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물리적 분리를 통한 감정의 공유, 쌍쌍 디자인.
필자 : 권민준 / Trend Insight 2013.10 호
사랑은 나누고, 우정은 더하고 ~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쌍쌍바’는 1979년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제품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다른 아이스크림들보다 더 맛있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은 이 질문의 답이 ‘No’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사랑은 나누고, 우정은 더하고~”라는 쌍쌍바의 문구에서 그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일반 아이스크림 한 개 정도의 크기에 막대기가 하나 더 달려있고, 두 개로 나누었을 때 다른 아이스크림들보다 크기는 작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하나가 될 수 있는 쌍쌍바. 사람들에게 이것은 1인용이 아닌 2인용 아이스크림이다.
사람들은 이 아이스크림을 보면 당연히 누군가와 함께 먹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쌍쌍바는 아이스크림의 맛이라는 단순한 속성이 아니라 ‘함께 한다’는 소비자의 새로운 심리를 자극함으로써 경쟁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군가와 함께하기를 좋아한다.
누군가와 무엇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특별한 사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위의 쌍쌍바의 경우도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를 공략한 것이다.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를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는다’로 바꾼 것이다.
일반적인 하나의 제품이 두 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디자인. 둘 이상이 나눠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인.
이것이 바로 ‘쌍쌍’ 디자인이다.
쌍쌍 디자인은 단순하게 ’1+1=2′가 아니다.
쌍쌍 디자인은 제품의 물리적 나눔을 통해 두 명의 사람이 정서의 공유가 가능하도록 하는 디자인이다.
위의 그림처럼 하나의 제품이 물리적으로 분리됨과 동시에 이것을 하나씩 나눠 갖는 사람들은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이것은 커플을 넘어서 무엇인가를 함께 나눠서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의 니즈를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재조명받고 있는 디자인 컨셉이다.
두 개로 나뉘지만, 각각 하나하나가 완전한 제품이 될 수 있고,
그 두 개가 함께 이용되었을 경우 기능 외적인 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
이는 두 개가 함께 사용될 경우 단순히 기능성이 두 배가 되는 ‘기능+기능’의 개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togetherness’라는 심리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분명히 쌍쌍 디자인은 새로운 개념의 디자인은 아니다.
우리는 쌍쌍 디자인을 보았을 때 크게 신기하거나 어색한 느낌을 받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것이 기존의 커플들을 위한 디자인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미 커플 디자인 중에는 두 개가 함께 있을 때 하나의 모양으로 완성되는 디자인 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것은 주로 타겟이 커플이며 보통 반지와 열쇠고리, 휴대폰 케이스 등 패션 아이템에 적용되는 디자인이었던 것에 반해,
쌍쌍 디자인은 커플을 넘어서 타겟층이 더욱 다양해졌으며 활용분야 또한 더 넓어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을 케어하는 쌍쌍 디자인
“Share happiness”, Coca-Cola Sharing Can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콜라를 마시며 행복을 나눈다.
언제나 코카콜라가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메시지다.
이 큰 메시지를 기본으로 늘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는 코카콜라는 최근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바로 하나의 콜라 캔이 두 개로 나뉘는 것. 양손으로 콜라 캔을 잡은 후 돌리면 이것이 두 개로 분리된다.
분리된 캔들은 그것 자체로 온전한 하나의 콜라 제품이 된다.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콜라를 함께 나눠 마셔라’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코카콜라가 이것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마도 감정을 공유하라는 것일 것이다.
콜라 한 개를 나누어서 두 개를 만들지만 이러한 물리적 분리가 소비자들의 정서 공유로 이어지도록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디자인을 통해서 사람들은 하나의 콜라를 함께 마시고 싶을 때, 따로 컵을 찾지 않아도 되고 하나의 캔으로 입을 대지 않고 불편하게 마실 필요도 없다.
쌍쌍 디자인으로 볼 수 있는 ‘Coca-Cola Sharing Can’은 ‘행복을 나눈다’는 코카콜라의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함께 해야만 완전한 컵, Tea For Two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마시는 차는 맛이 다른 것 같다.
아무래도 차의 맛은 같지만, 그 순간이 행복하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부터 소개할 ‘Tea For Two’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서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즐겁게 만들어 주는 쌍쌍 디자인 제품이다.
