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진짜 브레인스토밍, 해보셨습니까?

길벗 道伴 2013. 7. 28. 19:04

 진짜 브레인스토밍, 해보셨습니까?

창의적 결과 도출하려면 참석자들 분야 전부 다르고
문제로부터 잠시 떨어지는 `배양기` 단계 반드시 필요

 

1940년대 미국 광고계에서 종사하던 알렉스 오스본이 기발한 아이디어의 창출을 위해 고안해 낸 회의방식이

 바로 그 유명한 `브레인스토밍`이다.

 회의에 참여한 구성원들이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쏟아내게끔 권장하고 이를 위해 비판이나 평가를 최소화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과 조직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사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회의를 실제로 시도해 보신 분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 효과가 대단했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그다지 많지 않다.

다시 말하자면 브레인스토밍을 해봐도 별다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브레인스토밍 이전과 이후에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사람들이 간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본질과 그 아이디어가 생산되는 과정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한다.

대부분의 창의적 아이디어는 유추라는 과정을 통해서 발생한다.

예를 들면 원자의 구조에 대해 전혀 알 방법이 없던 초기시절, 태양계의 구조와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발상이 이를 해결했다.

당연히 노벨상을 받을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바로 여기에 주목해야 할 측면이 있다.

태양계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그 당시에도 10대 중반만 되면 다 아는 사실이었다.

이른바 신지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원자와 태양계가 전혀 다른 분야에 속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둘을 연결시킬 생각 자체를 안했던 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사람들은 그 문제가 포함된 영역에서만 해결방법을 찾으려 한다.

다른 영역에 있는 쉽고 상식적인 지식을 적용하는 건 시도조차도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면 다른 분야에 있는 상식들과 쉬운 지식들을 두루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데 회의실에는 같은 분야에 있는 종사자들과 같은 문제를 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뿐이다.

 따라서 창의적인 것을 위한 회의 전에는 참석자들이 최대한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최대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들어와야 한다.

어떤 난제에 대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에는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이 있다.

바로 고착으로부터의 탈피다.

 다시 말해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그런데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나오는 아이디어들이 여전히 발상의 전환과는 거리가 먼 것이 많다.

 이건 또 왜 그럴까.

통찰이 발생해 발상의 전환이 일어나는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어서다.

통찰이 필요한 대부분의 문제들은 그것으로부터 공간적으로 또 시간적으로 잠시 떨어져 보는 시간인 배양기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발견이나 발명 뒤에는 대부분 이러한 배양기가 있었다.

따라서 브레인스토밍 자체는 무죄다.

하지만 브레인스토밍이 제 힘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해주는 여건의 조성이 중요하다.

회의 전에는 최대한 참가자들이 다른 경험을 하도록 해주어야 하고 이들이 같은 시간과 장소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버려야 한다.

물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해 젊고 새로운 인력을 보충할 필요가 있을 때도 있다.

때로는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아보는 것도 한 방편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당면한 문제가 속해 있는 분야의 전문지식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나온 아이디어가 획기적이라도 나중에 실행단계가 되면 현실성이 지극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은 현재 조직 내의 경험이 많고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현재의 사람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들로 하여금 회의 장소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는 어딘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수밖에 없다.

 브레인스토밍은 그 후에야 제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