계를 그대로 이어받은 사진은 그림이 그래왔던 것처럼 사진의 프레임 또한 이와 같이

화화의 구성 원리를 이어받았다.

 

프레임은 안과 밖의 경계의 접점에 위치하면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이루는 하나의 틀이다.

보이는 것은 의미 있는 것이고 화면밖에 존재하지만 사진으로 찍혀질 수 없었던 대상은 의미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근대 서구의 시각의 체계이며, 그들이 바라보는 세계관이다. 그러므로 사진의 발명은 르네상스

이후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온 하나의 이데올로기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사진 한 장은 단지 찍혀진 대상만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궁극적으로 그 대상이

보이기까지의 여러 경로를 통해서 만들어진 복합적인 구조 즉 얽히고 섞여진 상호 텍스트가 존재함을

말한다. 오랜 역사를 통해서 쌓여진 시각의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사진에 찍혀진 대상은 반드시 그 앞에 사진가가 한때 존재했었음을 부인 할 수 없다.

그래서 사진은 증거의 자료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장의 사진을 볼 때는 사진에 찍혀진 대상이

먼저 보이지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던 사진가는 잘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것이 세로프레임으로

혹은 가로 프레임으로 선택되어진 직사각형의 틀에 의해서 현실의 부분이 잘려져 있다는 사실을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다양한 앵글과 촬영거리, 렌즈, 셔터찬스, 조명, 심도, 초점 등을 선택하는 사진가는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창조자와 같은 위치에 존재한다. 본래 아무런 의미도 가지고 있지 않던 사물은 사진가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상징적인 의미를, 은유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적어도 사진가의 작업은 칸트가 말하는 "물자체"의 존재론적인 대상을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 그가

객관적인 기록물로서 유용한 사진을 제작하거나, 혹은 리얼한 세계를 있는 그대로 포착할 지라도 그의

선택은 항상 의미전달의 도구로서 사진은 쓰게 된다.

 

사진에 결국 볼만한 무엇으로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행위는 대상에 프레임을 씌우는 일이다. 그런데

가장 객관적이고 리얼하게 재현된 사진이 어떤 의미도 만들어지지 않는 "텅빈 의미"를 생산한다면,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여기서 말하는 "텅빈 의미"란 물론 아무론 의미가 만들어지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나 많은

의미가 생성 돼서 하나의 의미로 고정할 수 없음을 말한다.

 

우리는 흔히 무엇에 감동을 받았을 때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하지 않는가! 바로 이러한 상태가 한 장의 사

진에서 유지되는 것, 그것을 우리는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이라 하자 랄프 깁슨의 사진은 나에게 그렇게

다가 왔다.

 

랄프깁슨의 사진은 사진의 프레임을 연구하는데 있어 적어도 조형적으로 매우 적절하다.

그의 사진은 언제나 현실의 주워진 맥락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부분으로 등장한다.

 

현실의 맥락으로부터 떨어져 있을 때 우리는 비 현실을 느낀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종종 초현실 사진으로

분류한다. 필자는 이러한 분류 방식에 전적으로 동이 하지는 않지만 그의 사진이 초현실의 분이기를

풍기는 것에는 인정한다.

 

그의 작업 중 두 번째 작품집인 데자뷰(Dejavu)는 그의 사진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데자뷰는 정신분석학

용어로 것어디선가 본듯한 겄 심리 상태를 말한다. "어디선가 본듯한" 시각은 친근한 모습이 아니라

어디선가 본듯한 그러나 지금은 여기에 없는 "기억의 연상과 환기작용"이다. 사진이 객관적인 묘사의

특성이 아무리 정교하다해도 그것이 일반적으로 놓여진 현실의 맥락에서 떨어져 나오면 그것은 낮선

모습으로 등장하게 된다. 즉 초현실인 것이다. 

랄프 깁슨은 1939년 미국 LA에서 태어나 1956~60년 해군에 입대. 해군에서 사진을 배웠다. 1960년

제대와 동시에 센프란시스코 아트인스튜티드( SanFrancisco Art Institute) 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당시

미국의 사진의 경향은 새로운 영상파 사진가들이 대거 존자르코프스키에 의해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시기에 그는 사진을 전공하는 학생의 신분에 있었다.

