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몇가지 중요한 원칙 정했으면 바로 시작해라

길벗 道伴 2013. 10. 11. 14:14

`기업가정신 회생` 주창 빌 슐레이…브랜드팀식스 공동창업자
성공한 500대 스타트업엔 혁신적인 아이디어 없었다 단지 남들보다 조금 앞섰을뿐
"몇가지 중요한 원칙 정했으면 바로 시작해라"
기사입력 2013.10.11 13:49:04

그레이엄 웨스턴(Graham Weston)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ㆍ호스팅 업체인 랙스페이스(Rackspace)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이다. 그가 1998년 대학 친구 2명과 창업한 랙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나 성장했다. 랙스페이스는 최근 6년간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에 다섯 번이나 선정됐다.

웨스턴 회장이 창업에 나선 이유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는 저서에서 "그 누구도 날 직원으로 뽑아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고등학교 때도 팀을 뽑을 때 나는 매번 마지막까지 남거나 아예 뽑히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잠재력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성공을 거머쥐었다.

최근 웨스턴 회장 목표는 미국에 자신과 같은 창업가(Entrepreneur)를 현재보다 두 배로 늘리는 것이다. 그는 이스라엘에 빼앗긴 `창업국가(Start-up nation)`란 타이틀을 토머스 에디슨, 헨리 포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를 배출한 원조 `창업국가`인 미국이 되찾아오길 원한다. 웨스턴 회장은 미국이 잃어버린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되짚어보기 위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이 여행에 동참했던 빌 슐레이(Bill Schley) 브랜드팀식스(BrandTeamSix) 공동 창업자 겸 사장이 그들 여행을 다룬 베스트셀러 `멈출 줄 모르는 사람들(the Unstoppables)`를 최근 선보였다. 다음은 빌 슐레이와 일문일답한 내용이다.

-매출 수십억 달러 규모인 기업 회장과 기업가정신의 의미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웨스턴 회장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웨스턴은 아주 뛰어난 창업가였고 나는 브랜드 컨설턴트였다. 웨스턴이 출퇴근을 하면서 내가 쓴 브랜드 마케팅 베스트셀러를 오디오북으로 듣고 나와 함께 일을 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다. 나는 랙스페이스 브랜드 컨설팅을 맡게 됐고 이를 계기로 그와 친구가 됐다. 우리 둘 다 기업가정신과 미국 미래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이에 대한 책을 써보기로 했다. 우리는 `창업가 중심인 경제(entrepreneur-oriented economy)`를 조성하길 원했다. 이에 대한 답을 찾고자 대학교수들과 MBA 수업, 이 분야 전문가들을 함께 찾아다녔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그들 이론은 서로 달랐고 복잡했다. 결국 우리는 창업국가로 떠오르던 이스라엘 등으로 직접 답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웨스턴 회장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나.

▶`이스라엘 창업가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시 바르디(Yossi Vardi)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한 카페에 갔을 때다. 바르디는 대학도 나오지 않은 자기 아들이 개발한 메신저 프로그램 ICQ를 1998년 AOL에 4억달러를 받고 매각한 인물이다. 그가 카페에서 걸레질을 하던 21세 남자 종업원과 서빙을 하던 22세 여자 종업원을 불렀다. 바르디가 이들에게 "카페에서 일하는 시간 외에 친구들과 함께 창업 중인 회사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 2명 모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웨스턴은 충격을 받았다. 바르디는 "이스라엘에선 뭐든지 나가서 직접 해보도록 장려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에서 배우라는 문화가 있다"며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창업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실패를 개인적 수치, 더 나아가 가문의 수치로 여긴다. 엄청난 압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정반대였다. 이스라엘에선 `문제를 풀기 위해선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실패를 거칠 수밖에 없다`는 믿음 같은 게 있었다.

-당신 말대로 `원조 창업국가`였던 미국에서 기업가 정신이 희미해지게 된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미국에는 전통적이면서 안정적인 직장이 많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사회 규칙을 잘 따르면서 학교에서 적당히 잘하기만 하면 졸업하자마자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었다. 포드 GE 월마트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미국 유수 MBA 프로그램은 졸업하자마자 10만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빚을 학생들에게 안겨준다. 이러다 보니 뛰어난 학생들이 창업에 나서기보다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직장을 찾게 된다.

최근 미국에서 떠오르는 가장 큰 문제가 이런 안정적인 일자리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직장들은 예전만큼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제 창업이야말로 고용을 창출하면서 높은 연봉과 직업 만족도를 안겨줄 수 있는 답이다.

