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끝없는 추락…성장률 신흥국 절반
과도한 연금에 발목 내년 성장률 전망 2.5% 불과 교사시위 격화 "올림픽에만 돈쓰고 교육엔 안써" | |
기사입력 2013.10.09 17:38:40 | 최종수정 2013.10.09 23:4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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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촉망받는 브릭스(BRICs) 국가 중 하나였던 남미의 브라질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높은 세금과 재정을 무시한 연금 지급, 정부의 규제와 기업의 투자 부진 등이 겹치면서 좀처럼 헤어날 구멍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근본적인 구조개혁 없이 이대로 가다간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 후 심각한 경제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일 내놓은 글로벌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브라질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4.0%에서 2.5%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도 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 GDP대비 공공지출 과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7.5%로 성장률이 반짝 상승한 이후 2.7%(2011년)와 0.9%(2012년)의 고꾸라진 성장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질의 성장률은 신흥국 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한다. 내년 예상 성장률 2.5%는 신흥국 평균 성장률 전망치(5.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치다.
IMF는 "최근 헤알화 절하가 대외경쟁력을 높여주긴 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이 실질소득을 낮춰 소비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고,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은 브라질 내부에서 파업과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암울함을 더하고 있다. 9일 브라질 수도 리우데자네이루 도심에는 교사와 시민 등 2만여 명이 나와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정부가 올림픽 준비에만 돈을 쏟아붓고 교육 환경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브라질 금융 부문 노사도 임금 인상률을 놓고 이견이 불거져 전국 은행 중 절반 이상이 파업 중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브라질의 추락하는 경제를 커버스토리로 다루며 리우의 거대 예수상이 추락하는 표지 사진을 실었다. 불과 4년 전인 2009년 11월 이코노미스트가 예수상이 로켓처럼 솟구쳐 오르는 표지 사진을 싣고 브라질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과 정반대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까지만 해도 브라질은 향후 반세기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 신흥국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며 "하지만 이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지 못하는 `닭 날갯짓` 정도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이 이런 지경에 빠진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경제를 멍들게 한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히는 건 연금제도다.
대부분 나라는 연금 수령자가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에게 대략 절반 정도의 연금을 준다. 그것도 배우자가 은퇴 연령이 돼야 한다는 식의 조건이 붙는다. 하지만 브라질은 조건 없이 전액을 지급한다. 유족에게 지급하는 연금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이 GDP의 1%지만 브라질은 3%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한창 일할 나이에 조기 은퇴하는 이도 많다. 브라질의 GDP 대비 공공지출 비중은 38.5%로 경쟁국에 비해 아주 높은 편이다.
◆ 연금 노동 등 구조적인 문제
민간 투자라도 살아나야 하지만 높은 세금과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기업에 투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문제는 정부 규제와 간섭이라는 점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때 브라질 최고 기업으로 추앙받았던 `X그룹(EBX그룹의 별칭)`의 몰락은 브라질의 추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석유 석탄 광산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던 X그룹은 실적 감소와 주가 폭락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이처럼 경기는 좋지 않지만 물가상승률은 5~6%대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 9월 물가상승률은 5.86%를 기록해 전달보다 낮아졌으나 여전히 목표치인 4.5%를 크게 웃돌았다. 물가 상승과 헤알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브라질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네 차례나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9%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추락하자 국제신용평가사들도 브라질에 경고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BBBㆍ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한술 더 떠 향후 2년간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약 33%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무디스도 브라질 신용등급 전망을 `Baa2ㆍ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 농업ㆍ소비산업은 성장 중
비관적인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격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철광석 등 천연자원이 여전히 풍부한 데다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 있는 농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 소비재와 관련된 산업도 고성장 중이다.
결국 정부와 정치권이 연금복지와 노동 등 성장 기반을 갉아먹는 구조를 얼마나 개혁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높은 세금과 재정을 무시한 연금 지급, 정부의 규제와 기업의 투자 부진 등이 겹치면서 좀처럼 헤어날 구멍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근본적인 구조개혁 없이 이대로 가다간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 후 심각한 경제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일 내놓은 글로벌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브라질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4.0%에서 2.5%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도 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 GDP대비 공공지출 과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7.5%로 성장률이 반짝 상승한 이후 2.7%(2011년)와 0.9%(2012년)의 고꾸라진 성장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질의 성장률은 신흥국 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한다. 내년 예상 성장률 2.5%는 신흥국 평균 성장률 전망치(5.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치다.
IMF는 "최근 헤알화 절하가 대외경쟁력을 높여주긴 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이 실질소득을 낮춰 소비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고,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은 브라질 내부에서 파업과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암울함을 더하고 있다. 9일 브라질 수도 리우데자네이루 도심에는 교사와 시민 등 2만여 명이 나와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정부가 올림픽 준비에만 돈을 쏟아붓고 교육 환경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브라질 금융 부문 노사도 임금 인상률을 놓고 이견이 불거져 전국 은행 중 절반 이상이 파업 중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브라질의 추락하는 경제를 커버스토리로 다루며 리우의 거대 예수상이 추락하는 표지 사진을 실었다. 불과 4년 전인 2009년 11월 이코노미스트가 예수상이 로켓처럼 솟구쳐 오르는 표지 사진을 싣고 브라질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과 정반대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까지만 해도 브라질은 향후 반세기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 신흥국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며 "하지만 이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지 못하는 `닭 날갯짓` 정도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이 이런 지경에 빠진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경제를 멍들게 한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히는 건 연금제도다.
대부분 나라는 연금 수령자가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에게 대략 절반 정도의 연금을 준다. 그것도 배우자가 은퇴 연령이 돼야 한다는 식의 조건이 붙는다. 하지만 브라질은 조건 없이 전액을 지급한다. 유족에게 지급하는 연금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이 GDP의 1%지만 브라질은 3%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한창 일할 나이에 조기 은퇴하는 이도 많다. 브라질의 GDP 대비 공공지출 비중은 38.5%로 경쟁국에 비해 아주 높은 편이다.
◆ 연금 노동 등 구조적인 문제
민간 투자라도 살아나야 하지만 높은 세금과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기업에 투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문제는 정부 규제와 간섭이라는 점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때 브라질 최고 기업으로 추앙받았던 `X그룹(EBX그룹의 별칭)`의 몰락은 브라질의 추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석유 석탄 광산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던 X그룹은 실적 감소와 주가 폭락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이처럼 경기는 좋지 않지만 물가상승률은 5~6%대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 9월 물가상승률은 5.86%를 기록해 전달보다 낮아졌으나 여전히 목표치인 4.5%를 크게 웃돌았다. 물가 상승과 헤알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브라질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네 차례나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9%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추락하자 국제신용평가사들도 브라질에 경고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BBBㆍ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한술 더 떠 향후 2년간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약 33%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무디스도 브라질 신용등급 전망을 `Baa2ㆍ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 농업ㆍ소비산업은 성장 중
비관적인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격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철광석 등 천연자원이 여전히 풍부한 데다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 있는 농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 소비재와 관련된 산업도 고성장 중이다.
결국 정부와 정치권이 연금복지와 노동 등 성장 기반을 갉아먹는 구조를 얼마나 개혁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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