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What 버리고 Why로 소통하라.

길벗 道伴 2013. 5. 4. 21:35
최근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화두 중 하나를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소통`일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적인 면에서의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은 어떨까. 결국은 설득의 논리로 대변되는 수많은 이론과 정의들이 존재하지만 그 어떤 것도 이미 대중이 알고 있는 수준의 정리 혹은 재생산에 머무는 느낌이어서 늘 지루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처럼 지루하기 쉬운 광고적 차원의 소통을 명쾌하게 정의한 강의가 있다.

 

바로 `Start With Why(`왜`에서 시작하는 통찰)`를 주제로 한 영국의 작가 사이먼 시넥의 TED 강연이다.

`Start With Why`라는 한 줄의 메시지는 최근 광고 관련 메시지 중 가장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넥은 강연에서 이 같은 메시지와 통찰력을 가장 잘 활용한 기업으로 애플을 들었다.
시넥에 따르면 애플은 `우리는 훌륭한 컴퓨터를 만들었습니다.

디자인도 아름답고 사용도 편리해 사용자 중심에 맞춘 컴퓨터입니다.

 한 대 사실래요?`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실제 애플 메시지의 패턴은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의 가치를 믿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은 현실에 도전하기 위함입니다.

현실에 도전한다는 것은 컴퓨터를 아름답게 만들고, 사용자가 편리하도록 사용자 중심에 맞춰서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이 멋진 컴퓨터를 한 대 사시겠습니까?`라고 한다는 것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같지만 순서에서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시넥은 이 차이를 `골든 서클(Golden Circle)`이라는 이론을 통해 설명했다.

대부분의 브랜드 혹은 기업은 소비자에게 `무엇`을 만들었는지(What)만 설명하고,

 어떤 제품인가(How)에 매달려 제품 자랑에 바쁘지만, 실제 소비자는 왜 만들었느냐(Why)를 보고 구매한다는 것이다.

결국 골든 서클의 핵심은 원 정중앙에 있는 왜(Why)다.

이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진정한 소통의 핵심요소다.

 그저 얘기만 한다고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Why 메시지`가 있어야 광고의 목적인 설득에 도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도 What 메시지와 Why 메시지의 차이를 보여준 광고ㆍ마케팅 사례가 있었다.

2년 전 대한민국 이동통신의 큰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온 LTE가 등장하면서 나온 `LTE 광고대전`이 그것이다.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가입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선 LTE를 두고, 광고전쟁은 여전히 뜨겁다.
그런데 LTE라는 기술을 자세히 한번 뜯어보면, 소비자들의 인식과 공급자의 인식이 다름을 알 수 있다.

물론 대한민국의 LTE 기술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이 투입됐다. 공급자적 생각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3G에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지내다가, 월등히 빠른 속도를 기반으로 동영상과 향상된 음성 품질까지 갖춘 4G LTE가 등장하자 `당연하게` 여기며 느닷없이 나타난 이 기술을 그저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공급자는 이런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효과적일까?

초반에는 `What 메시지`가 득세했다.

 지난 2년간 통신 3사는 자사의 LTE 기술이 어떤지를 자랑하는 광고를 하며 주도권 싸움에 매진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LTE 광고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만 가입자 수에서 `꼴찌`인 LG유플러스가 "LTE 하나로 다 되는 세상, 당신에게 가장 좋은 LTE를 쓰세요"라는 광고를 내보낸 것이 시초였다.

기술과 서비스가 좋다(What)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서비스에서 최고를 추구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선택해야 한다(Why)는 식으로 메시지 전달 방식을 바꾼 것이다.

시넥의 이론과 일맥상통하는 비슷한 광고마케팅 방식이 하나 있다.

 바로 `감성마케팅`이다. 감성마케팅은 굳이 제품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박카스는 4800만 우리의 피로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담아내는 캠페인을 이어 오고 있다.

피로에 좋은 타우린이 얼마나 들었는지, 타우린이 어디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등의 `What`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4800만의 피로에 대한 응원을 위해 박카스가 존재한다는 이유(Why)를 말한다.

그렇게 소비자들은 오랜 세월 친숙한 박카스가 말하는 `Why`에 귀기울이고 있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라는 부제로 시작하는 대한항공 광고는 늘 보던 스튜어디스의 차분한 미소와 기내서비스 그리고 하늘을 가르는 747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안 할 자유`라는 카피를 적은 포토북 속에 `미치도록 가고 싶은 몰디브` 안에 있는 나의 가족의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는 바다, 하늘, 신이 난 아이들, 사랑하는 남편을 실컷 바라보다가 그대로 잠들어 버린다고 말하는 아내의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바라만 보는 게 일상이다.

 가족의 여행 속에 담긴 나의 이야기만 할 뿐, 국내 최대 항공사에 대한 자랑 같은 건 전혀 없다.

봄을 기다린 모든 이에게 봄을 알려주는 아지랑이 대신에 쏟아지는 기분 좋은 봄비를 보여주는 쏘나타 광고는, 차가운 자동차의 시동을 끄고 바로 내리는 모든 운전자에게 잠깐의 호흡을 준다.

 30초만 늦게 내리라며 선루프의 새로운 발견을 얘기한다.

마지막에 브랜드 위에 올려 놓은 카피는 `자동차에 감성을 더하다`이다.

시원하게 달리는 주행성능을 강조하고자 하는 장면도 없고,

연비에 대한 자랑도 없다.

어떤 `What`도 없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차가운 자동차가 왜 당신에게 필요한지 `Why`만을 남겨 놓은 채 후속편 기대치를 올려놓았다.

혹여라도 지문이 묻지 않을까 조심조심 꺼내, 정성스레 촉촉한 거즈 수건으로 살짝 닦아주고, 손끝의 온 신경을 모아 파르르 얹어 듣던 LP판이 다시금 붐을 일으키고 있다.

돌아온 가왕 조용필도 신보를 LP로 발매한다고 들었다.

연일 매스컴에서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아날로그로의 회귀에 대한 문화와 사회적 현상을 말하고 있다.

 흙을 밟기 힘들어지고, 별자리를 보며 딸아이와 얘기할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디지털이 오감을 지배하고, 디지털이 빼곡히 채우는 생활 위에 서 있는 소비자들,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지금은, 따뜻한 가슴도 느끼고 사람의 향기도 맡을 수 있는 아날로그가 디지털의 미래인 것이다.



언젠가 또 다른 트렌드가 또 새로이 지평을 이루겠지만 최소한 지금부터의 광고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 마음은 What이 아니라 Why에 있다. `What을 멈추면 비로소 Why가 보이는, 그렇게 그렇게 소비자 마음을 얻어 가는 것이 지금부터의 광고일 것이다.

[전철구 엘베스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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