또한 MBA 등 미국 교육은 창업가의 반대 개념인 대기업 중간관리자에 최적화한 사람을 양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들은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일하지만 창업가처럼 위기를 감수해내거나 던져진 문제를 해결해낼 줄은 모른다.

-당신이 생각하는 창업가는 무엇인가.

▶아마르 바이드 스탠퍼드대 교수가 빠르게 성장하는 500대 스타트업들을 조사했더니 공통점이 발견됐다. 그들은 새로운 기술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없었고, 친구나 가족을 통해 얻은 1만달러로 창업에 나섰으며, 경영 계획도 따로 없었다. 그리고 해당 분야 전문가도 아니었고 비전도 없었다. 그러나 기회에 대한 적응력이 무척 빨랐다. 사람들은 창업가 하면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떠올린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성공한 스타트업은 급진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기보다 경쟁사보다 제품과 서비스 공급에 있어 조금 더 앞서 나갔을 뿐이었다. 랙스페이스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웨스턴을 포함해 대학생이던 공동 창업자 세 명은 컴퓨터 컨설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한 고객이 서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당시 3명은 데이터센터가 뭔지도 몰랐다. 대신 계속 실험을 거듭하면서 고객에게 이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기억하라. 당신이 바삐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그것이 비즈니스가 된다. 또 이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기회가 생긴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약간 도약을 이뤄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눈에 보이게 된다. 랙스페이스도 이처럼 약간의 도약을 통해 시가총액 70억달러인 회사로 성장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성장을 멈추고 사라지기도 한다. 랙스페이스처럼 대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웨스턴이 이 질문을 받았다면 "고객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고객이 원하는 것을 다 줘라"고 답했을 것이다. 그는 "사업의 성공은 고객의 성공을 뜻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고객의 성공을 원한다면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다해줘라"고 충고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고객의 성공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이를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충족시켜줘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멈추게 되면 결국 회사도 혁신을 멈추게 된다.

기업가정신의 감정적인 역학 구조인 `가속화 능력(accelerated proficiency)` 또한 중요하다. 몇 가지 중요 원칙만 정한 뒤 바로 창업에 나서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선 이런 말이 있다. 에어컨이 나오는 교실에 앉아 있어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는 말이다. 팀을 만들고 창업에 바로 뛰어들어야 그곳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

전시에는 비행사들에게 6개월 교육시간 대신 3개월이나 그보다 짧은 교육으로 비행이 가능토록 가속화한다. 이때 비행사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이륙과 비행, 착륙 단 3가지뿐이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것을 배운 다음 바로 창업에 뛰어들어 그 과정에서 중요한 원칙들을 하나하나씩 찾아나가는 편이 더 낫다.

▶ 美특수부대 `네이비실` 과 창업자가 유사하다는데…
둘 다 팀워크로 미래 두려움 극복


네이비실은 극도로 위험하고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곤 한다. 그들은 감정적으로 아주 가까운 팀원들과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다. 그들이 작전에서 성공하는 이유는 아주 빠르게 적응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앞으로 닥칠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두려워한다. 그러나 두려움이 그들을 멈추게 하지 않는다. 두려움이 오히려 그들에게 힘의 원천이 된다. 우리는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고 창업가가 되지 못하는 이유가 두려움이란 걸 깨달았다. 우리는 네이비실이 어떻게 두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하는지 궁금했다. 네이비실은 두려움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고 두려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파악한 뒤 이를 받아들였다. 그들에게 외워야 하는 복잡한 규칙이란 없다. 대신 매우 중요한 원칙은 몇 가지 있었다. 이 원칙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네이비실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팀 동료가 무척 중요한 역할을 했다. 창업가들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팀을 이뤘을 때 두려움을 극복하고 사업을 진전시킬 수 있다.

■ Who he is…

빌 슐레이는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브랜드팀식스 공동 창업자 겸 사장이다. 그가 2010년 선보인 베스트셀러 `자니가 브랜드를 할 수 없는 이유(Why Johnny Can`t Brand)`는 컨설팅업체 부즈&컴퍼니 경영전문지인 `스트래티지&비즈니스(Strategy&Business)`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마케팅 서적 5권(Top 5 Marketing Books of the Year)`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가 지난 5월 그레이엄 웨스턴 랙스페이스 회장과 기업가정신에 대해 펴낸 책 `the Unstoppables`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차윤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