 

사적이고 개인적인 관점의 다큐멘타를 하는 이들 젊은 작가들의 경향은 이전의 라이프지 스타일의

공론적인 자세의 사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한편 시카코를 중심으로 일어난 뉴 바우하우스

운동의 사진 경향은 실험적인 조형예술로서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랄프 깁슨은 1962년 도로디어 랭의 조수로 프로사진가로서 일을 시작한 사실로 미루어 보아 처음

전통적인 다큐멘타리 사진에 매료됐던 듯 하다. 그러나 그는 곧 자신의 내면 세계를 반영하는 1966년

"The Strip" 이라는 첫번째 개인작품집을 발간한다.

 

이 당시 이미 로버트 프랭크는 그의 어메리칸스 작업 이후 영화에 몰두하고 있을 때 그와 함께 2개의

단편 영화 제작을 하기 위해 뉴욕으로 이사한다. 그의 대표작은 다음과 같다.
[the spirit of burgundy. 1994], [wonen. 1993], [tropism. 1987], [days at sea 1975]

그는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최근 파리를 여행하며 만든 프랑스라는 작품집을 출간한바 있다.

 

☞ 글 / 이영욱_연변대학 사진학과 교수  편집 / justin KIM

 

 

 

▒ 게쉬탈트(Gestalt) 심리성과 초현실주의 심리성


■ 주요 분석 포인트

 

랄프 깁슨의 사진을 이해하는 주요 코드는 크게 3가지, <형태심리>,<지각심리>,<조형심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지지하는 미학적 근거로서는 게쉬탈트(Gestalt) 심리성과 초현실주의 심리성

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대상이 인식에서부터 사진인화 그리고 사진집 에디팅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심리성과 조형성을

활용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 [Somnambulist(몽유병)],[Deja-Vu(기시감)], [Days At Sea(바다의 날들)],

[Quadrants(4분할)], [Tropism(굴신, 조건반사)]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게 무의식에서 출발한 형태 및

인지 심리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따라서 랄프 깁슨의 사진세계, 세부적으로는 조형세계를 파악하는 이론적 근거는 첫째 “게쉬탈트 조형

심리학”이 무엇인지, 어떤 목적으로 활용되는지를 살피는 것이고, 둘째는 이것들을 구사하면서 랄프

깁슨이 어떤 이야기를 말하고자 하는지를 사진과 빛, 사진과 무의식, 사진과 형상을 통해서 분석하는 것이다.

 

 

■ 게쉬탈트(Gestalt)란 무엇인가..?

 

게쉬탈트란 “형태 심리학의 기초 개념, 부분 및 그 관계로부터는 이끌어낼 수 없는 특수한 성질을 가진,

유기적이고 복잡한 단위, 또 부분의 총합이 아닌 각 부분의 총체의 뜻으로 해석됨. 지각에 있어서의 직접

경험의 전체성 설명으로부터 출발함”(조형과 사진 심리학, 리처드 자키아/유한태 역, 해뜸, 1986)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말로서는 이해가 선뜻 어려운 지각과 인지 심리에 대한 이론이 게쉬탈트 심리학

의 요체다. 좀더 쉽게 말한다면 인간은 어떤 형상 앞에서 좀 더 쉽게 지각하거나 혹은 주목하는가를 과학적

으로 분석하는 것이 게쉬탈트 이론(법칙)이고, 이를 가장 잘 이용하고 응용하는 분야가 사진, 디자인, 광고,

그리고 회화이다. 먼저 게쉬탈트는 “본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은 어디를 어떻게 볼까? 어떻게 배치되어 있거나,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 때 몰입하면서 보고 또

의미파악을 쉽게 할까? 도대체 인간의 시지각은 과학적으로 어떤 체계 속에 놓였을까? 이것들을 분석할 수

있다면 이를 응용하여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높일 수 있을텐데. 바로 이러한 생각들을 사람들은 오래

전에 생각해왔고, 이를 과학적으로, 심리적으로 파헤쳐보려고 했던 1912년에 창시된 <게쉬탈트 심리학

파>이고 주동자는 베르트하이머 박사이다.

