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창업 1년 뽕 맞은 것처럼 일했죠…일주일 100시간씩"

길벗 道伴 2013. 10. 21. 08:43

"창업 1년 뽕 맞은 것처럼 일했죠…일주일 100시간씩"
VCNC, 두 차례 실패 끝에 커플 위한 폐쇄형 SNS `비트윈` 대박
박재욱 대표 "실패 기억할 겨를 없어 `무조건 잘 만들어야겠다` 생각만"
기사입력 2013.10.16 09:18:15 | 최종수정 2013.10.17 08:30:05

"창업 1년은 소위 `뽕` 맞은 것처럼 일했어요. 일주일에 100시간씩. 이걸 반드시 성공시켜야겠다는 동기하나로…"

16일 서울 역삼동 소재 VCNC(Value Creator & Company) 사무실에서 만난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박재욱(29) 대표는 이렇게 창업 당시를 떠올렸다. 지금은 직원 20여명을 책임지고 있는 어엿한 벤처기업 대표로 이름을 알렸지만 창업 초기에는 7평 남짓한 허름한 사무실에서 패기하나로 도전하는 꿈 많은 청년이었다.

"창업을 처음 시작한 2010년 9월, 적금 5000만원을 깨서 7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5명의 친구들과 창업을 시작했어요. 밤새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 개발에 매달렸죠. 처음엔 쉽지 않았어요. 명색이 대표인데 친구이자 직원인 동료들에게 한 달 50만원도 못 쥐어 주는 달이 허다했죠"

배고프고 힘든 시절이었다. 그러나 뜻을 같이하는 친구이자 동료들이 있었고 무엇인가 해보자 하는 열정이 넘쳤다. 경제적 어려움 보다는 무조건 제품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목표가 하나로 뭉치게 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우리 모두에게 이만한 동기부여가 없었죠. 동 트기 전 새벽에 건물 입구에 내려진 셔터(shutters)를 올리고 퇴근하는 날이 다반사였고 때론 사무실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어요. 일은 고됐지만 목표를 향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우린 즐거웠어요"

이렇게 쉴 틈 없이 달려오다 VCNC의 첫 결실이 나왔다. 박 대표는 "제품을 시장에 처음 선보일 때가 가장 설레지만 한편으론 두려움도 교차한다"고 말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 갤러리`. 300여개 채널로부터 받은 따끈따끈한 뉴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유료 어플리케이션으로 창업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반응은 좋았다. 뉴스 유료 어플리케이션 순위에서 10위권 내에 들 정도로 사용자들의 반응은 좋았지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어 나온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어동요` 어플리케이션도 빛을 못 봤다.

"창업 초기 2개의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지만 모두 실패했어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시장 반응은 냉담했죠"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제대로 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보자는 당초의 목표는 더 분명해졌다. 시장에 대해 철저히 분석했다. 그리고 다시 회사 창업의 비전을 정립했다. 그리고 세 번째 도전. 커플들의 필수 어플리케이션인 오늘의 `비트윈(Between)`이 2011년 11월 22일 탄생했다. 비트윈은 폐쇄형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표방한 어플리케이션으로 타깃은 `커플`이다. 커플만큼 밀도 높고 사생활 보호에 민감한 층이 없고 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어플리케이션이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데서 착안했다.

◆ "모바일 세상에서 감성적 메시지를 전달해 보자"

"비트윈은 회사의 비전(Vision)을 다시 정립하는 것에서 시작됐어요. 저희는 아이템이 먼저 정해져서 창업을 한 게 아니라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과 팀이 있어서 창업을 한 경우였기 때문에 어떤 비전을 가진 기업을 만들지 그 방향성이 뚜렷하진 않았었죠. 그래서 시범 사업(뉴스 갤러리, 영어동요)을 진행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회사가 나아가야 할지 찾기로 했었죠"

비트윈이 나오기 6개월 전인 2011년 5월 제주도 2박 3일 워크숍에서 지인(D포털 창업자)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공유했다. 가장 핵심은 회사가 나아가야 할 명확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기간 동안 많은 논의를 거쳐 `모바일 세상에서 감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사람들의 실질적인 관계성을 증진시킨다`는 비전을 정립했어요. 세상에 있는 여러 사람을 얼기설기 엮는 SNS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가진 `실제 관계성`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담고 싶었죠"