두 개가 한 세트인 이 컵은 두 개를 붙여서 같이 놓으면 하나의 완전한 컵처럼 보인다.
게다가 각각의 컵은 손잡이까지 부착되어 있어 하나의 컵으로써 그 기능을 다 하는 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것은 두 개가 분리되는 순간 불완전한 디자인으로 느껴진다.
그렇기에 함께 차를 마시는 사람과 이것이 서로 완전한 모양이 되도록 분리와 결합을 반복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일반 컵보다 훨씬 서로 함께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물리적 분리와 결합이 감정의 공유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쌍쌍 디자인의 컵이다.
왜 쌍쌍 디자인에 주목해야 하는가?
기업들은 이제 제품 및 서비스만을 판매하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 사이에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언제나 그 이상을 제공해야만 한다.
이러한 까닭에 기업은 ‘new something’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부분 기업은 그들이 소비자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인식시킨다.
위에서 언급된 코카콜라는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서 자사의 콜라를 통해 소비자들이 행복을 나누는 경험을 한다고 메시지를 던진다.
쌍쌍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브랜드가 감정을 공유하는 데 있어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인식시키기에 매력적인 디자인이다.
쌍쌍 디자인을 활용한 두 가지 전략.
1. 자사만의 특별한 쌍쌍 디자인으로 브랜딩하라.
코카콜라 쉐어링 캔처럼 본래 하나의 제품이 반으로 나뉘도록 디자인해 본다면 어떨까?
여기서 반으로 나눈다는 것은 분리되는 모양이 여러 가지임을 의미함과 동시에 나누는 과정도 많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각형 모양의 제품을 정확히 사각형 두 개로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사다리꼴 등의 다양한 모양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하나의 제품을 반으로 나누는 방법이 돌리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쌍쌍바처럼 막대를 잡고 나누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모양으로 나뉨과 동시에 나누는 과정 또한 즐거울 수 있다. 재미있는 디자인의 제품을 나누어 서로 하나씩 쓰는 것 자체만으로도 소비자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만, 나누는 과정 자체도 즐겁다는 것이 쌍쌍 디자인이 갖는 큰 장점이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기업들이 자사의 브랜드 가치가 향상될 수 있는 새롭고 특별한 쌍쌍 디자인을 디자인한다면 효과적으로 브랜딩할 수 있다.
2. 쌍쌍 디자인 제품을 활용하여 특정 이벤트를 진행하라.
소비자에게 좋은 경험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카페이다.
맛있는 차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분위기와 서비스 등 그 이상을 원한다.
이러한 가운데 특정 카페에서 Tea for Two와 같은 컵을 활용한다면 어떠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한 커플이 들어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을 때 커피가 이 컵에 담겨서 나온다면?
분명히 커플들은 이전에 보지 못한 디자인에 신기해하고 자신들을 위한 이 서비스에 만족할 것이다.
이것은 이 카페에 대한 좋은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처럼 쌍쌍 디자인을 활용하여 특정 시기 혹은 특정인들을 위한 이벤트 형식의 마케팅을 펼친다면 좋은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이것은 반드시 카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다양한 분야에서 그에 맞는 쌍쌍 디자인 제품을 이용하여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아래에 제시된 Ying Yang Couples Bath는 기존의 욕조가 반으로 나누어져 있는 디자인이기는 하지만 사용자들이 나누는 과정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 아티클이 제시하고 있는 쌍쌍 디자인의 개념에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큰 그림으로 봤을 때 쌍쌍 디자인의 의미와 유사한 점이 많고 쌍쌍 디자인이 될 가능성이 많은 디자인인데,
이러한 욕조를 호텔과 펜션 등에서 활용하여 커플과 가족 등을 위한 특정 마케팅에 활용한다면 일반 욕조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분명 쌍쌍 디자인은 새로 나온 디자인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새로운 디자인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이 말은 물리적 분리가 감정 공유로 이어진다는 쌍쌍 디자인의 원리를 이용하여 각 기업이 자사만의 브랜딩을 시도하고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효과적인 쌍쌍 디자인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쌍쌍 디자인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고민은 낭비가 아니라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전략 수립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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