 

이 학파가 연구하고자 했던 주제는 어떻게 인간의 시각 요소가 전체로서 지각되도록 유기화하고 조합되는

가에 대한 간명하고 신빙성 있는 증거를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저 유명한 “전체

는 그 각각의 부분의 합과 다르다.”라는 말이다. 즉 이 말을 사진에 적용시켜 보면, 사진기로 본다는 것은

시작 요소의 전체를 보는 것이지만, 그러나 게쉬탈트적으로 사진기를 본다면 각각의 시각요소들은 또

하나의 형상으로 독립적으로 그룹핑(전체가)되는 것이다.

 

 

▶ 게쉬탈트의 주요 법칙들

 

랄프 깁슨의 조형심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게쉬탈트의 주요 법칙들에 대한 선행 연구가 필요하다.

그 하나가 <형상(figure)과 배경(ground)>에 대한 이해이다. 사진에서의 형상과 배경은 사진의 깊이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형태를 구분짓고, 형상의 밀도를 파악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사진은 근본적으로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의 평면으로 옮기는 것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비록 평면이지만

사진에도 전경, 중경, 원경이 있고, 이것들은 형상의 차이에서 뿐만 아니라 빛과 그림자, 혹은 톤의 강약

에서 차이를 인지시킨다.

 

게쉬탈트 심리학이 주목하는 형상-배경의 법칙은 어떨 때 사람은 이미지를 형상으로 인지하고, 또 어떨 때

이미지를 배경으로 인지하는가이다. 이미지에 형상과 배경이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각자의

인지 심리학적 토대 위해서 어떤 사람은 형상적 이미지로 파악하고, 또 어떤 사람은 배경적 이미지로 파악

한다는 것은 형상-배경이 철저하게 지각 및 형태 심리학에 종속되어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게쉬탈트 형상-배경의 지각 심리학이 랄프 깁슨의 사진에서 어떻게 형상으로 자리하고 또는 배경

으로 자리하게 되는지, 특히 빛과 그림자를 통해서 어떻게 구분시키는지를 주목해서 보아야 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게쉬탈트 법칙은 <근접성(proximity)>, <유사성(similarity)>, <연결성(continuity)>,

그리고 <폐쇄성(close)>이다. 이상 네 가지 게쉬탈트 원리와 법칙들이 랄프 깁슨의 사진에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우리의 지각과 형태를 시각화 시키고, 자신이 의도한

내용들을 전달하려는가를 그의 사진들을 통해서 매우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 초현실주의는 어떻게 무의식을 시각화하는가..?

 

랄프 깁슨의 사진에서 게쉬탈트가 시지각적 형상 혹은 이미지를 통해서 인지 및 지각심리를 자극한다면,

또 하나 이론적 맥락은 초현실주의와 이미지의 관계이다. 랄프 깁슨은 초현실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적인

내용들을 기술해왔는데 그것들은 모두 그의 사진집 제목으로 나타난다.

 

가령 몽유병, 기시감, 바다의 날들은 바로 이 초현실의 심리성을 현실의 공간에서 추적한 무의식의 발현들

이다. 랄프 깁슨은 단도직입적으로 <그때가 지금이다Then is Now>,<기억은 그림자의 목소리다Memory

is the Voice of Shadow)라고 말한다. 그는  사진을 “빛의 추적속에 있는 정신적 사건이다”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사진이 매력적인 것은 보여주는 것과 달리 추상적이라는 데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랄프 깁슨은

사진의 추상성을 초현실주의 맥락으로 이끌고 간다. 그리하여 빛과 그림자, 현실의 소여(小輿), 리얼리티

의 혼란, 작은 질서들의 모습들이 진정 중요한 추상성이고 이것들은 현실에서 배제된, 그러나 무의식적

으로 인지했을 때 발견되는 “무의식의 시각화”라고 말한다.