이러한 비전에서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트렌드를 이끌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고 너무 개방적으로 열려 있는 SNS에 지쳐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를 들면 페이스북에서 할머니가 자신을 친구로 추가하고 트위터에서는 상사가 나를 Follow(팔로우)하고, 택배 기사가 카카오톡 친구 추천에 뜨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 즉, 개방적인 SNS에서의 소셜 스트레스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에서 폐쇄형 SNS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때문인지 2011년 들어서는 미국에서 폐쇄적인 형태의 모바일 서비스가 인기를 많이 끌었다. `Path(패스)`같은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주목을 받았고 그룹 메시징 서비스인 Groupme(그룹미: 스마트폰 그룹 채팅 서비스)는 Skype(스카이프)에 인수됐고 Beluga(벨루가: 그룹 메시징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는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저희는 이러한 트렌드의 극단은 어디일까에 대해 고민해 봤어요. 그러다 보니 `그런 니즈가 가장 큰 집단은 커플이 아닐까`라는 결론에 이렀죠. 그리고 시장에 대한 분석을 해보니 커플을 타깃팅하고 있는 제대로 된 모바일 서비스가 없는 만큼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다들 모바일 서비스 개발을 몇 년째 하며 한 번쯤은 `여자 친구를 위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저희가 향해 갈 비전에 대한 첫 스텝으로 `커플 시장`을 공략해 보기로 했죠"

목표를 정한 후에는 2011년 6월부터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7월 20일에 클로즈 알파테스트를 시작으로 3번의 알파 버전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10월 25일에 클로즈 베타 버전을 시작해 두 번의 버전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비트윈을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흠~ 이런 기능들이 있군`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모바일 메신저+사진 공유+게시물 공유 기능을 한꺼번에 갖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밤을 지새웠죠. 커플들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하고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실패를 해봤기에 완벽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싶었다.

"비트윈을 런칭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에게 피드백을 듣고 내부적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기획하기 위해 두 개의 스타트업 경진대회에도 참가 했어요. 10월 5일에 있었던 스타트업 포럼, 10월 29일에 있었던 청년 기업가 대회였죠. 정말 운 좋게도 모든 대회에서 모두 2위를 차지했고 여러 전문가들의 조언에 힘입어 서비스를 더욱 개선할 수 있었어요"

비트윈은 별다른 마케팅 없이 커플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국내 앱스토어 SNS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사용자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커플들이 하루에 무려 3000만건 이상의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고 30만개 가까운 사진을 주고받고 있다. 현재는 유저 5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박 대표는 어플리케이션 개발보다는 회사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인재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어플리케이션 개발자에서 사업가로의 안목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미혼 커플이 몇 명인 줄 아세요? 500만명 이상이죠.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데이트를 하는데 평균 7만원을 쓰죠. 이런 커플이 일본엔 1200만명, 미국엔 3500만명, 그리고 중국엔 1억1000만명이 있죠. 이런 점을 비트윈과 연계해 특정일(생일, 발렌타인데이 등)에 소셜커머스 제공 등으로 캐시플로우(Cash Flow)를 창출해낼 수 있어요. 그래서 우선 사용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죠. 우선 액티브(실제 사용자) 유저가 많아야 트래픽(접속)이 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기업들이 마케팅 활동을 벌일 수 있으니까요. 주변 기업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죠"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청년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을 하고 회사를 경영해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정말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좋은 팀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죠. 회사에서 최고의 복지는 끝내주는 동료들과 일하는 것이에요.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동기부여를 만들어 준다고 굳게 믿어요."

◇ He is…

박재욱 VCNC 대표는 1985년 서울 출생으로 보성고를 졸업하고 IT쪽에 흥미가 많아 서울대 전기공학부에 입학했다. 기업을 운영하기 위한 준비로 복수전공으로 경영학을 택했으며 대학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 창업 후 1년이 조금 넘어 소프트 뱅크로부터 1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냈다. 올해는 벤처캐피탈 4곳으로부터 추가로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VCNC는 증시 상장도 장기 목표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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