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표준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필자 : 김창룡 KSA 한국표준협회 회장 / 월간[CEO&] 2013.10 호
진시황이나 시저가 천하를 통일하자마자 가장 먼저 화폐와 도량형을 통일하고 수레바퀴와 도로의 규격을 정비한 것은 백성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함과 동시에 국가를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오늘날 표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언젠가 중국 선양(瀋陽)을 방문했을 때, 청나라 시대 궁궐의 돌담 벽돌 하나하나에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매우 신기해한 적이 있다.
이미 400여 년 전에 오늘날의 제조자 실명제와 같은 제도를 시행해 자기가 만든 제품에 대한 품질을 책임지게 하고 벽돌의 크기와 모양을 똑같이 표준화한 것이다.
조선 시대 말 일본 신사유람단의 기행문에는 “일본의 집들은 창문이 사각형 격자로 되어 크기와 모양이 똑같아서 부서지거나 고장이 나도 언제든지 새것으로 갈아 끼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편리한 것 같다”는 글이 자주 나온다.
조선 시대, 전국에서 올라오는 상소문의 종이 크기가 지방마다 달라서 임금에게 보고하거나 보관할 때 매우 불편했다는 기록도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성공하고 대량생산 체제가 가능하던 것도 생산 기계는 물론 볼트나 나사 등 부품의 표준이 하나로 통일되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표준’에 관한 이야기다.
표준이란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한 기준을 말한다.
상소문 크기만 달라도 불편하다는데, 만약 우리가 매일같이 쓰는 A4 인쇄 용지가 표준화되지 않았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오늘날 세계 각국의 선진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반영하기 위해 숨 막히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은 표준을 선점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달려 있는 ‘표준 전쟁의 시대’라 할 수 있다.
표준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최근 삼성과 애플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지식재산권 싸움의 이면에도 바로 ‘표준’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에 비해 표준화를 비교적 늦게 시작했지만, 오늘날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이 아직 멀기만 하다. 창조 경제 시대에 우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영의 툴로서 ‘표준’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우리나라가 하루빨리 치열한 글로벌 표준 전쟁에서 승리해 표준 강국으로 우뚝 서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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