 

랄프 깁슨은 사진에서의 초현실성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추상은 이미지를 구성하고, 프레임을 구성하고,

황금분할 안에서의 모든 생각들은 근본적으로 무한히 농축된 무의식의 어떤 것들이 현재의 순간 속에서

존재의 환기로 나타나는 것이며, 그것들을 의식하는 순간이 바로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위치해 있는

미스테리에 다가서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초현실의 무의식성을 지식과 이론으로 다가서면 “순수의 적”이 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깁슨이

이야기한 “기억은 그림자의 목소리”라는 말은 그이 초현실적인 사진 앞에서 매우 유용한 개념이다. 기억

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순간 뛰쳐나온 것이며, 목소리를 들은 것도 무의식적인 초현실성을 경험하는 것이

며, 그림자는 근본적으로 음의 영역, 즉 닫히고 밀폐된 현실 밖의 세계이다. 이러한 무의식의 지각과 그것

의 시각화가 랄프 깁슨의 사진에서 매우 중요한 코드이며, 그것이 심리적인 영영으로 이끌고 있는 사진들

이 <몽유병>, <기시감>, <바다의 날>들일 것이다.

 


랄프 깁슨의 사진집들이다.

 

 

■ 사진 분석

Somnambulist(몽유병)

1967년에 시작하여 1969년에 완료한 시리즈는 랄프 깁슨의 사진적 특징을 드러낸 첫 번째 사진들로서

“사진은 무의식의 진공이다”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려 했던 의도를 가진다. 사진을 “무한한 애니그마(inf

inite enigma)”라고 표현했을 만큼 대단히 신비로운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영역에 있음을 노출한다.

 

때문에 몽유병에서 그가 주목하는 것은 꿈이며, 이것들이 사진에서는 시선과 심리 그리고 연결로 나타난다.

게쉬탈트 법칙은 연속성, 근접성, 폐쇄성에서 강화된다. 어둠의 영역(그림자, 배경)과 밝음이 영역(빛,형상)

이 대비적으로 심리적 긴장감과 무의식의 페이스(face)를 던진다.


Deja-Vu(기시감)

1971년에 시작하여 1973년에 완성한 <몽유병> 시리즈의 연장이다. 시리즈의 특징은 그 의미가 “어디선가

본 듯한”, 혹은 언제가 한번 마주친 듯한 지각의 발현이기 때문에 현재와 과거, 그때와 지금이 합성(syntax)

되고 그것들을 매개하는 시선의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집에서는 더욱 분명하게 왼쪽과 오른쪽 페이지가 그 시선의 방향성과 사건의 과거와 현재를 관류하

도록 배치했다. 여전히 게쉬탈트 법칙이 화면을 지배하는 듯, 유사성과 근접성, 연결성이 도드라진다.

 

그는 “음악은 장님이다”라는 말을 하는데 음악은 눈이 없으면서도 언젠가 들었던 음악들을 순간순간

기시감처럼 꺼내온다고 말한다. 초현실의 코드를 처음으로 어떤 신호작용에 의한 기시감으로 표현한

사진집이 이다.  


Days At Sea(바다의 날들)

1973년에 시작하여 1974년에 완료한 사진집이다. 역시 몽유병의 연장선에서 찍혀진 초현실성을 시각화

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사진 시리즈가 다.이 사진에는 “사물의 기이함(Strangeness)”에 주목하고있다.

리듬감이 강조되고, 게쉬탈트 법칙에서는 유사성, 근접성, 연결성이 강조된다. 빛과 그림자의 강력한

대비가 강조되며, 형태의 분절이 일어나는 초기 모습을 보여준다. 이 시리즈부터 점점 세계가 보내는

무수한 시각적, 형상적 신호들에 대해서 주목하며, 이제 현실공간에서 사람들이, 사물들이 재현하는

제스처, 모션, 스탭, 흐름에 대해서 주목하고 그 부분들을 게쉬탈트 심리성을 근간으로 잘라내려 한다.

형상 신호에 주목한 사진이다.

 

Quadrants(4분할)

1974년에 시작하여 1975년에 완료한 사진집이다. 조형성이 매우 강화되고, 빛과 그림자의 작용뿐만

아니라 사물의 가장자리, 특히 표면의 에지(edge)에 주목한 사진 시리즈가 이다. 이전의 사진들에 비해

미니멀적이고, 기학학적 형태가 사람보다 우선되는 사진들이다. 그가 했던 “만질 수 없는 빛에서 만질

수 있는 빛으로”라는 말의 뜻은 전체가 아닌 부분의 전체성을 뜻하며, 이제 본격적으로 게쉬탈트 법칙

의 형상과 배경과의 관계를 사물의 구조와 그것들의 가장자리. 특히 인지하기 어려운 부분을 오려내

시지각적으로 형상화하려는 의지를 내 보인다. 사진의 포메이션이 중요한 조형원리로 자리한다.

이제 “구성된 표면(made face)”, 혹은 파편화된 얼굴들이 전면에 나선다.

 

Tropism(굴신, 조건반사)

1987년에 아파추어가 랄프 깁슨의 대표작들을 하나로 묶어서 낸 사진집이다. 이 책에서 그가 추구했던

초현실성과 무의식, 그리고 게쉬탈트와 시지각의 방향성, 형상과 배경 등, 모든 요소들이 책을 통해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려는 의도를 가진 사진집이 이다.

 

언어의 뜻처럼 조건반사적으로 신체의 기관의 굴절을 상징하는데 이 책은 랄프 깁슨이 오랫 동안 천착했던

“world(세계)-face(표면)”의 관계를 “자극(stimuli)-반응(response)”으로 연결해보려는 전략적 의도를

드러낸다. 표면은 반영의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빛과 그림자의 동시적인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사물과 세상 속에는 무수히 발산하고, 건너가고, 방향을 바꾸고, 대화하고, 관계를 맺는 자극-반응,

세계-표면의 구성체, 표현들의 움직임 혹은 움직임의 표면들에 대해서 말하는 사진집이다.

 

 

■ 랄프 깁슨의 사진에서 빠져 나오며..


랄프 깁슨의 사진이 과연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를 묻는다고 했을 때 이렇게 스스로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즉, “사진이 사물이 보내온 신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를 질문하면 그 대답을 “노no”라고 말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랄프 깁슨은 결코 사진은 사물의 신호, 특히 부분의 신호, 파편적인 신호, 연결과 접속의 신호로부터 탈출

할 수 없음을 말하고자 한다. 그래서 “나쁜 사진조차, 서투르게 찍힌 사진조차, 우연히 찍힌 사진조차,

아름다움이 없는 사진조차, 신호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그 신호란 무엇이며, 어떻게 사물 속에, 세상 속에 있다가 어떻게 나타내질 수 있는가를

초현실의 관점에서, 그리고 게쉬탈트적 관점에서 끄집어 내보려 하는 것이다. 그는 “진흙 속에 월풀

(whirlpool)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물을 보는 것, 거기서 무엇을 발견하는 것, 그리하여 주목하는

것, 이끌려 사진을 찍는 것 등등이 바로 어떤 “신호(signs)”라고 생각하며, 바로 이것이 자신의 사진의

출발점으로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 신호에 대한 갈망의 타겟(target)이 사진의 타겟이고, 그 사진의 타겟이 바로 신호를 포착한

이미지의 타겟임을 말하려 했던 것이다.

 

어떻게 당신은 사진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잘 알 수 있는가..?

 

“꿈보다 중요한 것은 해몽이다. 해몽에는 어떤 줄이 되는 실마리가 있다.

나는 그것이 바로 사진적인 뷰(view)라고 생각한다. 잘 볼 수 있으면 해몽도 가능하다.”-랄프 깁슨 -

 

 

☞ 위에서 언급된 내용들이 나와 있는 책
Gilles Mora, [Ralph Gibson: Les Cahiers de la Photographie], ACCP,1988

 

☞ 랄프 깁슨(Ralph Gibson)의 사진들..

 

 

 

 

 

 

 

 

 

 

 

 

 

 

 

 

 

 

 

 

 

 

 

 

 

 

 

 

 

 

 

 

 

Al Green 의 Lead me on

출처 : 산으로, 그리고 또 산으로..
글쓴이 : 휘뚜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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